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처럼 비지처럼 ㅣ 달달북다 5
이선진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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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한테는 한 명이라고 할까. 한 개도 한 떨기도 한 자밤도 아니고, 왜 하필 한 명일까.”
📌“사람이 꼭 1인분을 해야 되나?”



이선진은 2020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작가로, 퀴어 서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녀는 관계와 감정에 대한 섬세한 통찰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간과 사랑에 대한 깊은 애정을 글 속에 담아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입니다.

이 소설은 퀴어 로맨스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파헤칩니다. 성소수자로서의 삶과 사랑은 여전히 많은 장벽에 부딪히며, 주인공 남매는 이를 극복하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소설은 이런 현실을 가볍지 않게 다루면서도 유머와 따뜻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빛처럼 비지처럼"은 로맨스와 퀴어 서사의 경계에서 우리에게 사랑의 다양한 형태와 그 안에 담긴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는 특별한 단편소설입니다. 손두붓집을 운영하는 남매, 옹순모와 옹모란의 삶과 사랑의 여정을 따라가며 독자는 웃음과 눈물, 그리고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정체성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빛나는 인간다움을 담아냈습니다.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포착한 이 작품은 퀴어 로맨스라는 틀 안에서도 보편적이고 순수한 정서를 담아냅니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과 방황을 그리면서도, 그 안에서 발견되는 희망과 인간다움"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특히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이 개인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들도 모두와 같은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주인공 남매 옹순모와 옹모란은 독특한 설정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4대째 손두붓집을 이어온 가족사, 순모의 커밍아웃 이후 어머니에게 두부 싸대기를 맞았다는 묘사는 현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다. 이 설정은 인물들의 정체성을 한눈에 드러내며 독자를 이야기로 끌어들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이 빛나는 이유는 사랑을 말할 때 사용하는 언어와 태도, 사람 사이의 어긋남과 접점을 다루는 방식이야말로 작품의 진가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사해” 같은 통통 튀는 언어유희는 사랑의 어색함과 진정성을 동시에 드러냅니다.



자전거는 소설의 핵심적 메타포입니다. 인물들은 📌"나아감이 꼭 나아짐을 보장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페달을 밟습니다. 순탄치 않은 삶 속에서 그들은 뒤로 구르거나 옆으로 비틀리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것은 또한 삶과 사랑의 여정을 은유합니다. 모란과 순모가 성탄절 밤 연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장면은 자유와 희망, 그리고 불안감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1인분이 아니라 0.5인분의 몫밖에 해내지 못하더라도 다만 '덜 부스러지는' 방향인 것이다."

작가는 이 여정을 통해 남매가 어떻게 📌“덜 부스러지는” 삶을 살아가려 애쓰는지 보여줍니다. 남매는 세상으로부터 부정당하는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나아갑니다. 그 모습은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더할 나위 없이 진솔합니다.

또한 자전거 여행은 남매와 그들의 연인이 얽히며 예상치 못한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특히 성탄 전야, 네 인물이 함께 자전거를 타며 벌이는 사자대면은 그들 각자의 고립된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작가는 특정 정체성에 갇히지 않고, 인간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세심하게 풀어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들은 자신의 삶에서 결핍과 고통을 안고 있습니다. 순모는 영화 입봉이 무산된 데 이어 사랑에서도 좌절을 겪고, 모란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처들은 완전히 치유되거나 해결되지 않는다. 대신, 서로의 곁에서 위로하고, 작은 방식으로 나아갑니다. 작가는 📌“사랑은 멈춰 있지 않았다.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사랑이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의미 있다고 말합니다.

작품 속 대사는 독특한 유머와 감각적인 문장들로 가득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삶의 진지한 질문들이 녹아 있습니다. 📌“왜 사람은 한 명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덜 부스러지는 삶”을 꿈꾸는 캐릭터들의 고뇌는 독자를 사색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러한 균형 감각은 무겁고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독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습니다.



"빛처럼 비지처럼"은 퀴어 서사를 다루지만, 그것이 전면에 나서지 않습니다. 대신 작품은 성별, 정체성을 넘어 인간적인 관계와 사랑의 보편성을 강조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자신의 마음을 타는 인물들처럼, 독자 역시 작품 속에서 자신만의 사랑과 삶의 속도를 찾아가게 됩니다. "덜 부스러지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삶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 소설은 한겨울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묵직한 따뜻함을 안겨줍니다.


삶의 방향을 잃거나 사랑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에게. 나아가는 것이 꼭 완벽할 필요는 없음을, 그리고 사랑이 반드시 하나의 모양만을 가질 필요는 없음을 알려주는 이 작품은 그 자체로 치유와 성찰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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