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맘수련서평모집>을 통해 #도서협찬 을 받았습니다.
( @gbb_mom 단단한맘님 , @water_iliesjin 수련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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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은 더 대단한 내가 되는 일이 아니라,
나를 옥죄던 가짜 껍데기를 하나씩 벗겨내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한 책.”
모티브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클립스 작가의 《초월자의 조건》은
흔히 떠올리는 자기계발서와는 결이 다른 책이었다.
더 부지런해지는 법, 더 효율적으로 사는 법,
더 강한 멘탈을 만드는 법을 말하는 책이 아니라,
애초에 왜 우리는 그렇게까지 애쓰면서도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지
그 구조부터 들여다보게 만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떻게 더 잘할까”보다
“도대체 나는 왜 이토록 나를 몰아붙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가”를
더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우리는 보통 변화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 “내가 더 독해져야 한다”,
“더 성실해야 한다”,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초월자의 조건》은 오히려 그 익숙한 자기계발의 문법을 의심한다.
저자는 니체, 헤르만 헤세, 칼 융, 한나 아렌트, 한병철 등 25명의 사상가를 불러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진짜 이유가 ‘능력 부족’이 아니라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한 내면의 저항, 익숙함에 대한 집착, 타인의 시선에 길들여진 삶의 구조에 있다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이 책은 ‘열심히 살라’고 등을 떠미는 책이 아니라, ‘무엇이 당신을 붙들고 있는지 먼저 보라’고 요구하는 책이 된다.
읽으며 가장 오래 붙들고 있었던 감정은 ‘찔림’이었다.
특히 “나는 아직 이룬 게 없는데, 시간이 자꾸 줄어드는 것 같다”는 문장은
불안의 묘사가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정확히 겨누는 문장처럼 느껴졌다.
바쁘게 살고는 있지만 정작 내가 어디를 향해 가는지 모르겠고,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은 초조함 속에서 쉼조차 마음 편히 누리지 못하는 상태. 이 책은 바로 그 불안이 개인의 나약함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안에 이미 굳어버린 사고방식과 삶의 구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일은 위로를 받는 일이기보다,
불편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진실 앞에 서는 일에 더 가까웠다.
특히 니체의 르상티망을 통해 타인의 삶을 바라보며 끓어오르는 열등감과 원한, 비교의식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잠식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은 꽤 날카로웠다. 남의 기준에 휘둘리고, 타인의 시선 속에서 내 삶의 가치를 재단하는 순간, 나는 이미 내 삶의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남의 성공을 보며 배가 아프고, 누군가의 인정이 없으면 내가 공허해지는 이유가 감정 문제가 아니라 삶의 방향 전체를 흔드는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왜 나는 아직 여기 있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나는 정말 내 삶을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성장이라는 말을 우리는 흔히 ‘무언가를 더 갖추는 일’로 생각한다.
더 배우고, 더 버티고, 더 성숙해지는 것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정반대로 말한다. 진짜 변화는 무언가를 덧붙이는 일이 아니라, 나를 붙들고 있던 껍데기를 부수는 데서 시작된다고. 헤세의 ‘자기 파괴’를 다룬 부분이 특히 그랬다.
이 책에서 말하는 파괴는 자기혐오나 자학이 아니라, 남이 기대한 역할, 사회가 요구한 가면, 스스로 안전하다고 믿었던 정체성을 깨뜨리는 일이다. 익숙한 나를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사실은 가장 큰 감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았다. 변화란 새로운 내가 되는 일이 아니라, 진짜 내가 아닌 것을 벗겨내는 과정이라는 말이 깊게 와닿았다.
3부 ‘저항’은 개인적으로 가장 현실적으로 아픈 파트였다.
변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왜 우리는 반복해서 제자리로 돌아오는가.
왜 결심은 늘 며칠 못 가 무너지는가.
이 책은 그 이유를 의지박약이 아니라 ‘변화를 막는 내부 시스템’에서 찾는다. 카렌 호나이의 이상화된 자아, 라이히의 성격 갑옷, 로버트 키건의 변화면역, 한병철의 자기착취가 이 대목에서 하나로 연결된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는 노력조차 때로는 자기 자신을 더 옥죄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통찰이 무척 인상 깊었다.
특히 한병철의 자기착취 개념은 지금 시대를 너무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 같았다. 남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끝없이 몰아붙이는 사회, 쉬는 시간에도 죄책감을 느끼고, 잠시 멈추는 것조차 불안해하는 삶.
이 책은 그런 삶을 ‘성실함’이나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미화하지 않고,
오히려 가장 정교한 형태의 자기 소진으로 바라본다.
마지막 4부 ‘도약’은 그래서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앞선 장들이 나를 묶고 있는 구조를 해체했다면,
이 장은 그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여기서 말하는 초월자는 모든 불안을 극복한 완성형 인간이 아니다.
불안과 고통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끌어안은 채 자기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이다.
용기는 불안의 반대말이 아니며, 삶은 완벽해진 뒤에야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미완인 채로도 살아내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큰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의 ‘초월’은 초인적인 강함이라기보다,
끝내 자기 삶을 타인의 기준에 맡기지 않으려는 태도에 더 가까워 보였다.
책 속 문장들 역시 책의 사유를 더 깊게 만드는 축이었다.
몇몇 문장은 특히 오래 남았다.
먼저 장자의 ‘쓸모없는 나무’ 이야기는 아주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을 주었다.
🔖“이 나무는 쓸모없음 덕분에 천수를 누린다.”
이 문장을 읽으며 요즘 사회가 요구하는 ‘쓸모’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우리는 늘 생산적이어야 하고, 결과를 내야 하고, 남들 눈에 가치 있어 보여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산다. 그런데 정작 그 쓸모를 증명하려 애쓰는 동안 가장 많이 닳아 없어지는 건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
장자의 이 이야기는 쓸모없음이 무가치함이 아니라,
때로는 살아남기 위한 방식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꼭 무언가가 되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 평가받지 않는 자리에서도 삶은 충분히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묘한 해방감으로 다가왔다.
또 한병철의 ‘멈춤의 힘’을 다룬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멈추지 못하는 자는 깊이에 닿지 못한다.”
이 문장은 휴식의 중요성만을 말하는 문장이 아니라, 멈춤 자체가 사유의 조건이라는 걸 말해주는 듯했다. 요즘 우리는 쉬는 시간에도 쉬지 못한다.
손은 멈춰 있어도 머리는 늘 바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조차 불안하다.
나 역시 가만히 있으면 뒤처지는 것 같아 뭔가를 계속 틀어놓고, 보고, 계획하며 시간을 채운 적이 많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고 나니, 내가 그토록 원하던 ‘깊이’는 더 많이 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멈춰 서서 들여다보는 시간에서 오는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멈춤은 게으름이 아니라, 삶을 성급히 소비하지 않기 위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헤세를 다룬 부분도 오래 남는다.
🔖“파괴되는 건 자신이 아니다. 쓰고 있던 가면, 연기하던 역할, 남들이 되라던 모습이다.”
이 문장은 《초월자의 조건》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장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변화를 말할 때 자꾸 지금의 나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변화는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내가 아닌 것을 버리는 일이다.
남이 바라는 좋은 사람, 사회적으로 보기 좋은 모습,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안전한 정체성. 그런 것들을 붙들고 있는 동안 오히려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왔다. 결국 자기극복이란 ‘더 대단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덜 거짓된 사람’이 되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바타유를 다룬 대목 역시 기억에 남는다.
🔖“더 많이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알 수 없음 앞에 설 수 있는 것이 힘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통제하려 애쓰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됐다. 미래를 알고 싶고, 타인의 마음을 확신하고 싶고, 불안을 미리 제거하고 싶어서 끊임없이 정보를 모으고 계산하고 대비한다. 그런데 삶에는 끝내 알 수 없는 것들이 남아 있다. 이 문장은 그 불확실성을 없애려는 태도보다, 그것을 견디고 함께 살아가는 힘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듯했다. 불안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을 안고도 흔들리지 않는 힘. 아마 이 책이 말하는 초월도 그런 방향에 더 가까운 것 아닐까 싶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이 책이 독자를 함부로 다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장은 날카롭지만, 그 날카로움이 질책만으로 흐르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이 왜 이렇게까지 지쳤는지, 왜 늘 같은 자리에서 맴도는지, 왜 쉬어도 쉬지 못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이해하게 만들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다시 삶을 선택하게 만든다. 그래서 읽고 나면 무작정 의욕이 솟는다기보다, 내 안에서 반복되던 패턴을 조금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나를 미워하며 바꾸려 하기보다, 무엇이 나를 붙잡고 있는지를 먼저 이해해보게 된다.
《초월자의 조건》은 쉽게 읽히는 책이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철학과 심리학, 실존주의의 개념을 끌어오지만 현학적으로 뽐내지 않고,
지금 우리의 일상과 감정으로 번역해낸다.
그래서 인문학 책이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도 충분히 읽어갈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자기계발서의 뻔한 문법에 지친 사람에게는 꽤 신선하게 다가올 것 같다.
🌿무엇보다 이 책은
“더 나은 내가 되어라”보다 “지금의 나를 붙들고 있는 구조를 먼저 보라”고 말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변화의 출발점일지도 모른다.
늘 바쁘게 살아가지만 마음 한편이 공허한 사람, 노력하는데도 삶이 자꾸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지는 사람, 남의 시선과 비교 속에서 자기 삶의 중심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진단, 해체, 저항, 도약이라는 네 단계는 단순하게 목차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하나의 좌표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아마 이런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진짜 성장은 더 많이 쌓아 올리는 일이 아니라,
나를 짓누르던 갑옷을 하나씩 벗어내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초월자의 조건》은 바로 그 벗겨냄의 과정을 철학과 심리학의 언어로 가장 날카롭게 보여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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