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야기'

얼마나 매혹적인 단어인가.

세계와 삶이란 결국 이야기의 씨실 날실에 의해서 짜여지는 것이고,

우리는 작가이자 독자로써 그 수 많은 이야기들을 자아낸다.

 

이야기는 우리 삶 곳곳에서 그 모습을 불쑥 불쑥 드러낸다.

손에 쥔 책이나 소극장에서 보는 연극을 통해서 만이 아니라

술자리에서 만취한 친구의 입으로,

울면서 화내는 여자친구의 입으로,

심지어 동네 놀이터에서 만난 취객 아저씨의 입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열세번째 이야기는 책이면서도

마치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의 말인양 풀어지고 있다.

책방에서 일하며 나날을 보내던 주인공에게

지금까지 과거를 드러내지 않던 희대의 작가가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며 편지를 보내오는 것으로부터 시작.

주인공과 작가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하고

우리는 읽기보다는 듣고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덕분에 우리는 어느새 상당한 분량의 페이지를 넘기고 있는 것이다.

책을 추천받으며 들었던 두께는 있지만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금방 읽더라 라는 말은

이런 이유에서였던 것이다.

 

안에 담긴 이야기는 심각한 반전이나 트릭이 아니라

강력한 마력을 가진 소재들, 근친과 태어날 때 부터 보통사람과 달랐던 쌍둥이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불길함과 그 불길함을 씻어버리기 위해 노력하다 실패한 사람들,

또한 숨겨진 이야기가 내내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있다.

그것은 자체로 힘을 가졌고, 그저 따라가면 된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또한 이야기가 전달되는 방식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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