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바빠요
다니엘 포세트 지음, 이자벨 사를리 그림, 이선미 옮김 / 큰나(시와시학사)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은 바쁘게 일하는 부모들이 많다. 특히나, 요즘은 경기가 워낙 나뻐서 더욱 그럴 것이다. 부모님들이 바쁠수록 아이들은 더욱 외롭다. 혼자 놀아야 하는 시간이 늘어만 간다. 아이들 역시 학원을 다니고, 친구들과 놀고, 때로는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도 부모님과 함께 할 시간이 없다는 건 아이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일이다.

 이 책 속의 주인공 '장'도 역시 무척이나 바쁜 아빠와 함께 살고 있다. 아빠는 늘 장에게 여유가 생기면 함께 놀러가자고 하지만, 늘 집에 일을 한가득 가지고 오는 아빠에게 그럴 여유는 없어 보인다. 그러던 어느날 장은 꿈을 꾼다. 아빠와 함께 '다정한 말'이라는 별로 꿈 속 여행을 떠나게 되는 꿈.. 꿈 속에서 장은 아빠와 떨어지게 되고, 아빠는 그런 장을 찾아서, '다정한 말' 별에서 '느긋느긋'별로, 그리고 '천개의 문'별에 가게 된다. 

 주인공들이 꿈 속에서 떠나는 별들의 이름이 참 재미있다. '다정한 말', '느긋느긋', '천개의 문'.. 그 별들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 또한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다정한 말'이라는 이름에서 보이듯이 이 별에 사는 사람들은 다정한 말만 하고, 다정한 말만 알아들을 수 있다. 그리고 '느긋느긋'별 사람들은 누구하나 시간이 없다고 허겁지겁하지 않고, 한가롭게 거니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또 그 별에는 시계도 없다. 처음에 아버지는 그 별에 가서도 평소대로 차갑고 날카로운 말을 외치고, 허둥지둥하며 시계를 찾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이내 그 별들에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 다는 것을 깨닫고는 다정한 말을 하고 느긋한 모습을 보이는 여유를 찾게 된다.  그런 후에야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들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별들의 이름과 그 속에서의 아빠의 태도와 그 별 사람들의 태도는 우리에게 단순히 동화를 넘어서 어떤 깨달음을 준다.  <아빠는 바빠요>에서는 책 속의 아빠캐릭터를 통해 너무나도 바쁘게 살며, 차갑고 딱딱한 태도와 말투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잊고 살아가고 있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될 가치로운 것들.. 다정한 말투와 삶의 여유와 진심어린 사랑을 '별'여행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느긋느긋> 별에 갔을 때, 아빠가 그 별에 시계도 없고, 정해진 시간이 없는 걸 보고, 어떻게 시간없이 살 수 있냐고 물었을 때,  <느긋느긋> 별 사람의 대답이었다. 

 "여기서는 누구나 나만의 시간이 있어요. 진짜 시간은 마음으로 알 수 있답니다.

 마음이 즐거울 때 시간은 가벼워요. 슬프거나 심심할 때 시간은 천천히 흐르지요."

  <아빠는 바빠요>는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것을 넘어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바쁜 현대인들.. 특히 맞벌이 부부, 일에 지쳐가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이 짧지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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