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가십시오'

직원 누나의 평범한 인사말이

왠지 모르게 이젠 가라는 듯한 말로 느껴져버려서,

서서 물건을 담지도 못한 채 그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울림으로 그런 문장을 들어버리면

빨리 나가서 안녕히 가지 않으면 안될 듯한 느낌이 든다.

친절과 예의로 사람을 날려버린다는 것은 이런 것인가 싶기도 했다.

근데 곰곰 생각해보면 그건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보내버리기 위한 말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말을 한 누나의 피로랄까, 체념 같은 것이 은연중에 묻어 있는 쪽이었다.

사람들은 생각지 못한 자리에서 그런 감정을 접하게 되고는 당황해서 그 자리를 뜨게 된다.

휴우 하는 한숨 뒤에 잘가라는 말을 들어버리고서 계속 있기는 어색하니까.

더구나 계산도 끝났으니 가는 게 도리에 맞기도 하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절차에 어긋남은 없는 것이다.

헌데 그 누나는 자신의 인사말이 사람들을 날려버리고 있다는 것을,

즉, 자신이 그렇게 자기 기분을 드러내고 있다는 걸 알았을까?

아마, 몰랐을 것 같은데.

그럼 나도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내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많이 있을까?

좋은 기분이라면 모르겠지만

힘든 기분이라면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식으로 나눠주고 싶지는 않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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