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딸들 1 - 양장본
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 지음, 이선희 옮김 / 홍익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이를 먹어가면서 엄마를 그냥 나와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묶인 엄마가 아니라 여자로 보게 되고 동지로 느끼게 됩니다. 머리론 엄마에게도 엄마 아버지가 있었고 기저귀 찼던 갓난쟁이 시절이 있었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눈에 넣어도 안 아플것 같은 재롱의 극치를 보이며 자라던 시절이 있었으리란 걸 짐작은 하지만 가끔 그런 생각과 느낌이라고 미루어 짐작하는 것들은 정말 머리로 생각하고 머리로 느끼는 거지 가슴이 쿵하고 떨어지면서 찾아오는 진짜배기 깨달음은 아닙니다. 그래서 느닷없이 찾아드는 엄마와 나와의 평등한 느낌은 참 귀합니다.

그런 귀함이 세상의 모든 딸들을 읽으므로 해서 배가 됨을 경험했습니다. 전 이 책을 꽤 오래전에 읽었습니다. 첨 읽었던 순간 다 읽고 책을 덮었던 순간의 느낌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왜냐구요? 글쎄요. 그건 제가 아마 세상 딸들 중의  한 사람이기 때문일 겁니다. 인간의 윤회를 믿는 사람으로서 그 옛날 여자들의 삶을 보면서 그 일들이 감히 나와는 전혀 상관없이 존재했던 것들이란 생각이 들지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내가 까마득한 옛날에 그 모습으로 살았던 여자이거나 여자들이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달라지고 애저녁에 토끼 방아 찧던 달나라에 가서 달토끼가 달나라에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했던 세상이긴 하지만 여전히 여자들은 애를 낳고 키우고 세상을 삽니다. 여전히 여자들은 애를 낳으며 죽어가기도 합니다. 우리들이 엉덩이 보일 정도의 대담함을 지닌 핫미니, 핫팬츠를 입고 잘 나가는 스포츠카를 남정네들과 같이 몰며 세상을 내달려도 한순간 암것도 달라진 것은 없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무에 그리 달라졌습니까 !  여전히 세상의 모든 딸들은 사랑으로 집을 짓고 사랑하는 남자와 아이와 그들이 부대껴야하는 세상을 품어야하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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