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제럴드, 글쓰기의 분투 - 스콧 피츠제럴드는 ‘이렇게 글을 씁니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차영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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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우주님이 모집하신 #우주서평단

스마트비즈니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헤밍웨이의 글쓰기에 이어 피츠제럴드의 글쓰기 철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되었다.

스마트비즈니스 출판사의 『피츠제럴드, 글쓰기의 분투』. 독자가 이 책을 읽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작가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를 보며 나의 글쓰기에 적용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소설가는 어떤 생각으로 그의 소설들을 썼는지 읽고 느껴보는 것이다.

(1) 작가는 어떻게 글을 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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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서 새로운 창조가 더 위대한지,

기존 형식을 완벽하게 보완하는 것이 더 위대한지,

네가 물었지.

피카소가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한 말을 인용하면

적절한 대답이 될 것 같구나.


"우선 뭐든지 새로운 걸 해라. 그러면 누군가 따라와서 예쁘게 다듬을 것이다."

─ P.105,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1938, <서신집>

초등학생 때 숙제로 제출했던 독후감에는 빨간 글씨로 F가 적혀있었고, 팬픽이 유행할 시기에 나도 한 번 써볼까 몇 줄 끄적여봤지만 소설을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그만두었다.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꾸역꾸역 쓰다 보니 내 이야기 정도는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설 쓰기는 어려웠던 사람이다. 작가, 그런 꿈은 10년, 20년 묵혀둬야 진심 같고 응원하고 싶어지는 건 아닌지.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하려면 좀 더 묵혀둬야 할 것만 같았다.

『피츠제럴드, 글쓰기의 분투』는 피츠제럴드가 주고받은 편지들과, 쓴 글에서 '글쓰기'와 관련된 문장들을 발췌해 엮은 글이다. 짧은 글마다 담긴 글쓰기의 정수. 수없이 많은 이유로 아직은 작가가 될 수 없음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지만, 그 걱정 중 하나는 이 책으로 덜어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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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럭저럭 괜찮은 이야기를 써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무도 이 이야기를 받아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거야.

편집자를 의식하는 행위는 내게 재앙과도 같거든.

그들의 비판은 나중에 생각하지 뭐…….

─ P.74, 헤럴드 오버에게, 1935, <서신집>

/

어느 순간 오직 특정한 사람들을 위해서만 글을 쓰는 때가 올 겁니다.

그리고 그 외의 사람들이 어떤 의견을 가지든,

거의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않게 되겠지요.

─ P.75, 크리스천 가우스에게, 1934, <서신집>

예술가들은 종종 흔들리기 마련이다. 글을 쓰는 예술가들이 스스로의 의지가 흔들릴 것 같을 때 피츠제럴드는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갔는지, 이 책으로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덧붙여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헤밍웨이의 책도 쓰는 삶에 도움이 될 것이다.

(2) 소설가는 어떻게 이 소설을 썼는가.

독서인이든 비독서인이든 살면서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안 들어본 이가 과연 있을까. 『위대한 개츠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폭죽이 터지는 밤하늘을 뒤로하며 건배를 올리는 그 유명한 장면의 원작이 피츠제럴드의 소설이다. 가름끈이 짧아 여전히 읽지 못했지만, 소설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는데, 피츠제럴드가 어떤 관점으로 그의 작품을 써 내려갔는지도 이 책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를 쓸 때 롱아일랜드의 전형적인 이야기나 사기꾼, 불륜이라는 흔한 소재를 배제'하고, '언제나 그를 강하게 사로잡는 작은 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음을 동료 작가에게 이야기하고, 소설 속 인물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을 많은 편지를 통해 알렸다. 작품을 온전히 나의 생각과 상상력으로 씹어 먹어도 좋은 독서 경험이 되어 주지만, 작품과 함께 작가의 관점을 즐길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을까. 글쓰기에 뜻이 없는 독자라도 피츠제럴드의 작품을 좋아하고, 더욱 많은 이야기가 듣고 싶다면 꼭 권하고 싶다.

이번 책은 서평단을 모집하신 우주님과 함께 글쓰기 활동을 하며 읽어나갔다. 글쓰기방이 혹시 소설 쓰기인 걸까, 처음엔 걱정하며 들어갔는데,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이야기를 오천 자나 써봤다. 여전히 공개하기엔 부끄럽고, 내가 작가가 되기엔 마음이 걸리긴 하지만…. 글쓰기에 뜻이 있다면, 이 고전 작가의 글에서 힌트를 얻어 새로운 영감을 얻든 창작 활동에 첫 발을 내디든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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