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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처럼 - 진화생물학으로 밝혀내는 늙지 않음의 과학
스티븐 어스태드 지음, 김성훈 옮김 / 윌북 / 2022년 11월
평점 :
진화생물학을 기반으로 노화 연구를 해온 세계적 석학인 저자가 들려주는
장수 동물들의 항노화 라이프스타일이 너무나 흥미진진했다.
세상에 이렇게나 다양한 생물들이 있었구나 새삼 깨달으며
건강하게 오래 사는 동물들에 대해 알게 되어서 재미있었다.
춥고 먹이도 찾기 힘든 겨울이 없는 열대우림에서 장수하는 성체 곤충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야생에서 곤충이 성체가 된 후 1년 넘게 사는 것은 드물다.
곤충은 정교한 비행 장치는 진화했지만 성충이 되고난 후에 손상된 날개를 고치거나
교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날개가 손상받으면 비행에 문제가 생겨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기 쉬워 장수하지 못하고 대부분 기껏해야
몇 주에서 몇 달 정도 사는 것이 고작인 것이다.
체온을 유지하는데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줄은 알았지만,
내온성 동물인 인간이 사람 크기의 악어보다 매년 25배나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할
정도인지는 몰라서 놀라웠다. 공룡이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를 뼈속의 나이테로
알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일부 동물은 성체가 되어서도 성장을 이어가는데,
계절에 따른 온도와 먹이 사정의 변화가 뼈 성장 속도에 영향을 미쳐
나무처럼 뼈에도 나이테가 생긴다니 신기했다.
야생에서 가장 장수한 참새는 적어도 19년 하고 9개월을 살아남았다니
가장 오래 살아남은 야생의 집쥐보다 20배나 더 살았다니 놀라우면서
주변의 동물들의 수명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함을 깨달았다.
바닷새는 대부분 장수하는데 알바트로스가 야생 조류 중 가장 오래 사는 종으로
추측되고 있단다. 옛날 뱃사람이 알바트로스를 죽이면 재수가 없다고 여겨
벌로 시체를 자기 목에 두르고 다녔는데 여기서 원치 않는 부담을 의미하는
'dead albatross' 라는 관용구가 생겼다고 한다.
큰 나비로 착각할 정도로 작은 6g밖에 안 되는 브란트박쥐가 40여년을 살아낸다는 것은
힘, 기민성,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종목의 운동 선수가 최고의 운동 능력을 40년 유지하는
것이라는 비유를 들으니 얼마나 대단한 능력자인지가 이해가 쏙 되었다.
다른 포유류와 비교할 때 동일한 미토콘드리아 에너지 생산량에 비해 만들어지는 유리기가
적고, 단백질 잘못 접힘 관리도 더 잘 하고, 각종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면역계의 비밀을
알게 되면 수명 연장을 할 수 있을까 기대가 되었다.
생쥐에게 유효성이 검증된 화학적 발암물질을 투여해도 종양이 전혀 발생되지 않는
벌거숭이두더지쥐에 대한 연구 또한 기대되었다.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암 저항성에
히알루론산이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니 연구가 성공적이어서
인간도 암에 대한 저항력을 응용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