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미가 오지 않는 저녁
김영 지음 / 비엠케이(BMK) / 2023년 11월
평점 :
김영 작가의 첫 소설집인 "나미가 오지않는 저녁"은 현대 사회에서 겪는 불안과 고독을 예리한 눈으로 바라보고 밀도 있는 이야기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책은 총 9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이야기마다 고독한 삶의 감정과 현실에서의 갈등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자신의 선택이 아닌 지독한 고립과 어려움 속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난, 나이, 병, 사회적 약자 등의 이유로 외로움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그들은 욕망을 잊지 않습니다. 이들의 내면 심리와 갈등은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 아래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독자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연령과 인생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노아의 방주>에서는 게임에 몰두하여 현실을 잊으려는 소년 노아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노아는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며, 자신을 위한 욕망과 타인을 위한 선행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됩니다. 노아가 할아버지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장면은 그의 내적 갈등과 욕망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나미가 오지않는 저녁>에서는 홀로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외로움과 그가 나미를 통해 느끼던 소중한 순간들이 담겨 있습니다. 나미가 더 이상 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할아버지에게 큰 외로움을 안겨주는데, 이는 작가가 현실에서 겪는 외로움과 소통의 부재를 고백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한 <홍콩블루스와 아르바이트>에서는 현실의 압박과 불안을 겪는 청년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욕망과 갈망을 다룹니다. 작은 부탁으로 시작한 도움이 불쾌한 욕망과 마주하게 되는 상황은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해피버스데이>에서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돌보는 며느리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시어머니의 치매로 인해 가족들은 어려움을 겪지만, 이를 통해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감정적 연결과 갈등이 드러납니다.
소설의 주요 캐릭터들은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어리거나 늙었거나, 병들었거나, 가난한 등의 이유로 고립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마치 절벽 끝에 매달려 살아가고 있는데도, 저자는 그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공감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각자의 욕망을 품고 있으며, 이 욕망이 그들을 삶의 고독과 불안에서 벗어나게끔 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김영 작가의 소설은 현대인의 삶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욕망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고독과 불안한 삶의 속에서도 욕망을 잊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