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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에서 걸려온 전화 - 노벨상 수상자 24명의 과학적 통찰과 인생의 지혜
스테파노 산드로네 지음, 최경은 옮김 / 서울경제신문사 / 2022년 11월
평점 :
린다우 노벨상 수상자 회의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을 만나 과학과 인생에 대해
인터뷰를 한 결과물로 탄생한 책이다. 과학계의 스타들과 유망한 젊은 과학자들
사이의 진솔한 대화를 정리하여 미래 세대 과학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줄 뿐만 아니라
과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도 값진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책이다.
화학은 쉽고 인간답게 사는 게 더 어렵다는 로알드 호프만 교수가
주기율표에서 고른 원소가 생화학적 특성도 없는 규소인 이유가 재미있었다.
규소는 탄소와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면서도 완전 다른데,
규소는 생물학적 진화가 아니라 IT와 같은 문화적 진화에 기여한다니는 표현이 재미있었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과학에만 지나치게 몰두하지는 말라는 조언은 새겨들을만했다.
과학에 마음이 이끌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절제하지 않으면 과학에 매몰될 수 있단다.
인문학과 예술, 외국어 강의를 최대한 많이 들어두면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물질적인 부보다 미래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먹고살 만큼의 돈은 벌 수 있으므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자연은 과학의 분야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모든 과학분야는 서로 이어져 있는 연속체인데,
최초의 대학을 설립할 당시 편의를 위해서 나눈 인위적인 분류일 뿐이다.
그리고 과학은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매우 단순하다.
분석하고 측정하고 적절한 통제를 실시하다 보면 우연히 흥미로운 결과를 얻게 된다.
잔디를 깍아 받은 용돈을 모아 현미경을 구입하고자 했는데,
어머니가 자꾸 돈을 빌리고 갚지 않자 너무 화가 나서 경찰서로 달려간
랜디 셰크먼 교수님의 이야기는 정말 신기하였다.
부모님이 내 돈을 훔쳐 가서 현미경을 살 수가 없다고 경찰관을 찾아가 울었다니
노벨수상자다운 에피소드였다. 노벨상 수상자들 대분분이 어릴 때부터
지식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 자기가 어떤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지 잘 알고 있었다니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른 것 같다.
과학자들의 호기심과 창의성, 협력과 경쟁, 인류애 등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