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 ㅣ 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송근아 옮김 / CRETA(크레타)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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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크레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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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처음 <어린 왕자>를 읽었을 때는 여우도 귀엽고, 장미도 예쁘고, 별을 여행하는 어린 왕자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솔직히 그때는 왜 어른들이 이 책을 인생 책이라고 말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어 다시 책을 펼쳤을 때는 전혀 다른 책을 읽는 기분이었다. 어린 왕자의 외로움이 보였고, 장미를 끝까지 걱정하는 마음이 보였으며,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사랑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아마 <어린 왕자>는 나이가 들수록 내용이 바뀌는 책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달라지기에 매번 새로운 책이 되는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필사책은 문장을 따라 쓰는 시간이 아니라,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마음을 다시 만나러 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필사는 이상하게도 읽을 때보다 훨씬 천천히 마음을 움직인다. 눈으로 읽고 지나쳤던 문장을 손으로 한 글자씩 옮기다 보면 문장이 내 안에 오래 머물게 된다. 그래서 책을 덮는 순간보다, 펜을 내려놓는 순간 더 많은 생각이 남는 책이 아닐까 하는 기대가 물씬 들었다.

어린 왕자가 슬플 때 노을을 바라봤다는 이야기였다.
🔖"있잖아, 아주 슬플 때는 해 지는 풍경을 좋아하게 돼…."

슬픔을 억지로 밀어내려 하지 않고 노을을 바라보며 견뎠던 어린 왕자의 모습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누구에게나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운 날이 있다. 그럴 때 꼭 해결책을 찾지 못하더라도 잠시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반대로 가장 뜨끔했던 문장은 이 부분이었습니다.
🔖"나는 중요한 일로 바쁘다!... 하지만 그건 사람이 아니야, 버섯이지!"

읽으면서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 한편이 찔렸습니다.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느라 계절이 바뀌는 것도 모르고, 꽃향기나 노을을 바라볼 여유 없이 하루를 보내는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바쁘게 사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이라고 믿었던 순간들이 떠올라 잠시 기억들이 떠올라 멍해져 있었다.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돼. 나에게 너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될 거야."

'길들인다'는 표현은 시간을 들여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다시 느끼게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보낸 시간과 기억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알잖아. 내 양에게 씌울 부리망… 나는 내 꽃에 대해 책임이 있어…."

사랑은 설레는 감정보다 책임에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린 왕자가 끝까지 자신의 꽃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사랑하는 것은 끝내 책임지고 싶어지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오직 마음으로 볼 때만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거야.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예전에는 이 문장이 그저 유명한 명대사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살아가다 보면 눈에 보이는 성과를 좇느라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자주 잃어버리곤 한다. 함께했던 시간, 누군가를 기다려 준 마음, 말없이 곁을 지켜준 사람의 온기 같은 것들 말이다. 《인생에 한 번은 어린 왕자 필사》는 그런 소중한 것들을 손끝으로 한 글자씩 다시 되새기게 하는 책이었다.

책을 다 쓰고 나면 처음 기대했던 것처럼 글씨만 남는 것이 아니라,
잊고 있던 내 마음도 조금은 달라져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동화처럼 읽었던 <어린 왕자>를,
이제는 내 삶을 비추는 거울처럼 읽게 된 지금.
언젠가 또 다른 시간이 흘러 다시 이 책을 펼치게 된다면,
그때는 또 어떤 문장이 나를 붙잡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그래서 이 책은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나에게는 인생의 계절이 바뀔 때마다 돌아오게 되는 한 권이 될 것 같다.

생각이 많아질 때, 사람에게 지쳤을 때,
혹은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문득 떠오를 때
펼쳐보면 좋을 것 같다.
한 문장씩 천천히 써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어린 왕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삶의 이야기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왕자>를 어릴 적 읽어본 분이라면 꼭 한 번 다시 만나보셨으면 한다. 같은 문장인데도 어른이 된 지금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에, 어느 날은 위로가 되고, 어느 날은 반성이 되고, 또 어느 날은 앞으로 살아갈 용기가 되어주는 문장들로 빼곡하다.

손으로 문장을 쓰는 시간만큼은 경쟁도, 속도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마음이 조금 지쳐 있다면, 혹은 오래 잊고 지냈던 순수한 감정을 다시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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