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시몬 비젠탈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해바라기 / 시몬 비젠탈 / 뜨인 돌

 

삶은 종종 그 어떤 소설보다도 극적인 순간을 선사한다.

소설 속의 한 장면이었다면 받아들일 수 있었을 그 순간은

현실의 한 장면으로서는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운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장면은 영원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아마도 시몬 비젠탈에게 닥친 그 순간이 그러할 것이다.

비젠탈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강제수용소에서

죽음 아니면 노역만이 있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노역을 나간 병원에서 비젠탈은 간호사의 손에 이끌려 한 병실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병실 안에는 죽어가고 있는 독일군 장교 한 명이 있었다.

22살의 젊은 독일군 장교는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유대인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고백하고 또한 참회한다.

사실 고백과 참회의 그 순간도 비젠탈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헌데 독일군 장교는 비젠탈에 한 가지 부탁을 해버린다.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부탁.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게 되었고 또한 진심으로 참회하는 독일군 장교.

그러나 자신의 동족이 당했던 참상.

비젠탈은 고민 끝에 어떤 선택을 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 선택이 옳았던 것인지에 대하여  고민에 빠져버리고 만다.

수용소의 동료들과 이야기해도 답이 나오지 않던 이 기억은

2차 세계대전이 종전 이후 이 책 '해바라기'로 만들어진다.

 

글의 말미에서 비젠탈은 질문한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한국판 '해바라기'에는 2부가 있다.

비젠탈의 질문에 대하여

유대교와 기독교의 관계자로부터 비젠탈과 같은 강제수용소의 생존자,

반대로 히틀러 치하에서의 정부 수뇌,  달라이 라마, 킬링 필드의 탈출자,

한국의 민주화 투사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답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신은 이 의견 중 하나에 동조할 수도 있고, 답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전혀 다른 답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이 어떤 답을 하더라도

비젠탈이 던진 질문이 갖는 무게가 너무나 무거워 그 어떤 답도 가벼워 보이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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