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
본 서평은 열린책들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
생명법은 인간이 잉태된 순간부터 13세에 이를 때까지 그 생명에 대한 침해를 금지한다.
그러나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아동은 부모가 소급적으로 <중절>할 수 있다.
─
코너 래시터
코너는 어느 날, 부모가 자신을 언와인드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코너의 언와인드 날짜는 가족들의 바하마 여행 전날. 자신의 비행기표만 없다는 사실을 의아하게 여긴 코너가 자신의 언와인드 의뢰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리사 메건 워드
리사는 태어났을 때부터 주 정부의 피보호자였다. 피아노에 특출난 재능을 보이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주립보호시설의 예산 문제로 언와인드 당할 운명에 처한다.
레비 제더다이어 콜더
신앙심 깊은 가정에서 태어난 레비는 십일조로 언와인드 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다.
언와인드란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아동이 부모의 동의하에 모든 부위를 필요한 다른 사람의 몸에 이식하는 걸 말한다. 그리고 사회는 이 또한 살려 둔다고 표현한다.
부모와 사회가 멋대로 부여한 운명에 순응할 수 없었던 코너와 리사는 살기 위해 도망을 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꺼이 십일조로 언와이드될 준비를 하던 레비가 인질로 잡힌다. 잡히면 이대로 언와인드 된다. 자유의지 없이, 타인의 부속품으로 살아가야 한다.
유토피아를 표방하는 이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분해 당할 운명의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
우리나라에선 이미 『수확자』로 유명한 닐 셔스터먼의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가 열린책들 출판사를 통해 드디어 공개되었다. 『언와인드 디스톨로지』는 임신 중절 수술은 불법이 되었지만, 태어나고 13세부터 18세까지 성장한 아이는 <중절>할 수 있는 세계를 바탕으로 한다. 아주 쓸모 있는 방향으로.
'성장한 후에 중절'이라는 발상, 닐 셔스터먼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이런 극단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린 걸까?
소설을 읽다 보면 저자가 요즘 사회의 거의 모든 문제를 조각조각 수집해 하나로 기워낸 듯 보인다. 장기 이식, 의료 기술의 진보, 잉여 인간의 증가, 인간의 가치 하락, 낙태, 청소년의 비행 등등의 문제들. 첫 페이지부터 상당히 자극적이고 말도 안되는 설정을 열고 들어가지만, 책장을 넘길 때마다 요즘의 문제들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작가는 그만의 필력과 촘촘한 설정으로 독자를 작품 속으로 깊게 끌고 들어간다.
낙태할 수 없는 세계, 무책임한 부모들은 늘어나고 언와인드 될 아이들과 이미 언와인드 된 아이들이 꽤 많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 쓰이는 캐릭터는 타일러라는, 이미 언와인드 된 아이의 이야기였다. 짧지만 강렬했던 타일러의 서사, 내가 여기서 말하면 재미없을 테니, 다들 궁금했으면 좋겠다.
─
『소설 쓰는 로봇』이라는 책에서 SF가 더욱 발전된 미래 과학기술의 혜택을 받은 신인류가 살아갈 세상은 어떨지를 그린 작품이라던 문장이 꽤 인상 깊었는데, 이 유토피아처럼 보이는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언와인드 당할 운명에 처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만약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대와 세계에 <생명법>이 있다면? 하고 괜히 상상해 본다. 조각내서 남 보태도 쌀 인간이 어디 있으랴. 유년기~청소년기의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부모님 승인 하에 언와인드 된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나는 말 잘 듣는 아이는 아니었으니까.
타인에게 '풀어질' 운명이었던 세 아이는 하비스트 캠프에서 도망치고, 자신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할까?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는 4부작. 아직 1권에서 미처 해소되지 못한 떡밥들 때문이라도 나는 이 작품의 끝장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