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사람들
캐서린 벨턴 지음, 박중서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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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사람들 / 캐서린 벨턴 / 열린책들 / 874페이지 / 사회학

[ 솔직 리뷰 ]

지금까지 이 사회가 제법 살기 좋은 사회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법에 의해서 돌아가는 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했다.

특히 인터넷의 발전, 언론의 발전 등으로 인해 가진자들의 횡포가 조금은 '못 가진자들'의 눈치를 보게 된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폭력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권력과 폭력.. 그리고 돈을 가진 막강한 자가 있었다.

그에게는 권력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었고, 폭력이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느 힘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돈은 어쩌면 당연하게 따라오는 전리품일지도 모르겠다.

캐서린 벨턴의 [푸틴의 사람들]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을 통해 어떻게 권력을 장악하는지, 그 권력으로 인해 얼마나 쉽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권력은 폭력을 통해 어떻게 더 공고해지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의 일이 아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는다.

두브롭스카 음악당에서 벌어진 테러

베슬란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테러

왜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게 되는지, ...

그건 그게 그냥 음모론이라서가 아니라 그 안에 정말 진실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목숨을 수단으로 밖에 보지 않는 사람들.

자신만은 다르다는 특권의식을 가진 사람들.

이런 이들에게 '인권'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

이들에게 자유는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것을 무한대로 누릴 수 있게 해주는 ' 자유인 것이다.

복잡한 러시아 이름을 가진 사람들과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

반복해서 드는 의문은

"왜 러시아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을까?"였다.

언론이 모두 조작되었기 때문일까?

그러기에는 분명 인터넷을 통해 알음알음 사실들이 알려지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백성들이 지금도 푸틴에 대한 엄청난 지지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무지한 시민이어서일까?

이들이 원하는 '국가'의 모습은 무엇일까?

배고픈 자들에게 아무리 숭고한 가치를 이야기한다고 해도 '지금 당장 내 배에 들어오는 빵 한조각'이 급하지 않을까?

책 [푸틴의 사람들]은 전체 줄거리는 러시아 푸틴의 이너서클. 그리고 푸틴의 정치 행보에 따라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들은 그동안 숱하게 신문에서 언급된 국제적 뉴스였다.

그런데 잘 아는 것이 없다.(그만큼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심하게 살고 있었다)

나랑 상관 없는 일이니까.. 라고 흘려버린 일들이...

어찌보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게 될 일일지도 모른다.. 라는 두려움이 생겼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인간의 생명을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 자들이 점점 많아지게 되면,

어느 쪽이고 너무나 쉽게 '안보'에 대한 불안 요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게 권력이니까..)

책을 처음에 읽어나갈 때는 생소한 러시아 이름들과 사건들, 지명들에 조금 당황했지만.

규모만 다를 뿐이지 이 모든일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일어났거나 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니.. 마음 한편이 무겁게 내려앉기도 했다.

과연 국가란 무엇이고, 권력이란 무엇인지..

전혀 무서울 것 없어 보이는 푸틴..

그보다 더 무서울 것 없어 보이는 김정은..

그런 김정은과 상대하고 있으면서 '전쟁'이 나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리들...

(어찌 보면 가장 무서울 것 없게 생각하는 것이 우리들이 아닌가..)

만일 북한이 러시아처럼 도발을 일으킨다면..

지금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벌인 것처럼 전쟁이 난다면..

그때 난 어느 자리에, 어떤 모습으로 위치하고 있을까?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책'을 통해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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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에세이를 쓰겠습니다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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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대로 된 글을 쓰고 싶은데.. 여전히 망설이기만 하고 있기에.. 어떻게 하면 시작할 수 있을지.. 이 책에서 희망을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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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타뉴의 노래·아이와 전쟁 책세상 세계문학 7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송기정 옮김 / 책세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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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작가 그리고 등단 60주년이라는 노년의 작가가 보여주는 과거에 대한 회고록.. 어떤 기록이고 어떤 글쓰기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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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토머스 도드먼 외 엮음, 이정은 옮김,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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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다른 사람들은 나만큼 전쟁사 수업을 듣거나 배우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이번 책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것, 배운 것은 전쟁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쟁은 단순 전투의 집합체가 아니었다.

전쟁에는 전투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 전투 외의 것들이 훨씬 더 많이 존재한다.

책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은 그렇게 전투 외의 것들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들려준다.

1편에서는 조금 더 전투와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면,

2편에서는 전투 외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로 구성되어 있다.

2부의 서론을 여는 스테판 오두앵루조의 목소리를 빌려서 말하면, 전쟁은 단연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충격적 집단 경험이다.

이 충격적 집단 경험을 함께 하는 것은 군인만이 아니라 민간인도 함께 전쟁을 겪게 된다. 그렇기에 2부는 [군인 쪽에서] 그리고 [시민 쪽에서] 각각 전쟁을 바라보게 된다.

군인들이 겪게 되는 다양한 전쟁경험들, 그리고 시민들이 겪게 되는 전쟁 경험들..

같은 전쟁이지만 ... 이를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다양한 전쟁 경험들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이 전쟁 경험에 있어서 '수용소' '배고픔' '잔혹함'이라는.. 전쟁이 아니면 겪을 필요가 없는 것들에 대한 비극적 체험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신체적 경험, 장소에 대한 경험, 시간에 대한 경험을 통해 '전쟁'이 주는 특수성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1편을 보면서는 '전쟁'을 준비하는 '군인'들이 반드시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전쟁'을 결심하게 되는 '정치인'들이 또한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육대' 필독서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리고 2편을 보면서는 이것은 '전 국민' 필독서가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전쟁은 '남의 나라'일이 아니기에...

그리고 전쟁이라는 것이 단순히 전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쟁 후 회복이라는 것, 전쟁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미국의 남북전쟁'에 대한 이야기.. 전쟁에서 승리하였으나 그 승리의 기쁨도 잠시.. 결국 남쪽에서도 북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 북군의 '재향군인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는 <끝나지 않는 전쟁>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처럼 이념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서는 이들의 이야기가 딱히 남의 이야기라는 생각보다는.. 언젠가 우리들이 겪게 될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부연방군의 결정적인 군사적 승리는 남북 전쟁을 <종식>시키지 않았다. 분쟁은 재건 시대를 특징지은 인종폭동과 정치적 대결의 형태로, 더 넓게 보면 전쟁의 기억을 둘러싼 충돌의 형태로 계속 이어졌다. 또한 그 상처가 대부분 아물지도 않은 상이군인들, 그리고 정신적 부상자들이 연금과 일종의 감사 표시를 얻기 위해 벌이는 끝없는 투쟁을 통해서도 분쟁은 계속 이어졌다. 이러한 신체적, 심리적, 정신적 후유증은 국가적 상사력에서 남북 전쟁의 <끝나지 않는 작업>을 자명하게 보여준다."(938)

또한 <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의 기억들을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책에 나오는 <미라이 학살> <집단 학살 쇼와>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투하> 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정말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렇게 한편 한편을 읽다보니.. 그 어떤 책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좋았어~'로 끝나는 책이 아니다.

책에 등장한 수없이 많은 문학작품들, 영화들, 미술작품들을 다시 만나게 될 때, 그 때 꼭 다시 이 책을 펼쳐셔 다른 지성인들이 그 작품에 대해서 어떤 시선으로 이야기했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어떠한 언론이 이야기될 때 과연 그 언론이 가지는 효과가 단순히 하나인지, 아니면 그 이면에 혹시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다른 이야기들이 있는지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삶을 견대내는 일은 엄연히 모든 생명체의 첫번째 의무다. (...)

오래된 격언을 기억하자

SI VIS PACEM, PARA BELLUM 즉, 평화를 유지하고 싶다면 전쟁을 위해 무장하라.

이 격언을 다음과 같이 바꾸는 것이 시기적절할 것이다.

SI VIS VITAM, PARA MORTEM. 즉, 삶을 견뎌내고 싶다면 죽음을 위해 준비하라.>

우리들에게 있어 '삶을 견뎌내기 위해서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전쟁을 생각하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그러기 위해 전쟁을 상기시키는 이 책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은 평화를 바라는 지금의 우리 모두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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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씩 자란다 -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
김달님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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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의 어머니께서 암 투병 중에 소천하셨다.

사정이 있어서 장례식장에는 가지 못했지만 상을 치루고 돌아온 친구와 잠시 이야기를 할 시간이 있었다.

생각보다 담담한 친구의 모습을 보며 '죽음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했다.

과연 나는 이 친구처럼 '담담하게' 죽음을 준비할 수 있을까?

그 일이 있은 후 책 [우리는 조금씩 자란다]를 읽었다.

처음에는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사랑의 말들"이라고 해서

그냥 '좋은 말'들을 묶어 놓은 에세이 정도겠지 라고 생각했다.

타인의 말에 귀기울이며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내는 저자가 참 대단하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고 나니 분명 그러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고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였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보내고, 남겨진 삶 속에서 상실과 애도의 시간을 보내는 그 이야기가 책의 주된 스토리였다.

죽음을 맞이하는 자들에 대해 포커스를 맞춘 책들은 종종 본 적이 있는데,

떠나보낸 후 남겨진 자들의 마음을 다룬 책은 신선했다.

이미 떠나간 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그리워하고, 애도하는 남겨진 자들.

여전히 죽음은 익숙한 주제가 아니고, 크게 무섭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반갑지도 않은 것이기에..

책을 읽는 동안 애써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떠올리는 기분이었다.

"사람들의 포옹, 사람들의 말, 사람들의 마음이 향하는 곳이 결국엔 상실 이후에도 살아가야 할 나의 삶이라는 것을."

깨달은 저자에게 삶은 ..뭐랄까? 별거 없는 것이다.

"산다는 게 뭐 별건가 싶을 때 조금 더 살아볼 만해지는 것처럼.

그리고 생각한다.

세상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의 하루가 있고,

그 하루가 쌓인 사람들의 삶을 결코 다 알 수 없을 거라는 것.

몰라서 계속 궁금해지고 신기해지는 마음이 나에겐 세상을 좋아하는 방식이라는 것."(180)

저자가 세상을 좋아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내가 세상을 좋아하는 방식'과 닮아 있었다.

궁금하다. 신기하다. 왜 그럴까?

대체로 많은 것들이 궁금한 편이다.

모두가 무리없이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도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 일쑤다.

약간은 틀어서 보기도 하고, 다른 이들과는 다른 감정을 가질 때도 있다.

그렇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좋아하고 있다.

저자 또한 저자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좋아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하루를 살아가게 된다. 하루를 좋아하게 된다.

* 출판사 지원도서로 읽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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