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궁금해서 끝까지 파봤습니다 - 호기심 수집가 ‘몽구로운 지식’이 들려주는 이상야릇한 과학
몽구 지음 / 나무옆의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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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나무옆의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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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데없는 질문’이 사실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방법일지도 모른다."


“왜?”라는 질문에는 이상한 힘이 있다.
당장 먹고사는 데 필요한 질문도 아니고, 시험에 나오는 것도 아니며, 누군가에게 꼭 설명해야 할 이유도 없는데 한 번 궁금해지면 자꾸 생각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어느 순간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지나쳐버린다.
그런데 몽구는 지나치지 않았다.

《쓸데없이 궁금해서 끝까지 파봤습니다》는 굳이 몰라도 살아가는 데 아무 문제가 없지만, 알고 나면 세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질문들을 붙잡고 끝까지 파고든다. MBTI에서 동물의 번식, 드론 조종사의 심리, 숙취,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대결, 바퀴벌레와 인간, 방귀의 치사량, 귀신의 에너지원, 우주 쓰레기와 모기 멸종까지.

제목처럼 정말 ‘쓸데없어 보이는’ 질문들이 많다. 그런데 읽다 보면 그 질문들이 평소 얼마나 많은 것을 당연하게 넘기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한다.
특히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질문의 수준이 아니라 질문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야, 만약에 말이야……”라고 친구가 이야기를 꺼내면 처음에는 피식 웃게 된다. 그런데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래서 정말 그런가?”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될까?” “그걸 과학적으로 계산해보면?” 하고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 책은 바로 그 과정을 지식으로 만들어낸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가벼운 질문과 진지한 탐구 사이의 간극이었다. 예를 들어 “방귀로 사람을 죽인다면 얼마나 뀌어야 할까?”라는 질문은 제목만 보면 농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로는 방귀의 성분부터 장내에서 가스가 만들어지는 과정, 농도와 공간의 관계까지 살펴보게 된다.

🔖“저마다 다른 재료를 섞어 만드는 나만의 방귀 칵테일인 셈입니다.”

웃음이 나오는 표현이지만 그 앞에는 꽤 진지한 과학적 설명이 놓여 있다.
바로 이런 방식 때문에 이 책은 유머로만 끝나지 않는다.

귀신의 에너지원을 추적하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귀신이라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존재를 실제 과학의 언어로 설명해보려는 발상 자체가 재미있다. 태양에너지, 자기장, 적외선 등을 후보로 놓고 상상해보는 과정은 황당하면서도 묘하게 논리적이다.

🔖“이러니 귀신이 실제로 존재하길 바랄 수밖에요.”

귀신을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튀어버리는 순간이다. 바로 이런 엉뚱한 발상의 전환이 이 책을 재미있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MBTI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요즘 MBTI는 단순한 성격 유형 검사를 넘어 대화의 소재이자 놀이가 되었다. 누군가의 MBTI를 묻고, 서로의 유형을 비교하고, 특정 유형의 행동을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무엇보다 MBTI는 이 시대 가장 강력하고 재미있는 ‘소셜 아이템’입니다.”

MBTI 자체의 과학적 타당성과는 별개로, 사람들이 왜 이런 유형 분류에 끌리고 그것을 사회적 놀이로 소비하는지는 또 다른 흥미로운 질문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사람은 복잡한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틀’을 만들고 싶어 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만 이런 주제에서는 특히 책에서 제시하는 재미있는 설명과 실제 학술적 합의가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MBTI를 비롯한 심리검사는 실제 심리학 연구에서 평가되는 여러 쟁점이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가장 의외였던 것은 ‘드론 조종사’ 이야기였다.
책 전체에서 분위기가 가장 크게 달라지는 지점은 드론 조종사에 관한 부분이었다.

드론은 게임이나 원격 조종 장난감처럼 생각하기 쉽다. 직접 전장에 나가지 않고 화면을 보며 조종하기 때문에 실제 전투와는 심리적 거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책은 그 거리감에 의문을 던진다.
🔖“전투에 임하는 군인에게 가장 큰 공포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어지는
🔖“바로 '살해에 대한 공포'입니다.”

특히 기술이 발전하면서 화면 속 대상이 더 선명하게 보이게 된다는 설명은 인상적이었다. 기술은 인간에게 편리함과 효율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인간이 감당해야 할 심리적 부담을 더 직접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무엇을 가져오는가?
심오한 질문을 남긴다.


당연하게 이용하는 것에도 역사가 있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의 대결도 재미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 생활 속 기술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에스컬레이터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에 에스컬레이터가 처음 설치된 것은 1937년입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기 위해 백화점을 찾았다는 대목이다. 너무 익숙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움직이는 계단 하나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기술이었던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나니 지금 당연하게 사용하는 기술 가운데에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구경하게 만들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생각하게 된다.

기술의 역사를 거창한 발명품의 연대기로만 바라보지 않고 사람들의 일상 속 호기심과 반응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재미있었다.


📌“바퀴벌레는 머리가 없어도 산다.”

아마 한 번쯤 들어본 이야기일 것이다.
책에서는 이것을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바퀴벌레는 몸통에 있는 숨구멍으로 호흡하기 때문에 머리가 없어도 수일에서 길게는 수주 정도까지 생존할 수 있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물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얼마나 다른가라는 사실이다.
인간의 몸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머리가 없는데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모든 생명체가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호흡하고, 신경계를 사용하고, 생존하는 것은 아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생명체가 이상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기준으로 생명을 바라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생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 이 책의 묘한 힘이다.

동물의 번식 이야기는 징그러운데 눈을 뗄 수 없다.
바다 민달팽이의 번식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다.

🔖“몸길이는 3~5cm인데, 생식기 길이는 무려 3cm에 달합니다.”

처음에는 그저 “세상에 이런 생물이 있구나” 싶다가도, 생물의 번식 방식이 이렇게까지 다양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자연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다.

인간에게는 익숙한 번식 방식을 생명 전체의 기준으로 생각하면 자연은 무척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 자연은 훨씬 복잡하고 기묘했다.

어떤 생물에게는 성별 자체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어떤 생물은 놀라운 방식으로 짝을 선택하며, 또 어떤 생물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전략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한다. 생존과 번식이라는 아주 오래된 문제를 생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풀어온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웃으며 읽었던 동물 이야기가 생명의 다양성에 대한 감탄으로 이어진다.


모기 이야기는 ‘멸종’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 “모기를 전부 없애면 안 될까?”
여름마다 모기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각이다.
그런데 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모기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지구에는 3,500종이 넘는 모기가 존재하지만, 이 가운데 사람을 무는 것은 고작 200여 종뿐이라는 겁니다.”

이런 이야기는 상식 이상의 생각거리를 던진다.
인간에게 해로운 생물이라고 해서 그 생물 전체를 하나의 대상으로 단순화해도 되는 것일까?
생태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종을 없애는 일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특히 ‘모기’라는 이름 아래에는 서로 다른 수많은 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진다.

결국 “없애버리면 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생태계의 균형과 인간이 자연에 개입하는 방식에 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이런 것이 바로 이 책에서 발견하는 의외의 지점이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되었다.
과학은 꼭 어렵고 진지해야만 하는가?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 책은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라는 궁금증 때문에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이 방식이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느꼈다.

무언가를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는 그것을 궁금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지식을 주입하는 대신 질문을 던지고, 독자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게 한다.

그래서 책을 덮은 뒤에도 제목 그대로 또 다른 ‘쓸데없는 궁금증’이 생긴다.

“그럼 다른 동물들은 어떻게 번식할까?”
“처음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은 무서워하지 않았을까?”
“우주 쓰레기는 정확히 어디까지 올라가야 우주 쓰레기가 되는 걸까?”
“모기가 정말 모두 사라진다면 생태계는 어떻게 변할까?”

읽기 전에는 필요 없었던 질문들이 읽고 난 뒤에는 머릿속에 남는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것은 의외로 특정 과학 지식 하나가 아니었다.
궁금하면 그냥 궁금해해도 된다는 것.

사람은 살아가면서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쓸모 있는 것, 필요한 것, 돈이 되는 것, 당장 도움이 되는 것을 먼저 찾는다.
그러다 보니 ‘쓸데없는 호기심’은 점점 줄어든다.
하지만 지식은 어쩌면 그런 쓸데없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왜 그럴까?”

처음에는 별것 아닌 질문이었을지 몰라도 누군가 그 질문을 포기하지 않고 탐구했기 때문에 새로운 지식이 만들어지고,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쓸모가 없어 보여도 궁금하면 질문해볼 것.
황당해 보여도 한번 파고들어볼 것.
그리고 답을 찾는 과정 자체를 즐겨볼 것.

어쩌면 그것이 지식을 가장 오래 기억하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웃으면서 시작했는데 생각하면서 끝나는 책.
그게 이 책을 읽고 난 뒤 내가 느낀 가장 큰 인상이다.

‘쓸데없는 궁금증’은 더 이상 쓸데없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궁금해하는 순간, 평범했던 세상이 조금 더 재미있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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