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치 - 한 번뿐인 아름다운 삶에서 자신이 가치 있는 사람임을 진정으로 믿는 법
제이미 컨 리마 지음, 허선영 옮김 / 알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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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알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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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항상 부족하다고 느낄까?”

이상하게도 무언가를 이루면 비로소 괜찮은 사람이 될 것처럼 살아간다.
더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돈을 더 벌면, 원하는 몸을 갖게 되면,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면 그때는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막상 하나의 목표를 이루고 나면 또 다른 기준이 눈앞에 놓인다.
‘이것만 이루면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마음은 어느새 ‘그다음에는 이것을 해야 해’라는 마음으로 바뀐다.

문제는 충분히 이루지 못해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이루어야만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제이미 컨 리마 저자 역시 눈부신 성공을 경험한 사람이지만, 성공이 자신의 내면에 있는 부족함까지 해결해주지는 않았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어떤 조건이 붙지 않아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에 가깝게 다가왔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자신감과 자존감을 구분하는 방식이었다.
자신감은 내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믿음이라면, 자존감은 잘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내가 여전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에 가깝다. 그래서 자신감은 성과와 환경, 타인의 평가에 따라 쉽게 흔들릴 수 있지만 자존감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곳에 자리한다.

책에서는 이를 집에 비유한다. 자신감이 집을 지어 올리는 것이라면 자존감은 그 집을 받치는 토대와 같다는 설명이다. 이 비유가 오래 마음에 남았다.

사람들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려고 한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멋진 집을 지어도 토대가 약하다면 작은 흔들림에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나는 실패해도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면 실패를 경험했을 때조차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자존감은 ‘나는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힘에 더 가깝다.


특히 마음 깊숙이 들어온 부분은 책 속 질문이었다.

🔖“누군가가 당신을 거부했을 때,
열심히 했는데도 실패했을 때,
혹은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때,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인가요?”

누군가에게 거절당했을 때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에 덧붙이는 해석 때문에 더 아파할 때가 많다.

‘이번에는 안 됐구나’가 아니라 ‘역시 안 되는 사람이야.’
‘그 사람이 나를 선택하지 않았구나’가 아니라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야.’
‘실패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패자야’까지 나아가 버리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어쩌면 고통받는 많은 순간에는 사건과 자기 가치 사이에 필요 이상으로 강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놓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절은 하나의 사건이고 실패 역시 하나의 경험일 뿐인데, 그것을 너무 쉽게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한 번의 실패가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오래된 믿음을 다시 확인해주는 증거가 되어버린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당신은 미친 게 아니라 처음일 뿐이다”라는 문장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다. 처음 해보는 일 앞에서 서툰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처음 거절당했을 때 마음이 무너지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처음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두려운 것도 당연하다.

서툼을 결함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 역시 자존감을 지키는 방법일 것이다.


또 하나 오래 생각하게 만든 부분은 ‘목표 체중이 되기를 기다리지 마라’는 이야기였다. 외모뿐 아니라 삶의 여러 영역에서 끊임없이 ‘~하면 그때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조금 더 날씬해지면 사진을 찍고,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기면 사람들을 만나고,
조금 더... 조금 더...

그런데 이렇게 조건을 하나씩 붙이다 보면 삶은 계속 미래형으로 남는다.
책 속에서 저자는 몸에 대한 자기 제한적 믿음 때문에 놓칠 수 있는 수많은 순간들을 떠올린다. 수영을 함께할 시간, 여행과 추억, 사람들과의 유대감처럼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내가 충분히 괜찮아진 다음’으로 미뤄지는 것이다. 이 부분은 외모에 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고 느꼈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된 다음에야 삶을 시작하겠다’는 생각 자체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완성된 나를 위해 현재의 나를 자꾸 희생한다. 하지만 미래의 나는 언제나 또 다른 기준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p.109의
🔖“세상에 당신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은 자유로움 그 자체다.”
라는 문장이 특히 오래 남았다.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은 나 자신에게조차 감추고 싶었던 모습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


책은 개인적인 자존감의 문제를 넘어 여성이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과 존재감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여성이 단호하게 행동하면 ‘공격적’이라고 평가받고, 같은 행동을 남성이 하면 ‘자신감 있다’고 평가되는 이중적인 기준에 대한 이야기는 사회에서 여전히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특히 ‘돋보이면 쫓겨날 것이다’라는 믿음은 여성 리더의 문제만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괜히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하고내가 잘하는 것을 일부러 낮춰 말하고,
칭찬을 받아도 “별거 아니에요”라고 넘기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기보다 다른 사람이 편한 쪽을 선택하는 것.

그렇게 해서 갈등은 줄어들 수 있지만, 동시에 나 자신의 존재감까지 줄어들 수 있다.

책 속 p.113의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당신은 당신이 되어야 하고, 당신이 진정한 당신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라는 문장이 이 부분과 정확하게 맞닿아 있었다.

진짜 관계는 내가 만들어낸 ‘괜찮은 사람’과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 나와 맺어지는 관계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랑받기 위해 끊임없이 나를 수정하는 삶은 가장 중요한 사람인 나 자신과의 관계를 잃게 만들지도 모른다.


🔖“자신과 진실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온전히 보고,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이다.”

또한 이 문장을 읽고 나니 자존감이라는 단어를 조금 다르게 생각하게 됐다.
자존감은 거울 앞에서 매일 “나는 소중해”라고 외치는 것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내가 질투하는 모습도 보고, 실패해서 초라해진 모습도 보고,
누군가의 사랑을 간절히 원하는 모습도 보고, 상처받고 화내는 모습도 보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기 싫은 모습까지 바라보면서
‘그래도 너는 나야.’ 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어쩌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의 시작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가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타인에게 가격표를 붙인다.

직업이 무엇인지, 얼마나 벌고 있는지,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지, 얼마나 아름다운지, 몇 명에게 사랑받고 있는지.
그리고 어느 순간 그 기준을 자기 자신에게도 그대로 적용한다.

하지만 인간의 가치를 성취의 합계로 계산한다면 평생 불안할 수밖에 없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나타나면 내 가치가 줄어들고, 실패하면 또 줄어들기 때문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충족감 = (자신감 × 성장 × 기여) × 자아 가치’ 라는 공식 역시 이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자아 가치가 0이라면 다른 요소가 아무리 커도 결과가 0이 된다는 설명이다.

물론 인간의 행복과 충족감을 실제 수학 공식처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성과와 성장만으로는 내면의 충족감을 완성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비유적인 공식으로 읽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많이 이루는 것과 나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신은 가치 있다. 당신은 사랑이다. 사랑은 이미 당신이다.”

는 처음에는 선언하는 것처럼 들렬지만, 책 전체를 읽고 나니 이 문장이 왜 마지막에 놓였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신에게 들려왔던 ‘나는 부족하다’라는 목소리를 하나씩 의심해본 끝에 도달하는 문장이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을 이루었기 때문에 가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를 이루지 못한 순간에도 가치가 사라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

누군가가 나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선택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며, 한 번의 실패가 나의 전체를 설명할 수도 없다.

p.318에 소개된 틱낫한의 문장,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필요는 없다. 당신은 자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오래 남는다.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마음은 너무 자연스럽다.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것은 인간에게 당연한 욕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타인의 인정은 필요 없어’라고 말하는 것보다, 타인의 인정이 내 존재의 가치를 결정하도록 내어주지는 말자는 의미로 읽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나의 가치》를 읽고 난 뒤
아주 평범한 하루에 나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실수했을 때 나는 나에게 뭐라고 말하는지.
거절당했을 때 나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나의 부족한 부분만 찾아내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무엇인가를 이루어야만 비로소 나를 인정해주겠다고 미루고 있지는 않은지. 등등

자존감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주 작은 선택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책 속 p.322의
🔖“매일 아침 일어나서 어제보다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기로 결심한다면 그 작은 부분들이 누적될 것이다.” 라는 문장처럼.

작은 변화들이 쌓여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이것이 《나의 가치》가 말하는 가장 중요한 변화일 것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나를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데서부터 더 나은 삶이 시작된다는 것.

때로는 자신감이 넘치다가도 아주 작은 말 한마디에 마음이 무너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때마다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다.
거절은 나의 가치에 대한 판결문이 아니고, 실패는 나의 존재에 대한 평가가 아니며, 타인의 기준은 나를 정의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무언가를 증명한 뒤에야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치 있는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오늘도 어딘가에서 ‘나는 아직 부족해’라고 생각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그리고 가끔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에게도 이 책의 마지막 메시지를 건네고 싶다.

당신은 가치 있다.
당신은 충분하다.
그리고 지금의 당신으로도, 삶을 시작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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