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쓱 싹싹 - 제7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11
은희 지음 / 북극곰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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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작가는 따뜻한 색감과 섬세한 색연필 그림으로 자연의 풍경과 그 속에서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과 동물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내는 그림책 작가입니다. "쓱쓱싹싹"은 가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은 그림책으로,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이 가득 쌓인 낙엽 속에서 즐겁게 어울려 노는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화창한 늦가을 아침, 청소부 할아버지가 일을 떠나면서 시작됩니다. 할아버지의 집을 나서는 모습에 동물 친구들—코이, 곰이, 토이, 다람이—가 다락방 창문에서 할아버지를 배웅하고, 작은 새를 따라 밖으로 나옵니다. 온 세상은 낙엽으로 가득하고, 동물 친구들은 낙엽 놀이에 흠뻑 빠집니다. 이들은 커다란 낙엽 더미를 발견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쓱쓱싹싹 낙엽을 쓸어모아 경연을 벌입니다. 놀이에 흠뻑 빠진 이들은 할아버지의 모자를 낙엽 더미 속에 숨기고, 할아버지는 동물 친구들과 낙엽을 치우며 하루를 보냅니다.

책의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가을날의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낙엽 놀이의 장면들은 아이들에게 자연이 주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느끼게 해줍니다. “늦가을 화창한 날씨가 예상됩니다.” 라는 라디오 소리로 시작하여 동물 친구들이 낙엽 속을 뛰어노는 모습은 마치 우리가 직접 그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동물 친구들의 발밑에서 “바스락바스락” 낙엽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또 한 장을 넘기면 “쓱쓱 싹싹 쓱쓱 싹싹” 낙엽을 쓸어 모으는 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낙엽을 쓸고, 뛰놀며 느끼는 동물 친구들의 기쁨과 할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한 장면 한 장면에서 묻어납니다. 또한 사람과 동물이 자연 속에서 서로 어울리며 만들어가는 따뜻한 유대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동물 친구들과 할아버지가 함께 낙엽을 쓸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쓱쓱싹싹"은 그림책이 줄 수 있는 따뜻함과 가을의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은희 작가는 낙엽을 소재로 삼아 자연, 사람, 그리고 동물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담백하고 아름답게 그려냈습니다. 작가의 색연필 그림은 마치 오래된 사진첩 속 추억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따스함을 느끼게 합니다. 특히, 소리는 단순히 청각적인 요소를 넘어, 독자들에게 직접 낙엽 속을 걷는 느낌을 전해주며 이야기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게 합니다. 은희 작가는 낙엽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찍기 기법을 사용했는데, 이로 인해 낙엽의 질감이 더 생생하게 전달되어 가을의 촉감이 손끝으로 전해집니다.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놀며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는 동물 친구들의 모습과, 그런 동물들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온화한 시선입니다. 은희 작가 특유의 따뜻한 색연필 그림과 부드러운 묘사를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자연의 소중함과 순수한 놀이의 기쁨을 전달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동시에, 어른들에게는 잃어버린 동심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끝에서 동물 친구들과 할아버지는 함께 집으로 돌아가 잠이 들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온종일 낙엽 놀이를 즐기던 동물 친구들과 할아버지의 행복한 모습이 끝나고, 갑자기 화면은 숲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전환됩니다. 동물들이 뛰어놀던 숲은 아주 작은 공간일 뿐, 그 옆에는 인간들이 건설한 아파트와 공사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이 장면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특히 유심히 본다면 마지막 장면과 앞뒤 면지에 그려진 변화는, 자연의 소중함과 우리가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이와 같은 구성을 통해 작가는 어린 독자들에게 자연이 주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의 중요성도 함께 알려줍니다.


특히 앞면지의 다양한 낙엽들에서 뒷면지의 회색빛 집들로 이어지는 변화는, 아이들에게 자연이 줄어드는 현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우리가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작가는 동물들이 신나게 놀던 낙엽 숲이 사실은 도시화의 압박 속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자연의 작은 일부임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또한 낙엽의 바스락거림, 빗자루로 낙엽을 쓸어 모으는 소리, 재채기 소리 등 소리의 감각을 생생하게 전달하여 독자들이 가을 날씨와 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이는 그림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이 상상력을 자극하며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쓱쓱싹싹"은 자연 속에서의 즐거움과 그 속에 숨겨진 소중한 메시지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낙엽을 쓸고, 함께 뛰놀며,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동시에, 어른들에게는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우며,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입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읽기를 권해드리며, 가을의 풍경과 자연의 소리를 감상하며, 잊고 지낸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추천드리는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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