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의견일 뿐이다 - 불확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진짜를 판별하는 과학의 여정
옌스 포엘 지음, 이덕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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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흐름출판으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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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견해들은 쉽게 얻는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의 주장을 통해 생각하거나 특수하고 논리 정연한 이유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글쓴이의 논증에 허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거나 글쓴이가 고려했어야 하나 그러지 않아서 사실을 빠뜨렸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는 것도 어렵다. ─ 『독서의 즐거움』, 수잔 와이즈 바우어

─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세상이다. 고도로 발달한 통신 네트워크와 민주적인 사이버 커뮤니티는 발언의 기회에 차등을 주지 않는다. 블로그, SNS,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형태로 모두가 '의견'을 말하고 있고, 여기서 돈만 낸다면 세상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뜨는 광고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의견이 다 확실하고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지는 않음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구독자로 힘이 생긴 일부 유튜버들은 자극적인 소재로 조회수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의견'에 많은 회사들이 너도나도 애플 사이다 비니거로 상품을 냈지만, 최근 이 식품의 효과에 대한 논문이 철회되었다. 유튜브에는 AI로 만들어진 가짜 의사들이 나오는 광고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잡음을 거르고 진짜를 가려내야 할까? 가짜 뉴스가 판치는 지금 우리에게 예방 주사 같은 책이 나왔으니. ​─ 이러한 흐름은 전 지구적으로 발생되었고, 문제를 인식한 한 신경심리학자가 펜을 꺼내들었다. 그 집적물이 바로 옌스 포엘의 『사실은 의견일 뿐이다』, 흐름출판에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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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세계는 이 혼란을 더욱 악화시킨다.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는 정보에 노출되고, 신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수많은 출처를 접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진실을 탐색해야만 한다. 과학적 사실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것이 도출된 방식까지도 깊이 이해하고, 그 신뢰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탐구 능력은 학교에서도, 어떤 직장에서도 배울 수 없다. ​바로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썼다. ─ P.9, 「한국 독자들을 위한 특별 서문」


언어를 만들고, 문명을 창조했으며, 달에도 가보고, 최근에는 인간의 지능을 훨씬 뛰어넘는 AI까지 만들었지만, 이 지구상에서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만 놓고 보면 얼마나 약하고 초라한지. 저자 옌스 포엘은 목차에서부터 인간 지능의 한계들을 지적한다.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치고, 관찰도 기억도 잘 하지 못하고, 우리에게 있는 것만 측정할 수 있고, 자신의 방법을 의심하지 않고…….

저자가 이러한 주제를 풀어나가는 데에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온갖 정보들이 쓰인다. 우리는 모든 것을 확실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1세 미만의 아이에게는 꿀을 주면 안 된다'라고. 유아 보툴리누스 중독 사례로 인해 퍼진 이야기지만, 연구의 많은 사례에서 꿀이 질병과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밝혀냈고, 몇몇 사례에서는 집 안 식물과 정원에서도 병원균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보툴리누스균에 감염되는 경로는 여러 가지가 된다. 하지만 거기서 가장 쉬운 예방법이 '꿀을 주지 않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대를 거치고 거쳐 '1세 미만의 아이에게는 꿀을 주면 안 된다'는 문장만 남게 되었다. 또, 참을성이 있었던 아이들이 나중에 더 많은 것을 성취했음을 이야기하는 '마시멜로 실험'도 나오는데, 만약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 중 어떤 아이들은 충분한 자원이 있는 환경에 있었고, 또 어떤 아이들은 빈곤한 상태여서 두 번째 마시멜로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 실험은 통해 저자는 우리가 측정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측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 애사비는 안 샀지만, 카테킨은 산 사람, 그게 바로 나예요. 최근 나는 AI로 만들어진 광고에 이골이 나있었던 터라 이런 책이 나왔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반가웠다. 책을 받고서는 그래도 심하게 속은 적은 없다는 살짝 오만한 생각을 가지기도 했지만, 책은 나 역시 꽤나 많은 부분에서 정보를 받아들이고 다루는 방식이 허술했음을 알게 해주었다. 애사비는 안 샀지만, 카테킨은 산 사람, 그게 바로 나예요.


마지막, 저자가 권하는 「보다 나은 판단을 위한 지침」까지 읽고 나니 세상을 더 의심하며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걱정 없겠다고 털고 끝내기에 우리는 저자가 지적한 대로 많은 것을 놓치고 관찰도 기억도 잘 하지 못하지 않은가. 한참은 끼고 살며 더 정확하게 정보를 처리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또, 누구에게나 그럴 수밖에 없을 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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