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노트 6, 7권을 보고 -
치밀한 두뇌 싸움이 어지럽게 펼쳐지는 만화 데스노트.
6,7권을 통하여 라이토는 L에게 승리를 거둔다.
그 결정적인 장면은 라이토가 데스노트를 손에 쥐며 기억을 되찾는 순간.
데스노트의 주인인 라이토가 되살아나며 치명적인 계획을 진행시켜 나간다.
그러나 이 장면은 나에게는 위화감을 가져다 주었다.
'기억을 되찾는 순간 데스노트 주인으로서의 라이토가 되살아난다' 는 것은
데스노트 주인으로서의 라이토의 기억과 인격에 우선권을 줄때에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실제로 데스노트 주인이 아닌 라이토로서 L과 합동수사를 하고
우정이라면 우정을 쌓아온 기억이 사라진 것도 아니고,
또한 그 기간 동안의 라이토로서의 인격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데스노트 주인이 아닌 라이토로서의 인격이 한 순간에 사라진 것은 석연치가 않다.
좀 더 자연스러운 장면은 데스노트를 손에 쥔 순간 2개의 인격,
혹은 2개의 기억이 충돌하여 혼란을 겪는 것이 아닐지?
물론 데스노트 주인이 아닌 라이토의 경우에도 데스노트 주인으로서의 기질이 잠재해 있는 것이지만,
기질이 발현하기까지의 시간조차도 고려되지 않는 장면은 조금 급하지 않았나 싶다.
더구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인격도 되살아난다고 하는것은
기억 = 인격의 등식을 인정해야 가능하다.
물론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이건 누구한테 물어봐야 겠는걸^^?)
데스노트 주인이 아닌 라이토의 인격에 그 이전의 기억만 되살아난다면?
오히려 고통스러워하며 자백해버리는 장면이 나올지도 모른다.
(물론 그 경우 작품이 끝나 버리는 결과가 발생하긴 하는데^^;)
고뇌의 챕터가 1챕터 정도만 더 있었으면 연이어진 추리로 복잡해진 머리도 쉬어갈 수 있고
작품의 인간적인 깊이도 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