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 ㅣ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며칠전 뉴스에서 우리나라 중학생의 공부 스트레스가 고등학생 수준을 넘어섰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소식을 접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과연 진정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을 공부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중학생의 공부 스트레스가 곧 초등학생으로 내려갈 것 같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거의 학교 이외에도 학원을 여러군데 다니고, 학교에서 배울 것은 학원에서 미리 다 배워가서 학교 공부에 대한 흥미가 매우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심지어는 영어 열풍이 불어서 초등학생 때 대학생들이 보는 토익,토플까지도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았다. 정말 우리나라 교육이 제대로 되어가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다.
고미숙 작가가 쓴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를 읽어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진정한 공부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좀 심하게 확대 해석해서 보면, 어쩌면 이 책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진정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의 부제는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이다. 아마 이 책 부제목을 학생들이 본다면, 매우 어이가 없을 것 같다. 안 그래도 하기 싫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말라니.. 공부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마치 전부인양 느껴지는 이 말만 보고 이 책을 볼 생각도 안할지도 모르겠다. 혹은 요즘은 누구나 공부를 잘해서 잘 산다는 생각에 더욱 공부를 잘하고자, 이 책을 읽으면 왠지 공부를 잘하는 비법을 얻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책을 집어든 이도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공부'란,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 공부, 시험 공부, 입시 공부가 아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의 삶 속에서의 공부를 말한다. 그래서 이 책 제목에서 말하는 '호모 쿵푸스'는 단지 학교 성적이 좋은 자가 아닌 공부를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하는 '공부의 달인'을 말한다. 마치 쿵푸(功夫)를 하듯이, 앎에 대한 열정으로 몸을 단련하고 일상을 바꿔나가는 존재라는 것이다. 단지, 학교를 다니는 동안이 아닌 인생의 모든 순간을 학습하는, 존재 자체가 곧 공부인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학교 현장을 보면, 특히 고등학교에서는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아이들은 오로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문제를 풀고, 정답만을 요구하며, 진정한 물음으로 인한 질문은 없이 주입식 교육의 산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심도있는 공부를 위해 토론을 한다면, 그건 단지 시간 낭비이며, 자신의 관심사를 위한 책읽기는 사치일 뿐이다. 정형화된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그것이 진정한 공부일까?
이 물음에 대해 저자는 우리가 해왔던 공부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예를 들면, 옛날 선조들의 공부방법인 암송과 책을 읽되 고전을 읽으라고 말하며, 여러 사람앞에서 구술하고, 진정한 스승을 만나 벗과 함께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자신의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저자는 책도 많이 읽었고, 고전 분야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도 한 분이라서 그런지 다소 익숙치 않은 의미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을 위한 진정한 공부를 위해 꼭 읽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책 뒷면에 쓰여진 1060세대공감이라는 말처럼 10대부터 60세까지 누구나 꼭 읽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진정한 호모 쿵푸스로 거듭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