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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 양장본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현실에서 누구든 이런 일을 맞닥뜨리면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고개를 두리번거리겠죠..거기다 공주병이나 왕자병의 조짐을 하나둘 내보이고 있는 사람이면..분명 자기를 향해 연정을 품은 자의 소행으로 여길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이 재미있는게 아닌가 합니다.책속에 밑줄 그어진 문장들도 ..글 속에 묻혀 있든..따로 나와 단문으로 존재하든 아름답고 깊이 있다 느꼈습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생각났죠..누가 읽어도 자기를 향한 말 같이 여겨질거고..독서라는 행위 자체가 혼자하는 은밀한 것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밑줄 긋는 남자를 찾기 위한 모험과(?) 그 와중에 비쳐지는 프랑스의 생활도 재미있습니다. 어떤 남자를 찾기 위한 무모한 행위에 기꺼이 동참해준 클로드와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건 아주 당연해 보였습니다. 남녀란 시간을 같이 보내면 정들게 마련이거든요..^^동성끼리라면 우정이 되겠죠. 진행되는 일이 미처 생각도 못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모양을 내는 건..한 치 앞도 모르고 인생을 사는 우리 인간들의 아이러니한 행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