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의 계절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고요한숨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66. 일본소설/천둥의 계절/쓰네카와 고타로. 20210218-19. p377 [몽실 독서마라톤 기록: 5,123m]

: <야시>를 읽고 푹 빠져버린 쓰네카와 고타로의 작품들이 고요한숨 출판사에서 하나하나 개정판으로 출간되고 있다.

그리고 몽실서평단으로 올라와준 덕분에 읽어보게 된 천둥의 계절.

지도에도 없는 기억 속의 땅 '온'에는 봄여름가을겨울 외에 또 하나의 계절, 신의 계절이 있다. (p9)

봄과 겨울 사이에 찾아오는, 많은 괴이한 재앙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도처에서 일어나는 천둥계절.

3년 전 천둥계절에 누나를 잃고 바람의 정령 바람와이와이에게 씐 겐야. 누나의 행방을 찾던 중 자신이 '바깥'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어떤 사건에 휘말려 누명을 쓰게 된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온'을 떠나

'바깥'으로 가는 것 뿐. 결국 겐야는 바람와이와이의 힘을 빌려 어렴풋이 기억에 남은 바깥세계로 향한다.

한 편, '바깥'세계에 살고 있는 아카네는 9살부터 새엄마에게 괴롭힘 당하며 시달림 끝에 결국 14살 나이로 가출을

하게 되고 그런 아카네에게 수상한 남자가 다가오는데..

<야시>와 동일한 설정을 공유한다고 해서 혹시나 내용이 이어질까? 기대를 했지만 아쉽게도 내용이 이어지진 않는다.

다만 <야시>처럼 쉽게 들어갈 수도 없는, 그리고 한 번 들어가게 되면 쉽게 빠져 나올 수도 없는 미지의 세계, 이계가 있다는 설정만이 같달까. 겐야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그리고 아카네, 나기히사, 도바의 이야기와 교차 전개되는 책.

역시나 이번에도 가독성과 흡입력이 좋았던. 쓰네카와 고타로의 작품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끝을 보게 하는 것 같다.

항상 신박한 상상력과 묘사로 생각지도 못한, 기이한 세계관을 보여주기에 이번에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아무 정보 없이 읽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스포가 될까봐 자세하게는 언급을 못 하지만.....

천둥계절의 진실을 알게 되는 순간의 충격과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질 때의 재미가 쏠쏠했던. 이런 전개 좋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숨겨진 세계 '온'에서 자란 겐야가 바람와이와이에 씌이면서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출신지를

알게 되고 왜 자신이 '온'에 오게 됐는지, 자신의 가족들은 어떻게 됐는지 숨겨져있던 기억을 되찾게 되는..

한 소년의 성장 소설스럽기도 했던 책. 거기다 생각지도 못 한 결투씬(?)도 들어있어 새로운 재미를 더해줬다.

지금까지 쓰네카와 고타로의 작품을 <야시>, <멸망의 정원>, <가을의 감옥>, 그리고 <천둥의 계절>까지

네 권을 읽어봤는데 전부 취향을 저격당해 만족스러웠던. 다음에 만날 저자의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

+) 개인적 취향으로는

야시 > 멸망의 정원 > 천둥의 계절 > 가을의 감옥 순으로 재밌게 읽었다 히힛

야시도 개정판으로 내주시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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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일기 - 세상 끝 서점을 비추는 365가지 그림자
숀 비텔 지음, 김마림 옮김 / 여름언덕 / 2021년 1월
평점 :
품절



65. 영미에세이,회고록/서점 일기/숀 비텔. 20210215-18. p444 [몽실 독서마라톤 기록: 4,746m]

: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서관과 서점이 배경인 책을 궁금해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있을 수 있긴 하지만ㅋㅋㅋㅋ 일단 나에게는 제목부터 표지까지 뭔가 흥미를 자극했던 책이다.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 위치한, 크고 작은 서점과 서점 주인들의 공동체로 이루어진 '북타운' 위그타운에 자리한,

책장 길이가 약 2킬로미터에 10만 권 이상 도서를 보유 중인, '세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멋진 서점' 3위로 뽑힌

중고 서점 '더 북숍'. 2001년에 이 서점을 인수한 저자 숀 비텔이 2014년 2월부터 1년간 서점에서 일하며

황당한 일을 겪을 때마다 적은 메모들을 엮어 만든 게 바로 이 책이다.

며칠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작성한 일기는 그 날의 온라인 주문 권수, 찾은 책 권수부터 시작해서

그 날의 오프라인 매출과 책을 사건 손님 명수까지 기록이 되어있기에 서점을 드나들며 한 번쯤 궁금했었던,

과연 서점에는 하루에 손님이 몇 명쯤 오고 얼마쯤 팔릴까? 를 엿볼 수 있었던. 적은 날은 정말 생각보다도 더 적었고

서점 매출이 학교 방학 기간마다 기복이 심하다는 걸 알게되고 서점 운영이 정말 녹록치 않구나, 라는 생각과

도서관도 방학만 되면 이용자 수가 확 늘어났는데, 요런 점은 비슷하구나 싶기도 했다.

일기를 읽으며 서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엿볼 수 있었다. 고인 유품 중 책을 정리하러 가기도 하고 (<이별의 수법>이 떠올랐다) 중고서점이기에 희귀한 고서도 다루고 서적상들과 거래도 하고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 떠올랐다).

요즘 작은 동네 서점들에선 연회비를 내면 매달 랜덤으로 책을 받아볼 수 있는 맞춤형 큐레이팅을 해주던데

더북숍 역시 '랜덤북 클럽'을 운영하고 있고 이 덕분에 출판업계의 불황기를 겨우 헤쳐올 수 있었다는 글을 읽었다.

사실 랜덤으로 받게 되면 내 취향과는 다른 책을 만날 확률이 꽤 높기에 한 두번 겪어보고 이건 나랑 맞지 않는구나..

싶어서 더는 신청을 안 했었는데 흠, 동네 책방을 응원하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할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서적상은 책을 잘 모른다. 그들이 업계지에 올린 찾고 있는 책의 정보를 보면 대충 그 수준이 보인다.

보즈웰의 <쇠퇴와 타락>을 찾는다는 광고나 T.S. 엘리엇의 <플로스 강변의 물방앗간>을 구한다는 광고

둘 중 어느 하나는 반드시 볼 수 있을 정도다. - 조지 오웰, <서점의 추억들>

오웰이 살던 시대에는 서적상이 저자와 책이 제목을 헷갈렸다면 요즘에는 손님들이 그렇다.

손님이 올더스 헉슬리의 <1984>가 있는지 물어본 적도 한두 번이 아니고,

헬렌 필딩의 <톰 존스>를 찾았다는 얘기도 들어봤다. - 숀 비텔, <서점 일기> (p341)

항상 한 달을 시작하며 조지 오웰의 글을 발췌하고 그 아래에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는데 그걸 읽는 재미도 쏠쏠했던 책.

주인장도 특이하지만 직원과 알바생은 더더욱 특이했다. 특히 규칙이고 뭐고 자기 하고싶은 대로만 행동하는 니키는

정말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는 특이한 인물상을 보여줘서 처음엔 아이고 사장님 힘드시겠다, 싶었지만 점점

니키의 매력에 빠져 나중에는 니키의 매력(?)때문에 사장님과 니키가 티키타카 하는 모습을 보는 게 재밌었던.

중고책들을 보며 불쏘시개로 쓰기 딱 좋겠다며 모닥불 언제 피우냐는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는 손님, 책을 떨어뜨려

한 귀퉁이가 찌그러지게 해놓고선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가버리는 손님 등 여러 진상들이 방문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빨강머리 덩치(니키의 표현에 따르면ㅋㅋ)는 기죽지 않는다.

싸게 붙인 책값을 비싸다며 안 사가자 그 손님이 다시 올 거라 예상하고 가격을 올려버리기도 하고

페이스북에 이러한 내용을 박제해버리기도 하고 킨들을 산탄총으로 쏴버려 산산조각 내고 그걸 전시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는 내용에 대단하다 싶기도 했고(ㅋㅋ)

엄마 생일 선물을 사고 싶다며 4파운드를 가져와 책을 골라달라고 한 5살 남자아이 이야기를 읽으며

이런 소소한 일 덕분에 그래도 중고 서점을 운영할 힘이 나는게 아닐까 했다.

다 읽고 나니 최근 읽은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서 읽었던 서점 관련 문장이 생각나 발췌해본다.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박봉인 서점에서 일할 리가 없고, 제정신이 박힌 주인이라면 서점을 운영할 리가 없죠.

별로 남는 장사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일을 하는 이유는 분명 책과 책 읽는 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일 거예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p28)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고요해 보이던 서점의 이면을 엿볼 수 있었던, 위그타운의 더북숍을 직접 가보긴 힘들테지만

더북숍과 우리 주변의 작은 동네 책방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던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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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김민현 지음 / 스윙테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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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한국소설/경계인/김민현. 20210213-14. p604 [몽실 독서마라톤 기록: 3,586m]

:

"저기요, 저는 제 휴대폰을 다른 사람들이 보든 말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제가 알고 싶은 것은 제가 죽은 이유라고요." (p12)

"기억은 없지만 이건 범죄입니다. 전 살해당했어요!" (p14)

퇴근 후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다 빨간 불에 걸려 멈춰 선 기억이 마지막인, 정신을 차려보니 처음 보는 샤워장 안이고

자신의 몸은 토막살인 당한 채 투명한 비닐봉지 세 개에 나눠 담겨있는 채로..... 귀신이 되어버린 주현.

주현을 데리러 왔다는 저승사자 우진에게 이대로는 못 간다 살인범을 찾게 해달라 부탁해

일주일의 시간을 벌게 되고 감시자이자 조력자인 '경계인' 흡혈귀 성민과 함께 살인범을 찾기로 한다.

과연 주현은 기간 내에 살인범을 찾고 저승으로 무사히 떠날 수 있을까?

카카오페이지와 CJ ENM이 주최한 '제3회 추미스 소설 공모전' 금상 수상작이자

카카오페이지 웹툰화가 결정된 작품이라는 말에 이건 무조건! 읽어보고 싶다! 라며 신청하게 된 미스터리 판타지!

6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지만 설정도 내용도 신박하고 흥미진진해서 푹 빠져 읽을 수 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슝슝 읽어 완독하니 소설을 안 읽는 남편마저 아니 그 책이 그렇게 재밌냐며 궁금해할 정도였던!

"저승 사람들은 이승 일이 간섭하지 못해. 반대로 이승 사람들은 저승 일이 간섭하지 못하지.

저승 사람도 아니고 이승 사람도 아닌 그 중간쯤에 있는 자라고 생각하면 된다네. 우리는 경계인이라고 부르지." (p37)

경계인의 정체가 흡혈귀라니! 첫 시작부터 저승사자가 등장하더니 흡혈귀, 그리고 몽마까지 등장해

한국 토종(ㅋㅋ)이 아닌 서양에서 온 귀신까지 등장하는 퓨전에다가, 생전 자산이 노잣돈이 되고

죽는 순간 저승 소속이기에 이승에 가려면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며 비자에도 종류가 여러가지가 있다는 것,

생전 해당 기업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저승에 와서 만든 상품이기에 이승과 동일한 기술과 퀄리티로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p146) 이승 브랜드의 이름을 거꾸로 붙인 저승브랜드 섬상전자, 수다삼, 심맥커피, SG편의점 등

다양하고 참신한, 신박한 설정과 디테일한 묘사가 가득해서 어쩜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작가님 설정장인이시네!! 라며 읽는 내내 감탄하며 정말 재밌게 읽었더랬다.

거기다 12월 19일부터 12월 25일까지 일주일간의 시간동안 왜, 누가 주현을 죽였는지를

흡혈귀 성민과 성민의 운전기사 강인, 성민의 지인이자 프리랜서 기자 윤진과 함께

주현의 죽음과 얽혀있던 모든 사건들을 풀어가는 재미도 쏠쏠했던 책.

추미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미스터리 판타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무조건 추천!

요게 금상이라니 대상작은 도대체 뭐였을까 궁금해진다.

거기다 끝마무리까지 완벽했던 책. 후속작이 나와주면 너무나 고맙겠지만 그건 어렵겠지?

최소한 웹툰에서라도 에피소드로 몇 편 더 보여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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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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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일본소설/유리고코로/누마타 마호카루. 20210212. p332 [몽실 독서마라톤 기록: 2,982m]

: 최고의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소설에 수여하는 제14회 오야부 하루히코 대상 수상작!

거기다 영화화도 되고 만화판으로도 출간되었기에 궁금한 마음에 몽실서평단 신청방에 신청을 했고

완소몽매님께서 정말 서평단을 열어주셔서~~ 몽실서평단으로 만나보게 된 미스터리 스릴러 유리고코로.

약혼녀 지에가 부모님께 소개한 지 두 달도 안 되어 갑작스럽게 실종되고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가 말기 췌장암 판정을, 설상가상으로 어머니마저 교통사고로 급사하고 만다.

홀로 남은 아버지를 모셔야 하지만 2년 전에 시작한 애견카페 때문에 같이 살긴 어려워 시간 날 때마다 들리는 료헤이.

평소처럼 아버지를 뵈러 갔지만 부재중이셔서 집을 돌아보던 중 살짝 열려있던 아버지의 옷장 속에서

정체모를 낡은 핸드백과 그 속에 어머니 이름이 적힌 쪽지와 검은 머리카락을 발견하고 오랫동안 완전히 잊고 있었던,

20년도 더 된 옛 기억을, '어머니'가 '어머니'가 아닌 것 같다는 위화감을 느꼈던 일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저처럼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는 사람은 뇌 구조가 보통사람과 다르겠죠. (p21) 라 시작되는 노트를 발견하는데..

과연 노트의 주인은 누구일까? 누군가가 쓴 소설이 아닌 정말 살인 고백일까? 왜 갑자기 약혼녀가 실종된걸까?

정말로 주인공이 어릴 적 어머니가 바꼈던 걸까? 아님 그냥 주인공의 착각이었을까?

라는 궁금증을 안고 초반부터 푹 빠져 읽었던 책. 소설의 주인공 료헤이와 노트의 화자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되기에

더 흥미진진했고 노트의 화자 이야기는 폰트가 다르게 설정되어서 더 흡입력과 가독성이 좋았더랬다.

그냥 미스터리 스릴러일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인간의 내면과 어두운 심리묘사에 초점을 두는, 보기 싫지만 끝까지

단숨에 보게 되는 미스터리라는 '이야미스(싫다, 라는 일본어 '이야다'와 미스터리의 합성어.)'장르였던. 원래 이야미스 장르는

다 읽고나서 찜찜할 때가 있어서 썩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딱히 그런 느낌이 없어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일단 무슨 뜻일지 제일 궁금했던 유리고코로는 실제로는 없는 말로 '노트 속 나(=A)'가 어릴 적,

"A에게는 '마음의 유리도코로(안식처)'가 없다" 라고 의사가 말한 걸 잘못 알아듣고

'누군가의 죽음이 주는 감촉, 모든 것이 고요해지는 느낌'을 유리고코로라며.. 자신만의 언어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유리고코로가 없었기에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고,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느낄 수 없어서

자신이 유일하게 느낄 수 있었던 살인을 했던 노트 속 '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씁쓸하면서도 안타까웠던.

'나'의 심리를, 마음을 좀 더 빨리 파악해서 옆에서 잘 지도해주는 이가 있었더라면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 책을 읽고 다음에 바로 읽었던 <경계인>의 주인공과 노트 속 나의 삶이 비교, 대조가 됐달까..

영화는 좀 어두울 것 같지만.. 만화판은 어떻게 표현됐을지 궁금해서 언젠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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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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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영미소설/끌림/세라 워터스. 20210208-11. p544. [몽실 독서마라톤 기록: 2,650m]

: 영화 '아가씨' 원작 <핑거스미스> 저자 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이자 두 번째 작품.

계속 되는 반전이 휘몰아쳤던 스릴러 장르의 <핑거스미스>와 꽤나 선정적이지만 한 소녀의 성장소설처럼

느껴졌던 <티핑 더 벨벳>에 이어 끌림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하며 읽어보게 되었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설상가상으로 연인도 잃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상류층 숙녀 마거릿 프라이어.

우울증을 달래기 위해 아버지 지인의 제안으로 밀뱅크 여자 교도소의 죄수들을 방문하는 자선 활동을 하기로 한다.

그 곳에서 여러 죄수들을 만나 이야기 하던 중 무언가 다른 이들과는 달라보이는 죄수를 보게 되고

그 죄수가 꽤 유명한 영매 셀리나 도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영혼을 불러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그저 불신했던 마거릿은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일들을 경험하며 셀리나의 말을 반신반의하게 되고

점점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셀리나에게 끌리게 되는데..

1874년 9월 말부터 1875년 1월 중순까지의 마거릿의 일기와

1873년 8월 초, 그리고 다시 1872년 9월 초부터 1873년 8월 초까지의 셀리나의 일기가 번갈아 진행되는 소설.

마거릿의 일기를 읽으며 마거릿이 왜 우울증에 시달렸는지, 어떻게 셀리나에게 빠져드는지를 볼 수 있었고

셀리나의 일기를 읽으며 셀리나가 과거에 어떻게 영매로서 살아왔고 어쩌다 감옥에 갇히게 됐는지 파악할 수 있었던.

역시나 이번에도 심장이 콩닥콩닥하는 불안함을 선사해주다가 결국에 또 뒷통수 때리는 반전이 등장했던 작품.

그래도 <핑거스미스>에 비해서는 약한 반전인 것 같다. 어렴풋이 의심하며 느낄 수 있었달까?

물론....... 초반부터 셀리나의 일기에서 등장하는 '피터'의 정체가 영 미심쩍었기에,

이거 가스라이팅 아냐 뭐야? 얘가 원흉아냐? 얘 진짜 그냥 영혼이야? 악령아니야? 아니 영혼은 맞아? 라며

찜찜한 느낌을 가졌기에 제대로 빡! 의심을 하긴 어려웠달까아....

특히 이번 소설에선 빅토리아 시대에 여자들이 어떤 대접을 받고 어떤 억압을 받았는지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고

역시 여성의 지위가 높아진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구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부유한 상류층에 속해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남동생처럼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도 못 하고

여성스럽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동생처럼 사랑받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억압당하는 마거릿의 모습이

참 안타까웠던. 어머니는 마거릿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마거릿에게 약을 먹이고

가둬두는 것 같았달까.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마거릿이 얼마나 더 외롭고 충격적이었을지를 느낄 수 있었더랬다.

그렇기에 감옥에 갇혀있지만 영혼들과 자유롭게 소통한다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셀리나에게 더 끌린 게 아니었을까.

항상 어마어마한 벽돌책이지만 가독성과 흡입력이 좋아 금방 읽을 수 있었던 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

3부작 다 배경은 빅토리아 시대지만 각 소설의 느낌이 달라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요 작품도 영화화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해진다.

<핑거스미스>도 이렇게 개역판으로, 같이 뒀을때 어울릴 표지로 출간되길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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