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월드 트렌드 2027 - 132개 도시에서 발견한 글로벌 비즈니스 35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지음 / 페이지2(page2)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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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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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월드 트렌드 2027》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세계 곳곳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보면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으며 기술은 그 삶을 어떤 방향으로 바꾸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었다.

특히 책에서 제시하는 ‘라이트싱크(Light-Sync)’라는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삶의 불필요한 무게는 덜어내면서도 기술과 새로운 변화에는 빠르게 연결되는 방식이다.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 상당히 닮아 있다.

예전에는 더 많이 소유하고, 더 많이 경험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성장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저성장과 고물가, 과도한 정보와 선택의 피로가 일상이 된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품게 된다.

‘무엇을 더 가질 것인가?’보다 ‘무엇을 굳이 가지지 않아도 되는가?’

그리고 ‘얼마나 편리해질 것인가?’를 넘어
‘기술을 이용해 무엇을 더 중요하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책 속에서 저부담 라이프를 설명하며 등장하는 문장이 특히 마음에 남았다.

🔖“내가 지금 지고 있는 이 짐이 진짜 나의 선택인가, 아니면 사회가 당연하다고 가르쳐준 무게인가?”

어느 순간부터 남들이 하는 만큼 해야 하고, 남들이 갖는 것을 가져야 하며, 끊임없이 더 나아져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모든 부담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잃어도 괜찮은 것을 내려놓고, 정말 중요한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것. 앞으로의 소비와 라이프스타일을 움직이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인지도 모르겠다.


흥미로웠던 또 하나의 부분은 AI와 관련된 변화였다.
AI는 이제 질문에 답해주는 도구를 넘어 소비, 의료, 결제, 안전, 여행, 농업, 반려동물 케어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흥미로웠다. 책에서는 사람들이 검색창에 직접 정보를 입력하는 대신 AI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고, 추천받은 상품을 바로 구매하는 변화를 이야기한다.

🔖“대화는 더 이상 정보 탐색의 도구가 아니라 곧바로 소비로 이어지는 경로가 되었다.”

앞으로의 검색과 소비 방식이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인터넷에서 무언가를 구매하려면 검색하고, 여러 상품을 비교하고, 리뷰를 읽고, 다시 검색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하지만 AI가 나의 취향과 상황을 알고 있다면 과정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무엇이 좋아?’라고 묻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금 필요한 건 이거야.’ 라고 말했을 때 AI가 상황에 맞는 선택지를 좁혀주는 것이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는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골라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 중 하나는 AI 동반자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책에서는 일본의 게이트박스3를 통해 AI가 ‘관계’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장기 기억에 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사용자와 나눈 대화가 차곡차곡 쌓이고, 지난 번에 건넨 이야기가 다음 대화 안에 자연스럽게 살아 돌아온다.”

AI가 이전 대화를 기억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기능의 발전일 수 있지만, 인간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함께 보낸 시간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어제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고, 예전에 했던 고민을 알고 있으며, 그 사람의 취향과 변화를 조금씩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AI가 이런 ‘시간의 축적’을 갖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AI가 사람을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는가의 문제를 넘어,
인간이 AI와 맺는 관계를 어떻게 정의하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편리함만으로 설명하기에는 꽤 깊은 문제다.


농업과 로봇에 관한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이미 여러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이고, 자율주행 트랙터나 농업 드론, 스마트 축산 같은 기술은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될 수 있다.

책에는 이런 변화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앞으로의 농업은 더 이상 ‘힘든 일’이 아니라 ‘설계하는 일’에 가까워질 것이다.”

AI와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흔히 ‘사람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기술은 사람이 직접 해야 했던 반복적이고 육체적인 일을 줄이고, 사람이 판단하고 설계하고 관리하는 역할로 이동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산업에서 같은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기술 도입에 따른 비용과 안전 문제, 새로운 직무를 위한 교육, 기존 노동자의 전환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미래의 노동을 이야기할 때는 인간의 역할 자체가 어떻게 재정의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지금까지 소비 시장은 기본적으로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자원과 환경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이제는 오래 사용하는 것, 다시 사용하는 것, 버려지는 것을 줄이는 것이 새로운 시장의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사지 않는 것’까지 하나의 브랜드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소비를 줄이려는 행동이 새로운 비즈니스와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미래의 소비자는 ‘무엇을 소비해야 하는가’, 더 나아가 ‘무엇을 소비하지 않아도 되는가’를 고민하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특별한 점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시장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충칭,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저우, 방콕, 알마티, 나고야, 함부르크, 칭다오, 오사카, 산티아고, 난징, 취리히, 멜버른, 호치민, 코펜하겐, 첸나이, 후쿠오카 등 다양한 도시에서 벌어지는 변화가 하나의 책 안에서 연결된다.

각각의 사례만 보면 서로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전체를 따라가다 보면 공통된 방향이 보인다.

기술의 발전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기술을 통해 인간이 원하는 삶의 형태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하게 된 것은 ‘나는 어떤 변화까지 받아들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었다. AI가 나의 취향을 기억하고, 필요한 상품을 추천하고,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반려동물의 행동을 분석하고, 위험을 미리 알려주고, 일상적인 결제까지 대신하는 시대.

분명 편리할 것이다.
하지만 편리함이 늘 좋은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이 나를 대신해주는 일이 많아질수록 나는 무엇을 직접 선택하고 판단해야 할까.

개인화가 정교해질수록 나도 모르게 알고리즘이 만들어준 취향 안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AI가 나를 오래 기억할수록 그 관계는 편안해질까, 아니면 오히려 낯설어질까.

《코트라 월드 트렌드 2027》은 이런 질문에 대하여 세계 곳곳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는 변화들을 보여준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미래가 이미 현재의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라이트싱크’라는 개념은 유행어로만 남지 않을 것 같다.

덜어내되 단절하지 않고, 가볍게 살되 연결은 더 촘촘하게 하는 것.
더 많이 소유하는 대신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선택하고, 기술에 의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이용해 인간에게 정말 필요한 것을 남기는 것.

앞으로의 경쟁력은 얼마나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는가에서 나올지도 모르겠다.

세계의 트렌드를 따라가는 일은 그 사람들이 무엇을 불편해하고, 무엇을 포기하고 싶어 하며,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는지를 읽는 일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코트라 월드 트렌드 2027》은 지금 우리의 삶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세계 여러 도시의 사례를 통해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었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은 지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은 변화를 유심히 바라보는 사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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