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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줍는 아이들 1
로자문드 필처 지음, 구자명 옮김 / 김영사 / 1992년 4월
평점 :
절판
세상이 어수선한 걸 보면서 내가 얼른얼른 많이 살아서 호호 할머니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단순히 늙는 것 만으론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가끔은 내가 내 몫의 시간을 잘 견디어낸 지혜로운 노인이었으면 싶습니다.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잘 삭혀 미래의 시간들에는 평온함만이 남아 있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그렇게 잘 살면 페넬로페와 더불어 진한 차 한잔을 마실 자격이 있는 거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목마다 사연이 있고 기구절창한 인생을 얘기하면서도 로자문드는 참 편하게 풀어갑니다. 그래서 비슷한 무게의 딴 작가가 쓴 작품들보다 좋습니다. 로자문드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시드니 폴락의 영화를 볼 때의 감정이 기분좋게 겹쳐집니다. 마주하고 싶지 않는 감정이나 일들이 아리까리한 백일몽을 꾸는 것처럼 지나가 버리는 듯 합니다. 남의 일처럼 무덤덤한게 아니라 내 일이지만 그저 내가 그닥 힘들이지 않고 견디어내는 무엇이 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