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속도

어둠의 속도
엘리자베스 문 지음, 정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4월

자폐증을 가진 루 애런데일이지만,

직장을 가지고 있고, 펜싱모임을 나가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루의 일상을 뒤흔드는 사람들은 오히려 '정상인'들이다.

루에게 강제로 자폐증을 치료하는 수술을 받게 하려는 상관이나

자신의 실패를 루의 탓으로 돌리는 예전 친구 등은

루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와 행동으로 루를 곤란하게 한다.

적대자들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행동도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가운데

루는 자신의 중심을 잡으려고 애쓴다.

섬세한 묘사는 루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은 우리도 이해할 수 없는 것임을 납득시키고

이를 통해 정상/비정상이라는 기준이

별것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다.

그런 혼란 속에서 루는 빛보다도 어둠의 속도가 빠르고

그 어둠이 세계를 먼저 뒤덮은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사실 '정상인'끼리도 서로를 이해해 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해가 시작되기 전에 서로에 대한 무지와 선입견, 오해가 자리잡기 쉽고,

이를 보면 어둠이 더 빠르다는 말도 맞는 것 같다.

신선하고 애정이 깔려 있는 시각을 통해

자신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