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 빨간지구 - 기후변화와 인류세, 지구시스템에 관한 통합적 논의
조천호 지음 / 동아시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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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띄엄띄엄 접했던 기후변화에 대한 내용이 총망라, 총정리되어 있는 듯. 지구인으로서 이 책의 내용 정도는 알고 관심을 기울여보자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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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 생존자와 유가족이 증언하는 10·29 이태원 참사
10·29 이태원참사 작가기록단 지음 / 창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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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있으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사람이 어떻게 길을 걷다가 죽을 수 있지? 어떻게 선 채로 숨이 멎을 수 있지? 당시에도 이 책을 읽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 일이다. 1년 전 그 무렵 나는 관련 기사들을 보며 하루하루 분노가 차오르는 기분이 들었고 국가권력들의 작태를 보며 분노를 넘어 냉소하게 되었다. 소시오패스 같은 저런 인간들이 국가권력을 가지고 있는 한 나아질 것이 없겠구나. 그러는 사이 10.29라는 숫자는 내 기억에서 차츰 희미해졌고 1주기가 다가오자 다시 떠올랐다.

사람의 감정과 정서가 반응하는 속도는 저마다 다르다. 나는 그 반응이 대체로 빠른 편인데 사회적 재난 앞에서는 느리다. 가슴보다 머리가 먼저 작동한다. 세월호 참사를 통해 내가 그렇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납득이 안 되다 보니 도대체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지? 왜라는 질문과 분석과 잘못을 먼저 따져보게 된다. 그러면서 분노부터 일어나고 사건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고 슬픔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였다. 분노가 먼저였고 이 책을 읽음으로써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고 슬픔을 느꼈다. 그렇다고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이 각각 순서대로 드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감정이 섞인 가운데 좀더 지배적인 감정이 그랬다는 것이다.

사회적 재난 앞에 분노가 먼저 생기는 것은 말 그대로 그것이 ‘사회적’ 재난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일어나지 말아야 했을 사건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태원 참사의 원인은 분명하다. 공무원과 경찰이 해마다 하던 일을 그 해에는 하지 않아서였다. 행정권력과 공권력의 태만이라는 원인이 분명한데도 그 원인을 일으킨 자들은 어느 누구도 처벌되지 않았다. 그날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있었든 그들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이 그자들에 의해 사라져 갔는데 아무도 죄를 짓지 않았다니. 생존자와 유가족, 이를 지켜본 시민들이 치유되고 회복되고 우리 사회에 희망을 느낄 수 있을까?

사회적 재난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은 개인의 몫으로는 불가능하다. 사회의 몫이 받침 되어야 한다. 사회구성원들이 ‘사건’에서 ‘사람’으로 시선과 마음을 옮겨야 슬픔이 가능하고 함께 슬퍼하는 것에서 치유가 시작된다. 이 책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을 보여준다. 자신이 겪은 사건이 자신의 본질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생존자, 사랑하는 대상을 잃은 유가족과 친구들, 그들이 말하는 참사의 희생자, 현장을 목격한 이웃과 그곳에서 살아가던 이웃. 그리고 이들 곁에 있던 사람들. 사건은 멀리서도 알 수 있지만 사람은 가까이서 보아야 알 수 있다. 이 책이 참사 피해자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고통에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 쉽지 않다. 용기가 필요하다. 슬퍼하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살아갈수록 ‘용기’라는 단어가 새삼스럽다. 어린 시절에나 어울리는 긍정의 단어 같은데 어른이 되어갈수록 더욱 필요해지는 단어 같다. 용기 내는 것이 점점 어려워져서이다. 쉬워서도 아니고 잘해서도 아니라 용기를 내어서 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 내게 이 책을 읽는 일도 그러했다. 책 한 권 읽는 것이 뭐가 대수일까 싶지만 사회적 재난 피해자의 목소리가 담긴 책이라면 대수롭다. 타인의 고통에 다가서는 것은 두렵고 조심스럽고 무거운 일이다. 그래도 그것이 윤리적인 행동임을 알기에 작은 용기라도 내어 책을 읽었다. 그랬더니 책 속에 담긴 큰 용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이 용기 내어 들려준 목소리가 묻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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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 앤 올
카미유 드 안젤리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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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강렬해 원작을 읽었다. 식인이라는 주제는 상징성이 커서 해석 불가한 영역 같다. 원작에는 결핍과 욕망, 사랑과 처벌 등 이 모든 상징이 다 담겨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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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 원자에서 인간까지
김상욱 지음 / 바다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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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이라니. 너무나도 근사한 제목이다. 문학에서 가져온 과학자의 발상이 신선하다. 제목에 반해 읽기로 선택했다면 과장일까? ‘원자에서 인간까지’라는 부제도 호기심을 일으켰다. 물리학은 인간을 어떻게 설명할까라는 호기심. 이 책을 통해 전에 몰랐던 관점으로 인간을 이해해보자.

물리학의 관점에서 인간을 설명하기 위한 출발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된 질문으로 거슬러 간다. “만물의 근원은 무엇인가?” 먼저 답을 한 것이 세상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 에피쿠로스 학파의 원자론이었고 이는 현대 물리학의 관점과 유사하다고 한다. 여기에 원자들의 개별 특성과 결합방식을 설명해주는 양자역학이 20세기에 발명되면서 만물의 근원이 원자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히게 되었다. 빅뱅이 일어난 순간에 생긴 기본 입자들이 최초의 원자를 생성했고 대부분이 수소였으며 두 번째가 헬륨이었다. 이들이 핵융합을 일으켜 별이 생겼으므로 별을 이루는 대부분의 원자도 수소이다. 지구는 각각 30%인 철과 산소, 각각 15%인 규소와 마그네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기율표에 원자는 118번까지 존재한다. 92번까지가 빅뱅이나 초신성 폭발 같은 자연 현상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나머지는 인공 핵 합성 기술로 만든 것이다. 이들 원자들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고 배열해 분자를 이루고 분자가 모여 물질이 된다.

인간의 몸도 물질이다. 수소, 탄소, 질소, 산소가 몸 질량의 거의 전부를 차지한다. 물리학자는 우주로부터 원자의 생성을 찾아 원자로 이루어진 인간에 이르렀다. 태양에 있는 수소와 인간의 몸에 있는 수소는 같은 것이다. 지구를 이루는 원자, 지구에 사는 인간을 이루는 원자, 인간이 만든 물질을 이루는 원자는 모두 원자로서 같다. 그렇다면 만물의 근원이 원자이므로 만물이 다 같다고 할 수 있을까? 무생물도 생물도 원자라는 근원은 같지만 둘의 차이는 엄청나다. 생물 중에서도 식물과 동물, 동물과 인간의 차이는 크다. 원자로서는 같지만 원자에서 분자, 분자에서 세포, 세포에서 인간으로 층위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성질이 창발하므로 원자나 분자를 안다고 해서 인간을 안다고 하기 어렵다. 그래서 물리학자는 생명을 탐구했다.

현재까지 우주에서 생명이 존재하는 곳은 지구뿐이라고 알고 있다. 원자의 차원에서 보면 만물은 거의 다 무생물 즉, 죽어 있는 상태이다. 수많은 은하들 중에 우리은하, 우리은하의 수많은 별들 중에 태양, 태양계의 행성 중 지구는 지극히 미미하다. 미미한 지구에서도 원자들은 생물보다 무생물을 더 많이 이루고 있다. 그러니 우주의 차원에서 지구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은 예외적이고 경이로운 일이다. 지구의 생명체는 태양이라는 에너지원이 있어 존재할 수 있다. 생명을 정의하기란 어려운 문제이지만 유지와 복제의 특성이 있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광합성이나 호흡은 원자들 사이의 화학 반응이고, 복제의 모든 작업을 제어하는 단백질과 유전 물질인 DNA도 원자로 되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생명은 원자로 만들어진 화학 기계다.”라고 말한다. 빅뱅에서 원자가 생기고 원자의 결합으로 별이 생기고 별을 에너지원으로 해서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하게 되었으니 결국 인간은 빅뱅으로부터 탄생했다.

빅뱅에서 탄생한 인간은 진화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가 되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여타의 생명체와 명백히 다르고 특별하다. 특별하다는 것은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특성이 있다는 뜻이지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뜻은 아니다. 원자로 만들어진 화학 기계라는 점에서 모든 생명은 동일하다. 호모 사피엔스의 가장 큰 특성은 언어 사용이다. 언제부터 언어를 사용했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10만 년 전 집단의 크기가 커졌을 무렵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언어를 사용하던 호모 사피엔스의 뇌가 진화하면서 5만 년 전 ‘인지 혁명’이 일어나 오늘날 인간의 특성을 갖게 했다. 인지 혁명의 핵심은 추상적 사고의 탄생이며, 상대를 신뢰하고 협력하기 위해 상상의 질서, 즉 허구의 영역을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허구의 영역에는 사랑, 정의, 도덕 등의 개념이 들어간다. 허구라는 말보다 관념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겠다.

여기까지 저자의 설명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졌다.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원자로 만들어진 화학 기계라는 점, 언어 사용과 인지 혁명으로 인해 오늘날의 인간이 되었다는 점. 하지만 여전히 남는 의문이 있다. 원자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지구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동일한데 왜 인간은 지구와 타 생명체를 해할까? 더구나 같은 원자로 만들어진 인간끼리 왜 서로에게 악을 행할까?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하기 위한 상상의 질서가 왜 점점 허물어지고 있을까? 이런 질문들은 물리학의 관점으로 답을 구할 수 없다. 저자는 문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되면 인간이 무엇인지 알게 될 거라 했고, 인간만의 문화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해 여러 지식들을 인용했지만 아직 정확히 모른다고 했다. 여기서부터는 다른 학문이 필요하다.

인간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무수히 다양할 수 있다. 저마다 다른 답을 내릴지도 모른다. 나에게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까? 한 가지 분명히 알게 된 것은 인간은 원자로 만들어진 화학 기계 중에서 가장 복잡한 기계라는 점이다. 인간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는 것부터가 골치 아픈 일이다. 인간이 무엇인지 꼭 알아야 할까? 알 수나 있을까? 인간이 무엇인지보다 인간이 무엇을 하는지 질문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든다. 원자라는 같은 근원을 가진 생명체와 지구와 우주에게 인간은 무엇을 하는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지금부터 이 질문에 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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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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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을 느끼며 읽었다. 삶이 얼마나 치열한지. 나는 운이 좋아 편히 살고 있는가. 내가 이 나라에 태어난 것도, 내 부모에게서 태어난 것도 우연이다. 나보다 잘나고 잘사는 사람 많아도 나 자신의 모습과 나의 삶을 운명이라 여기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살아가는 일이 때로는 아프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저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며 살맛 나는 순간들을 버팀목 삼아 살아간다. 양심껏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부끄러움을 느낀 까닭이 뭘까.

지구의 모든 생명은 태양을 에너지 삼아 우연히 발생하고 진화하고 유지되어 왔다. 지구의 땅덩어리는 자연현상으로 인해 우연히 갈라졌고 기후와 환경의 차이로 저마다 다른 속도의 문명이 이루어졌다. 한쪽 땅의 사람들이 다른 쪽 땅을 침략하고 약탈하기도 했다. 침략과 약탈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과 다른 세계가 될 수도 있었다.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가 있을 수는 있지만, 부자 나라 사람과 가난한 나라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위계도 없다. 우리는 모두 이 세계에 우연히 던져진 생명들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이 불평등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 세계는 사람이 불평등할 수 있다고 자꾸 보여준다. 피부색이 달라서 성별이 달라서 사는 곳이 달라서 가진 돈이 달라서 불평등해진다. 생명과 생명 사이에는 위계가 없지만, 이들 사이에는 위계가 있다. 우연히 주어진 삶의 조건의 차이로 사람이 불평등해도 된다면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게 될까? 원시와 야만을 지나 문명을 발달시키고 규범과 법을 만들어 자유와 평등, 박애 같은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며 살아온 인류지만 아직 그 가치들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느낀 부끄러움의 근원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인류로서 내가 이 세계에 무슨 보탬이 되고 있는지.

불평등한 사회에 나 또한 함묵하고 동조하며 사는 것 같아 부끄러움을 느낀다. 함묵하고 동조하는 것이 현실을 더 공고히 만드는 행동임을 안다. 알면서도 가만히 사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 줄 안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당장 이주민인권센터 같은 곳에 후원금이라도 낼 수 있을까? 장담할 수 없어 또 부끄럽다. 부끄럽지만 그들의 삶을 다시 떠올리고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쓴다. 읽고 쓰는 것이 가만히 살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나 자신을 위안해보며......

책에 등장한 이주민들은 어려운 삶의 조건을 헤쳐나가려고 하는 열정적인 사람들이었다. 자기만의 안일한 삶을 위해 이주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조국 사람들의 삶까지 생각하며 이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자 하는 이주민들은 나를 감동케 했고 또한 부끄럽게 했다. 그들의 삶은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보통의 인간사가 다 들어 있어 낯설지 않았다. 차이라고는 태어난 나라가 다르다는 것뿐이었고, 나라가 달라서 생길 수밖에 없는 여러 차이가 있을 따름이었다. 그런데도 이주민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이다.

이주민으로 살기에 녹록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그들은 스리랑카 사람 니로샨과 같이,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위원장 우다야 라이와 같이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돕고 목소리를 내며 ‘저항하고 싸우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방글라데시 출신 귀화 한국인 조니와 서아프리카에서 온 음악가이자 치유사 아미두 디아바테처럼 한국인들의 인종차별을 유머로 승화시키며 스스로 다독이기도 한다. 한민족이지만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고려인들도 한국의 좋은 시민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조국의 상황으로 난민이 되어 한국에 온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 사회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우리 사회에 인종차별이 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차별의식이 없어도 낯섦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두려움이 부적절한 행동을 낳기도 한다. 외국인과 이웃이 되기 어려운 건 언어의 차이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깊숙이 들여다보면 나와 다른 사람, 나보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차별의식이 없다고는 못할 것이다. 조니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신기하게도 두 가지가 다 있다는 말. 무시와 차별이 심하면서도 따뜻한 정이 있다고. 한국인의 정은 타고난 것이고 무시와 차별은 몰라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희망적이다. 제도와 정책을 통해 배우다 보면 정만 남길 수 있다.

생명 현상을 연구해서 인류의 생존과 복지를 위해 일하고 싶다던 중국동포 청소년 주영이 말한 사회를 함께 꿈꾸고 싶다. ‘자기 출신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사회, 피부색 때문에 눈총받지 않는 사회, 자기 미래가 희망이 없다고 함부로 단정 짓지 않는 사회’. 그런 사회는 우연한 삶의 조건이 불평등의 근거가 되지 않는 사회일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때때로 행복을 느끼며 서로에게 해 되지 않게 살아가는 평화로운 세상이 언젠가는 이루어지리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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