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보다 알찬, 유혹하는 글쓰기

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난 그의 글은 좋아하지 않는다. 단편을 몇 개 읽었을 뿐이지만-그 단편도 좋지 않았고

그의 글이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질 않는다.

하지만 이 창작론 책은 좋다.

'플롯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부분이 참 좋다.

어느 만화가 지망생이 "옷 주름이 그리기 어려워요." 라고 어느 작가에게 고민 상담을 하자 "옷 주름은 그리지 않아도 좋습니다." 라고 말해주는 것만큼이나 통쾌하다.

스티븐 킹은 플롯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다. 소설 쓰기에서 플롯은 항상 중요시됐기 때문이다.

플롯을 써먹더라도 '스토리'가 우선이라는 거다.

또한 주인공을 내 맘대로 하려고 하지 말고 그저 그들의 행동을 받아 적으라는 말도 좋았다.

실제로 그렇다. 내가 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알아서 움직일 때가 많다. 그들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가 만들어지곤 한다.

문장을 짧고 군더더기 없이 능동형으로 쓰라는 부분도 좋다.

여러 부분 줄을 그어 놓았다.

소설을 쓰면서 힘들 때마다 들춰봐야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스티븐 킹의 이 책 내용은 좋은데 이 책을 쓰는 스티븐 킹의 문장은 별로다.

나는 스티븐 킹과 문장상으로는 궁합이 안 맞나 보다.

또, 내가 글쓰는 기술에만 관심이 있어서인지 작가 자신의 인생 이력서를 쓴 '이력서' 부분은 재미없다. :)

제목과 표지는 내용보다 매력이 없다.

내 이상형, 포도밭 그 사나이

포도밭 그 사나이
김랑 지음 / 청어람 / 2005년 7월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에서의 택기가 더 좋다.

택기는 택택거려야 제맛인데^^ 책에서의 택기는 내내 지현에게 존댓말을 한다.

드라마에서 나왔던 별이 가득한 밤하늘, 밤벌레, 강빛..이 없다. 드라마에선 그 모습이 참 예쁜데..노래도 좋고^^

참 좋아하는 드라마 포도밭 그 사나이를 태어나게 한 원작을 읽다. :)

절망의 구

절망의 구
김이환 지음 / 예담 / 2009년 8월

읽기 시작하면서 마음에 들었던 점은  

글이 쉽다는 것이었다. 이해가 잘 되게 쉽게 잘 쓰여진 글에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구의 등장이 빨랐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바로 흘러가는데 

재미있고 잘 읽히는 책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인 '절망'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엔딩이 맘에 들지 않는다.. 

영화로 만들면 상당히 재밌을 것 같다. 

봄햇살같은 책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1993년 5월

월든. 

라디오에서 리뷰를 듣고 내내 궁금해 했었던 책이다. 

우연히 오빠네 갔다가 발견한 월든. 

처음엔 좀 심심하고 지루해하며 읽었는데 

책은 점점 재밌어졌다. 

저자의 그 당시 사회에 대한 자세가 처음에는 이해도 좀 안되고 자주 그런 내용의 말들을 내뱉는게 거슬렸는데 좀 읽다보니 그 부분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은 착하다.  

또한 코믹해서 '풉' 하고 웃게 만드는 부분이 계속 나오는데 나는 그런 부분들을 무척 사랑하게 되어서 색연필을 찾아 줄을 쳐야만 했다.

저자의 글쓰기가 좋다. 심각해지고 비현실(?)적이 될때는 조금 어렵기도 하다. 

월든에는  

저자가 보았던 느꼈던 것들이 모두 들어있으며, 독자또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착하고 따스하고..그리워지는 책. 월든. 

책을 덮자마자 또 다시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월든을 다 읽고 9월을 맞는다..

그녀는 아프리카로 떠났을까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배수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0년 12월

배수아라는 작가의 책을 처음 읽었다.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도서관에서 읽었는데, 계속 반납이 되질 않고 있어 사서에게 물었었다.

잠시 대화가 오갔고 그분이 묻는다.

"혹시 인터넷 소설 인가요?"

훗. 확실히 제목이 좀 그렇기도 하다.

그녀는 확실히 작가답긴했다. 언어의 마술사.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좀 정리가 되질않는 느낌이다. 내가 입은 니트 사이 사이로 가시가 삐죽삐죽 나와버린 그런 느낌이랄까?

잠깐 뱉었다 설명해주지 않은채 쇼파뒤로 던져놓은 그 무엇.

뭉텅 잘려버린 듯한 느낌의 결말.

나는 좀 그런 느낌이었다.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지키는 길은 단지 침묵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