화학의 눈으로 보면 녹색지구가 펼쳐진다 - 지구환경의 미래를 묻는 우리를 위한 화학 수업 내 멋대로 읽고 십대 7
원정현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만나는 화학물질들을 살펴보며 우리를 둘러싼 화학물질들이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물질 순환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지구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소를 따라가다 보면 인류가 그동안 듣지 않았던 

지구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소개글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된다.

 

화장실에 '물티슈는 절대로 변기에 버리지 마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있는 까닭은

물티슈가 재생섬유인 레이온과 폴리에스터 등을 넣어 만든 합성섬유이기 때문이다.

물티슈는 플라스틱 성분이라 잘 찢어지지 않고 일반 화장지와 달리 물에 녹지 않아서

하수구로 흘러가면 기름 성분들과 결합해 팻버그(fat-berg)라는 단단한 기름 덩어리를 형성하여

하수구를 막아버린다. 운 좋게 하수구를 막지 않고 바다로 흘러들어가면 미세 플라스틱이 되어

바다를 오염시킨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물티슈를 변기에 버릴 수 없을 것인데,

물티슈가 바다의 괴물이 될 수 있음을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담배 필터도 마찬가지이다. 전자 담배는 플라스틱 카트리지가 눈에 보이기 때문에

플라스틱이 전자 담배의 주요 성분이라는 것을 쉽게 알지만 궐련형 담배의 필터가

셀룰로오스아세테이트라는 합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잘 모른다.

담배 필터 하나에 플라스틱 섬유가 1만 2000개 정도 들어있는데, 분해되려면 1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거리 여기 저기에서 발견되는 담배꽁초를 보면 간접 흡연의 피해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니 심히 염려된다. 흡연이 개인의 선택일지라도 타인에게 피해를

가하지 않기 위해 흡연 장소를 지키고, 환경을 위해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해보인다. 책임 없는 자유는 방종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지구 전체 표면의 14%에 해당하는 영구동토층이 녹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총량의 2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저장된

엄청난 탄소 저장고가 녹으면 지구온난화는 걷잡을 수 없다.

영구동토층에 묻혀 있던 고대의 바이러스가 깨어날 것이고, 지반이 순식간에 꺼지면서

물이 고이는 열카르스트 호수가 생기면 호수 아래쪽 영구동토가 더 빨리 녹게되어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이니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지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아주 중요한 장소이다.

인류가 대기 중으로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25% 이상이 바다로 녹아드는데

바다에 녹아든 이산화탄소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광합성에 의해 식물성 플랑크톤의 몸에

유기화합물로 고정되거나, 석회암과 같은 퇴적암에 저장된다.

실제로 지구 탄소의 99% 이상은 해양지각과 대륙지각에 들어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토양 산성화 문제 또한 심각한 상태이다. 

플러스 전하를 띤 금속 이온과 마이너스 전하를 띤 토양 콜로이드 사이의 인력으로 인해

토양 속으로 물이 흘러들어 가도 금속 양이온들은 토양 속에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외부에서 별도의 양이온이 들어오면 토양 콜로이드에 붙었던 금속 양이온이

떨어져나가게 되어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토양 속 알루미늄 이온의 유출은 심각한 문제이다. 토양의 pH가 5 이하로 내려가면

수산화알루미늄이 산성비 속 황산과 반응해 황산알루미늄이 되고, 황산알루미늄은 물에 녹아

알루미늄과 황산 이온으로 분리된다. 알루미늄 이온은 칼슘과 경쟁하여 식물의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데

칼슘은 식물의 세포벽을 튼튼히 하고 세포분열을 촉진하며 단백질 합성에 도움을 주는 등 

많은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따라서 식물의 생장이 잘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산성비에 족은 알루미늄이 하천과 호수, 습지로 유입되면 수중 생태계가 교란되고

수중 생물 다양성 또한 파괴한다. 

화석 연료의 사용으로 대기가 오염되고 대기의 오염은 토양 오염으로 이어지고, 토양 오염은

다시 수질 오염을 낳는다. 지구 시스템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가 무너지면

다른 것들도 무너질 수 밖에 없다. 


혈액순환이 잘 되야 우리 몸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처럼 지구 시스템에서도

물질 순환은 지구에 생물체가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질 순환고리의 회복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꼭 필요하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너무나 절박하게 느껴졌다.

인공 화학물질들이 가져온 편리함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화학 없이 살 수 없다.

철과 시멘트는 인류에게 안전한 주거와 각종 생활용품을 제공해주었고,

살충제와 비료는 식량 생산량을 증진시켰고, 합성세제의 발명은 빨래나 설거지를 쉽게 만들었고,

플라스틱은 각종 생활용품을 값싸게 공급받게 만들었다. 

플라스틱의 발명으로 인해 거북의 껍질과 코끼리의 상아를 이용한 사치품과 공예품들이

플라스틱으로 대체되면서 거북이나 코끼리를 멸종에서 구하기도 했다.

화학으로 둘러싸인 현 시대에서 화학물질들이 준 유용함까지 폐기할 수는 없다.

따라서 화학물질을 생산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물질을 해결해야만 하는데

그러려면 생태학의 법칙을 따라야만 한다. 생명의 순환고리인 원이 닫힐 때만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한 생태학자 배리 커머너의 말을 되새기며, 지구 시스템의 물질 순환을

회복할 방법을 고민해야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