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인문학 분야 베스트셀러 1위. 철학을 전공했고 윤리교사가 되고싶어하는 후배가 읽은 책. 그래서 읽어봐야겠다 싶었던 책.

1강 앞부분을 읽으며, '머야? 나랑 관점이 다른 사람이네?' 싶었다. 그러다 점점 '어? 재밌네?'로 옮겨가다가 왠걸, 자본주의를 지속시켜주는 근본 철학인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까지 끄덕대며 읽다가 칸트에서 허걱했다. '이건 뭐 관념론의 극치군!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들.. 역시 유물론이 위대해..'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들어보니 칸트가 위대하긴 하대나. 어쨌든 공리주의자나 자유지상주의자들이 외쳤던 자유와는 사뭇 다른 자유의 개념을 밝혔으니. 조건없는 정언명령에 따라 자신의 이성이 정한 원칙대로 행동하는 것이 자유란다. 신영복샘이 말씀하신 '자유란 자기의 이유로 걸어가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떠오르면서 '와, 맞다!' 싶었으나, 어떻게 내 이성이 옳은 원칙을 정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니 칸트가 말한 '이성'에는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그 다음 존 롤스의 평등옹호. 상당 부분 공감이 되었지만 '이건 사회민주주의지' 싶으면서 내가 원하는 정의와는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그 역시 자유주의자로서 그가 말한 평등은 억지스러운 느낌이랄까? 개인이 선택하되 최대한 평등한 조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가 뒷바침해줘야한다는 거지. 근본적인 평등과는 거리가 있다. 근데 또 들어보니 자유주의자들은 그를 사회주의자라고 말한다나. 참 웃기지? 

끝으로 아리스토텔레스. '노예는 처음부터 노예로 태어났다'는 노예제 옹호만 제외하면 상당부분 공감이 되었다. 좋은 삶이 전제되어야 하고 그것이 기준이 되어 우리가 칭송해야할 미덕을 결정하고 그 미덕을 갖춘 자에게 포상이 주어지는게 정의라는. 근데 여기서 문제는 바로 '좋은 삶'이다. 좋은 삶이 어떤 삶인지 누가 무엇으로 어떻게 정하느냐는 거지. 지금같은 사회에서 좋은 삶이 어떤 삶인지 모두가 동의하는 답을 내리기란 어렵다. 그러니 우리가 어떤 미덕을 칭송해야할지 역시 어려운 문제다.

책을 읽는 동안도 그랬고 다 읽고 나서도 그랬던 것이 '뭔가 빠졌는데'라는 거였다. 뭐가 빠졌을까? 책을 통틀어도 나오지 않은 이야기가 바로 계급과 권력에 대한 문제였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논하기 전에 사회구조에 대한 해석부터 해야하는거 아닌가? 그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우리가 말할수 있는 정의란 기껏해야 파란 신호에 길을 건너야한다는 도덕교과서 같은 얘기 아닐까? 공동체주의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계급과 권력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야 공동체라는 가치가 실현될수 있을까? 사회구조에 대한 제기 없이 공동체주의를 얘기하는건 '그들만의' 공동체주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샌델 교수는 끝까지 정의가 무엇이다라고 말해주지 않는다. 여러 철학을 통해 고민해보라는 거지. 우리가 어느 순간 부딪치는 도덕적 딜레마 앞에서 생각해보라는 거다. 내 머리속에선 어떤 철학의 목소리가 튀어나오는지. 그런 점에서 샌델 교수가 참 훌륭하시다. 어쩜 그리 온갖 현상에 대해 철학적 사고를 하시는지! 아무리 철학교수라지만 철학교수라고 어디 다 그럴까, 훌륭한 교수라서 그런거지. 암튼 훌륭한 샌델 교수님의 책을 통해 내가 고민해본 정의란 사적소유가 없는거다. 사적소유가 없어지지 않는한 정의란 항상 누군가의 정의일 따름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머니 속의 고래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푸른도서관 17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눈물없이볼수없는이금이작가님의책!아이들이맘껏꿈꿀수있는그날이어서오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2년 집권을 위한 담론 유포의 본격 시작을 알리는 책. 진보야 잘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푸른도서관 36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믿음가는 작가님. 뭐가 현실이고 뭐가 소설이고 뭐가 진실인지-어른들 잘못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살 것인가 - 좋아한다면 부딪쳐, 까짓 거 부딪쳐!
크라잉넛 (Crying Nut) 지음 / 동아일보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삶의 진정한 가치를 상실한 시대에 그들의 말과 노래가 던지는 메세지가 훈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