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잡아먹는 영작문 - 영어원서 바꿔쓰기 훈련법
최용섭 지음 / 비욘드올(BEYOND ALL)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 원서 잡아먹는 영작문 | 최용섭 | 비욘드올 | 2011.08




학창시절부터 적잖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지만 늘 변치않는 부담이자 고민이며 작심삼일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영어다. 사정이 이런지라 늘 일정 주기마다 영어공부에 (새롭게) 도전하고 (다시) 포기하길 반복하곤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 우연히 만나 쏠쏠한 재미를 봤던 책이 《원서 잡아먹는 영단어》였다. 그리고 얼마 전 《원서 잡아먹는 영단어》에 이어 《원서 잡아먹는 영작문》이 나왔다. 이번에는 영작문이다. 영단어 책을 너무 잘 봤던 터라 《원서 잡아먹는 영작문》도 바로 만나보았다. 참고로 같은 시리즈지만 분야가 다른 책이라 저자 또한 영단어책과는 다른 분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 영어를 봐왔지만 아직도 영작문은 어렵다. 아마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읽기와 듣기가 비교적 수동적이라면 그에 비해 말하기와 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보다 능동적인 활용이기에 더 어렵고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영어 글쓰기 교육은 주로 시험을 위한 것이다보니 그저 감점 당하지 않을 정도의, 틀리지 않는 수준의 글쓰기를 지향한다. 유학을 목표로 하는 토플 준비생들조차 영작보다는 상대적으로 쉽게 점수를 낼 수 있는 독해나 듣기에 집중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세련된 영어 글쓰기는 고사하고 영작문은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는 일이 빈번하다.




사실 우리말로 글쓰기도 어려운데 외국어로 멋진 글을 쓴다는 건 당연히 힘든 일이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몇년 전에 한 인터넷 책카페에서 우리말로 책을 읽고 서평까지 쓰는 외국인을 알게 됐다. 종종 맞춤법이 틀리는 것 외에는 별로 흠잡을 데 없는 글이었기에 그가 우리나라에 온지 몇 년 안 된 외국인 노동자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었다. 조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어 강사를 하고 싶다는 남다른 꿈이 있긴 했지만, 그에겐 외국어인 우리말 책을 읽고 그 감상과 생각을 다시 우리말로 멋지게 쓰던 그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더불어 외국어로 글을 쓰더라도 유려하고 세련된 문장이 왜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원서 잡아먹는 영작문》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영어 작문이 '정확한 뜻을 전달하는 글쓰기'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책의 저자는 기본적인 의사 표현은 물론이고 그보다 더 나아가 '보다 스타일리시한 영어 글쓰기'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영어로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저자는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정확하면서도 영어다운 영어 글쓰기 기술'을 익히고, 더불어 '세련된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책 《원서 잡아먹는 영작문》은 그런 유려한 영어 글쓰기를 위한 저자의 구체적인 기술 및 훈련법을 담았다.




《원서 잡아먹는 영작문》은 크게 영작문 기술과 영작문 훈련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파트인 영작문 기술에서는 저자가 그동안 직접 원서를 읽고 영어로 글을 쓰고 다른 이의 글을 검토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련된 영어 글쓰기에 필요한 핵심 내용을 정리해 놓았다. 간결하게, 정확하게, 설득력있게, 내용을 풍부하게, 그리고 세련되게 영어 글쓰기를 하기 위한 여러 노하우들이 담겨있는데, 평소 몰랐거나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세세하게 담겨있어 좋았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쉽게 풀어놓은 설명글로 되어 있어 부담없이 읽으면서도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작문 훈련을 끝내고 영작문 기술을 다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본격적인 영어 글쓰기를 위한 실질적인 훈련법을 소개한다. 비장의 무기는 바로 '베껴쓰기-바꿔쓰기-받아쓰기' 3종 세트! 이 3단계 영작문 훈련법이 이책의 핵심이다. 1단계 베껴쓰기는 영어 문장을 직접 쓰면서 한글과 영어의 품사, 문장구조, 표현의 특징 등의 차이를 스스로 체득할 수 있는 워밍업 단계다. 본격적인 영어 글쓰기 훈련으로 가장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2단계 바꿔쓰기는 영어 문장을 먼저 한글로 번역하고 그것을 다시 영어로 바꾼 다음 원문과 서로 비교하면서 교정하는 방법이다. 국내외 통번역대학원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법인 바꿔쓰기는 원어민 교정자가 없어도 스스로 정확한 문법과 영어다운 표현을 훈련하기에 더없이 좋은 학습법이란다.

마지막 3단계는 받아쓰기는 가장 집중이 필요한 훈련이다. 흔히 받아쓰기 하면 영어듣기 훈련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영어 받아쓰기를 하면 단어 하나하나를 집중하면서 듣기 때문에 영어 문장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높아져 영어듣기는 물론 영어 글쓰기 훈련에도 큰 도움이 된단다. 저자는 1,2단계인 베껴쓰기와 바꿔쓰기를 통해 이미 충분히 본문을 익힌 상태이기에 3단계 받아쓰기에서는 앞서 공부한 것을 정리하고 복습하는 용도로 활용하길 권한다. 《원서 잡아먹는 영작문》 두 번째 파트에서는 '베껴쓰기-바꿔쓰기-받아쓰기'의 방식으로 구성된 20일 간의 영어 글쓰기 훈련 코스가 짜여져 있다. 20종의 영어 지문은 명언이나 속담 같은 간단한 문장에서 시작해 고전문학이나 베스트셀러 도서, 스티브 잡스 연설문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영어 공부를 강조하는 시대지만 영어 글쓰기 교육에는 소홀한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영어 점수는 높지만 정작 영어로 조리있는 글을 쓰지 못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 글쓰기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괜찮은 영작문 교재를 찾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렇기에 이책 《원서 잡아먹는 영작문》의 등장은 더욱 반갑다. 

기존의 적당한 수준의 글쓰기에 머물지 않고 영어로 정확한 문장 구사는 물론 세련된 글쓰기를 목표로 하는 이책은 무엇보다 원어민 교정자가 없어도,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스스로 영어 글쓰기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베껴쓰기-바꿔쓰기-받아쓰기’ 3단계 훈련법을 통해 영어 글쓰기에 꼭 필요한 핵심 내용을 익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동안 수준있는 영작문 교재에 목말랐던 독자들에게 추천하고픈 영작문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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