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와 키키 - 어수룩한 멍멍이 토비와 냉소적인 야옹이 키키의 시골 일일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박라희(스텔라박) 그림, 이세진 옮김 / 빛소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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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와 키키"의 저자인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1873-1954)'는 20세기 초반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로, 동물과 자연을 사랑한 예술가였습니다. 그녀는 특히 강아지와 고양이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작품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콜레트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문체와 섬세한 심리 묘사로 당대 프랑스 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통해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본능을 탐구했습니다. "토비와 키키"는 그녀가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첫 작품으로, 시골에서 살아가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일상을 통해 인간 사회를 익살스럽게 비추어낸 독특한 희곡입니다.


콜레트는 시골에서 나고 자라 자연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깊었습니다. 그녀의 작품들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넘나들며 본능적인 감정과 욕망을 파헤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토비와 키키" 역시 그러한 콜레트의 문학적 색채를 그대로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녀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우스꽝스러움을 드러내면서도, 그 안에 숨겨진 진정한 감정의 깊이를 탐구합니다. 콜레트의 의도는 독자들에게 단순한 일상의 순간들 속에서도 삶의 철학과 인간의 본능이 깃들어 있음을 상기시키는 데 있습니다.

특히 콜레트는 동물들이 인간처럼 행동하거나 인간의 입장에서 이해되기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삶과 대화 속에 인간의 이야기를 교묘하게 녹여내어 자연스러운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이처럼 그녀가 반려동물에게 느꼈던 애정과 그들과의 소통을 작품 속에서 가감 없이 표현한 점이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토비와 키키"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순박하고 단순한 불독 ‘토비’와 냉소적이고 거만한 샤르트뢰 고양이 ‘키키’의 일상을 다룬 희곡입니다. 이들은 하찮아 보이는 일상 속에서 심오한 철학적 사유를 나누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토비와 키키는 인간의 집에서 살아가지만, 그들의 관심은 인간이 아닌 자연과 동물들입니다. 두 동물은 종종 인간들의 행동을 조롱하거나 흉을 보며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갑니다. 강아지 토비는 단순하고 직선적인 성격으로 모든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반면, 고양이 키키는 냉소적이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때로는 도도하고 때로는 애정 어린 모습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킵니다.

책은 강아지와 고양이가 느끼는 소소한 일상과 작은 감정의 변화들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그들은 가끔씩 날씨나 음식을 두고 사소한 논쟁을 벌이고, 인간들의 행동을 비판하며 자기들만의 철학적 견해를 나누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두 동물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며, 독자들에게 우정과 사랑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고양이는 손님이지 장난감이 아니야. 솔직히 우리가 어쩌다가 이런 시대에 살게 됐는지 모르겠어! 두 발 족속, 그러니까 그와 그녀만 슬퍼하고 기뻐할 권리, 접시까지 핥아먹을 권리, 혼을 낼 권리, 자기들의 널뛰는 기분대로 집 안을 휘젓고 다닐 권리가 있는 거야? 나도 변덕이 있고 슬픔이 있다고. 나도 식욕이 있을 때가 있고 없을 때가 있어. 나도 아무도 없는 데서 호젓하게 몽상에 젖고 싶은 때가 있다고…”

이 문장은 콜레트가 어떻게 동물의 시선에서 인간 사회를 풍자적으로 표현했는지 잘 보여줍니다. 키키는 인간들이 자신들의 기분대로 모든 것을 좌우하려 한다며, 고양이로서 느끼는 감정과 변덕, 욕구가 인간들만의 특권이 아니라는 점을 꼬집습니다. 또한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변덕스러운 기분을 대변하는 듯합니다. 이는 인간 사회의 위선을 꼬집으며, 독자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합니다.



책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두 동물의 성격이 대조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덜렁대고 아둔한 듯 보이는 토비는 실은 순수하고 솔직한 마음의 소유자입니다. 그의 대사에서 느껴지는 꾸밈없고 직설적인 태도는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반면, 키키는 냉소적이고 거만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깊은 감정과 따뜻함이 숨어 있습니다. 키키의 츤데레적인 면모는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며, 이는 인간관계에서도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또한, 책 속에서 토비와 키키가 나누는 일상의 순간들—갓 핀 꽃의 향기, 정원에서의 한가로운 시간, 옆집의 매력적인 동물들과의 만남—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담고 있습니다. 콜레트는 동물들을 통해 자연과의 교감을 강조하며, 이들이 느끼는 행복이 우리에게도 중요한 가치를 전달합니다. 특히,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물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묘사한 삽화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콜레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블랙유머와 예리한 묘사 또한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인간 사회의 우스꽝스러운 면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그 안에 따뜻함과 연민을 잃지 않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콜레트는 동물들의 대화를 통해 자유, 삶과 죽음, 사랑, 우정이라는 주제를 자연스럽게 엮어내고, 이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킵니다.

"토비와 키키"는 동물의 시선에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이 어떻게 다르게 보일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주며, 복잡한 이론이나 철학 대신, 토비와 키키의 소박한 철학이 주는 묵직한 여운은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입니다. 책을 통해 마치 프랑스 시골 마을의 햇살 가득한 정원에 앉아 두 동물의 대화를 엿듣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안에서 각자 나름의 교훈과 감동을 발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특히 단순한 행복을 그리워하는 어른들에게 추천합니다. 토비와 키키의 일상은 소소하고 한가롭지만, 그 속에는 삶의 본질적인 질문과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복잡한 인간 사회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솔직한 감정에 집중하는 이들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작은 위로와 웃음을 선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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