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맨스 유통기한
레베카 설 지음, 금도희 그림 / 모모 / 2026년 4월
평점 :
📝이 게시물은
#오팬하우스 (@ofanhouse.official )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_
🔖"우린 모두 언젠가는 떠나. … 오늘 너는 어느 쪽을 택할 거니?
오늘을 살아갈 거니, 아니면 천천히 죽어갈 거니?"
-"끝을 안다고 해서, 사랑을 덜 아프게 할 수 있을까."
-"끝을 알면서도, 오늘 당신은 사랑을 선택할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사랑이 오래가기를 바란다.
하지만 동시에 언젠가는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시작한다.
《로맨스 유통기한》은 바로 그 너무나 익숙하지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연애 기간이 적힌 쪽지'라는 판타지적 설정이 흥미를 끌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은 연애의 운명이 아니라 불확실한 삶을 받아들이는 용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 다프네는 새로운 연애가 시작될 때마다 상대와 함께할 시간이 적힌 쪽지를 받는다. 3일, 5주, 3개월…. 예언은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그래서 그녀는 사랑하기보다 계산하는 법을 먼저 배운 사람이다.
얼마나 마음을 줘야 덜 아플지, 언제쯤 거리를 둬야 상처를 줄일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계산하며 살아간다.
그런 다프네 앞에 처음으로 날짜가 적혀 있지 않은 쪽지가 도착한다.
이름 하나만 적힌 쪽지.
'제이크.'
그 순간부터 그녀는 평생 피해 왔던 감정과 마주한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판타지를 이용해 현실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우리는 다프네처럼 쪽지를 받지는 않지만, 사실 모든 관계에는 끝이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헤어짐일 수도 있고, 환경의 변화일 수도 있고, 죽음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친구를 만들며 새로운 인연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연애소설이라기보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초반에 등장하는 이 문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나는 항상 끝을 알고 있었다. ... 끝날 줄 몰랐다는 말은 나에겐 해당되지 않는 말이니까."
이 문장을 읽으며 문득 깨달았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이유가 상처를 피하고 싶어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상처보다 기대하는 마음 자체가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다프네 역시 이별보다 사랑에 깊이 빠지는 일을 더 두려워했고,
쪽지는 그녀에게 안전장치이자 감옥이 되어 버렸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문장은 제이크가 말한 짧지만 깊은 한마디였다.
🔖"‘가벼움’의 반대는 ‘진지함’이 아니잖아요."
"‘가벼움’의 반대는 ‘깊이’예요."
이 대사는 이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느꼈다.
우리는 흔히 가벼운 관계와 진지한 관계를 구분하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오래 만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서로를 이해했느냐일 것이다. 짧은 인연도 깊을 수 있고, 오랜 관계도 얕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 한 문장이 담백하게 말해준다.
책은 사랑만을 이야기하지 않으며, 친구와의 관계, 가족, 꿈, 삶의 방향까지 모두 연결된다. 특히 다음 문장은 인간관계의 본질을 너무도 따뜻하게 표현했다.
🔖"‘너를 선택할게.’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계속해서, 거듭해서 그 마음을 전해야 했다."
관계는 한 번의 선택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좋은 관계는 운명처럼 저절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서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노력 위에서 유지된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참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사랑뿐 아니라 우정도 가족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려면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까지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문장은 사랑을 넘어 삶 전체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져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다. 원하는 것이 생길수록 실패할 가능성도 함께 생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애초에 바라지 않는 척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삶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삶일지도 모른다.
🔖"우린 모두 언젠가는 떠나. ... 오늘을 살아갈 거니, 아니면 천천히 죽어갈 거니?"
가장 큰 울림을 준 문장은 이 부분이었다. 누구나 끝을 향해 살아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결말이 아니라 오늘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는 것이다. 이 한 문장이 《로맨스 유통기한》이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을 담고 있는 듯했다. 오늘을 포기하지는 않는 것. 끝이 있다는 사실이 삶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오늘을 더욱 소중하게 만든다.
결국 이 소설이 말하는 것은 '사랑'보다 '용기'였다
읽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끝이 정해져 있어서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을 두려워한다.
끝을 모르기 때문에 두렵고,
끝을 모르기 때문에 더 깊이 사랑하게 되는 아이러니 말이다.
다프네는 쪽지 덕분에 미래를 알고 있었지만 정작 자유롭지 못했다.
반대로 미래를 모르는 사람들은 불안하지만 그 불확실성 속에서 희망을 품는다. 결국 행복은 미래를 아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알 수 없는 미래를 기꺼이 선택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이 작품은 조용히 들려준다.
그래서 제목의 '유통기한'은 사랑의 시간이 아니라 우리의 두려움을 상징하는 장치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유한한 시간을 살아간다. 그래서 사랑도, 우정도, 가족도 언젠가는 끝이 온다. 하지만 끝이 예정되어 있다는 사실이 그 시간을 의미 없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끝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다정함과 함께한 시간이 더욱 소중해지는 것이 아닐까.
《로맨스 유통기한》은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면서도
결국 사랑하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였다.
책을 덮고 나니 한 가지 질문만 남았다.
📌끝을 알고도 사랑할 수 있는가?
아마 이 소설이 내놓는 대답은 이것일 것이라 생각해 본다.
사랑은 영원을 보장받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끝이 올 것을 알면서도
오늘이라는 하루를 함께 선택하는 용기에서 시작될 것이니에.
_
#로맨스유통기한 #레베카설 #모모
#소설 #영미소설 #로맨스소설 #소설추천
#신간 #베스트셀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소개 #도서소개 #도서추천 #추천도서 #책추천
#독서 #독서기록 #독서습관
#책리뷰 #북리뷰 #도서리뷰 #도서서평 #서평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