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

타인의 고통 ㅣ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신기하게도 알라딘 서재검색에서 이 책에 대한 리뷰가 그다지 나오지 않는다.

여기는 책에 관해서는 없는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다행히 포털 블로그 검색에서 발견한 리뷰들은 시샘이 날 정도로 수작이어서

머릿 속에 모호하게 맴돌던 책의 내용을 정리해주기까지 했다.

짧은 글이나마 알라딘에 이 좋은 책에 대한 리뷰를 올려야겠다.

우리가 사진이나 TV를 통해 전쟁을 접하며 어떠한 연민을 품는 것은

한편으로는 우리가 전쟁지역에 있지 않은 외부자라는 무의식적인 생각으로부터 나온다.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전쟁을 알리는 이미지들이다.

전쟁의 극적인 부분을 담아내며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우리 곁으로 전쟁의 느낌을 가져다 주기보다는

이미지가 주는 효과만을 가져다 주는데 그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전쟁 이미지를 소비하면서 생겨나는 연민이 아니라

실제적인 공감과 행동이다.

 
즉, 전쟁에 대해 끔찍한 일이라고 말하며 TV화면을 끌 수 있다면

정말로 전쟁을 끔찍함을 마음 깊숙히 느끼고 있기 보다는

단지 끔찍한 이미지라고 말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책으로부터 이 내용을 전달받고 생각해보니,

현대사회에서 전쟁을 접한다고 하는 것은

이미지를 벗어나서 이루어지기가 정말 힘든 것 같다.

나를 둘러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어야 어떤 매체의 전달이 없어도 알 수 있고

현실적으로 마음에 와닿을 수 있는 반면,

먼 지역의 일이라면 제공되는 이미지 이외에 어떤 방법으로 그 일을 알 수 있을 것인가.

바로 옆의 현실 아니면 이미지.

전쟁을 접하는 방법이 두 가지 밖에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미지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책은 바로 이 부분,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미지를 통해 알게 되는 전쟁을 나의 현실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명쾌한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

하기야 명쾌를 기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는 하다.

다만 저자인 수전 손택이 보여주었듯이

단순 이미지가 아닌 전쟁의 배경과 내용에 대해 공부하고,

실제 현장으로 나가보는 방법 등이 제시없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방법을 실천하기 이전에 다만 이미지로서만 전쟁을 받아들이며

그 전쟁에 대해 무의식적인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고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