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심란하게 하는구나.

네티즌 평에는 왠지 기대하고 봤다가 실망했다는 평이 많던데,

개인적으로는 공감 100%하면서 본 영화.

 

사랑이 생겨나고 그 사랑이 스러지는 과정이 별 다른 설명없이 보여지고 있다.

황정민이 서울에 다녀와 터미널에서 임수정을 만나는 장면에서

임수정이 황정민의 얼굴을 보며 못 생겨졌다고 말하는데,

나도 이전에 바로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있어서 심란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이 대사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영화에서는 주어지지 않는데

이런 설명없는 장면들에 공감할 수 있다면 영화가 마음에 와닿을 것이고, 아니라면 별로겠지.

일부러 그런 설명들을 생략했는지, 그냥 없는건지는 모르겠다.

 

황정민은 요양소와 시골집으로 보여지는 사회 밖의 삶에도

클럽과 공효진의 집으로 보여지는 사회 속에서의 정처없는 삶에도

그 어느 한 쪽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그리고 그 흔들리는 마음에 연인들-임수정만 아니라 공효진도-은 상처를 입는다.

 

근데 어느 한쪽에도 정착하지 못하는 그 모습이 마치 우리 모습같기도 하다.

정말로 도시와 사회를 떠나서 살아간다는 것은 가능한가?

결국 어딘가에서는 돈이나 법을 통해 연결되어 있고,

떠나 있었던 만큼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도시 속에서 혼란스런 삶을 살아가다 보면

결국 내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피상적인 자극에 불과하고,

나 자신의 마음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는 느낌에 사로잡히고는 한다.

 

나도 연인들도 모두 상처입고 흩어져 가버린다.

비슷한 시기에 사랑이라는 영화가 개봉하지 않았나?

행복을 보기 전에는 저 사랑이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영화가 사랑뿐만 아니라 정말로 사람의 행복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인카피 -사랑, 그 잔인한 (행복) /변치않겠다는 새빨간 거짓말 - 너무 잘 만들었다.

저 카피만으로도 우울해진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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