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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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 클로디아 M. 골드 / #북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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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탄력성은 타고나는 자질이 아니며, 재앙에 맞닥뜨려 획득하는 자질도 아니다. 그보다는 유년기 초기부터 시작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가피한 수많은 불일치들을 헤쳐나가는 동안 발달하는 것이다. (중략) 복잡한 사회적 환경을 헤쳐나가며 순간순간의 미세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이 크고 작은 모든 역경을 딛고 훨씬 더 큰 힘과 이해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의 알맹이를 지니게 된다. 자신에게 불일치를 헤쳐나갈 능력이 있음을 깨달을 때 회복 탄력성이 자라난다. 회복 탄력성이란 최초의 관계에서 시작해 평생 이어지는 불일치를 복구해가는 동안 점점 커지는 일종의 근육 같은 것이다.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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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하버드대학에서 실험했던 '무표정 실험' 11개월 아기를 앞에 두고 눈을 밎추며 웃어주는 엄마와 무표정으로 일관했을 때의 아기의 반응을 지켜본다. 아기는 반응없는 엄마를 보며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해하며 울어버린다. 엄마가 다시 웃어준다면? 아기는 함께 웃는다. 이 실험은 인간은 태어났을 때부터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하는 것을 증명했다. 대상을 바꿔 성인에게 실험했을 때도 생존을 위해 타인과의 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저자는 위 실험을 주도했던 에드 트로닉이기도 하고 이 책은 50년전 실험에서 출발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심리학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내용이 응집된 한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늘상 이왕이면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것이 관계의 불화라고 생각하며 사는 인간1로서 불신(?)이 먼저 앞서기도 했지만 그는 불화의 과정에서 우리는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러 사례를 들며 경험과 감정이 이입되기도 하는데, 그간 관계를 형성하는 것조차 지레 겁먹고 한발 물러섰던 마음과 달리 작은 의미라도 새길 수 있다면 그정도만으로도 큰 성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그 과정속에서 생채기나 균열의 조짐이 스멀스멀 보인다해도 그건 그것대로, 또는 와장창 깨진다해도 아예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니까. 물론 나 자신과 잘 지낼수록 이러한 상황에 기대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도 높아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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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하우스 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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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불안은우리를어떻게성장시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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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그린 사람 -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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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그린 사람』
-세상에 지지 않고 크게 살아가는 18인의 이야기
#은유 인터뷰집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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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터뷰가 사람의 크기를 바꾸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혹은 너무 멀거나 너무 가까워서 사람을 보지 못한다. 세상이 축소해서 못 보고 지나치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좋은 인터뷰는 안 보이던 사람을 보이게 하고 잘 보이던 사람을 낯설게 하는 것 같다. 인터뷰이로 어떤 대상을 택하고 어느 부분을 어떻게 도드라지게 할 것인가, 이것은 전적으로 인터뷰어의 세계관과 미학에 따른다. 나는 이런 사람을 크게 그리고 싶었다. 모두가 쳐다보는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라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사유를 자극하는 사람들.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살아가는 일 자체로 모두의 해방에 기여하는 사람들. 사람을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들.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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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한겨례>에 연재된 '은유의 연결' 그곳에서 만난 "장애, 의료, 돌봄, 노동, 정치,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인터뷰집이다.

내게 책속의 18인은 그동안 이름 3글자, 기사 몇 줄, 단행본으로 그려졌던 한정된 크기의 인물에서 순식간에 거대해져 내 앞에 선 듯했다. '은유의 연결'은 리베카 솔닛의 말을 빌리자면 "크기를 바꾸면 원형이 붕괴되면서 눈과 마음이 깨어난다"고 했던 것처럼 그렇게 다가왔다. 감히 공유와 공감이라는 단어를 꺼내지 않도록. 마치 거친 파도가 발을 적시는 것처럼 말이다. 생각에 잠긴채로 한걸음 더 앞으로 내딛거나, 뒤로 물러서더라도 "삶의 위기와 고통에 쪼그라들지" 않는 이들은 언제까지나 크고 깊게 우리 앞에 서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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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전/조기현/원도/김용현/임현주/김미숙
시와/김중미/이영문/김혜진/민금채/신영전
김진숙/수신지/김혜정/박선민/김도현/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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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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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그린사람
#인터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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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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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 #느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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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너에게로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슬퍼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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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군부독재 정권 하에서 사형을 구형받고도 환히 웃던 사람.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이 금서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의 시집을 보는 건 처음이다. 12년만의 신작시집, 처음엔 방대한 양에 놀랐고 생각보다 술술 읽혀서 안도했다. 숨길 의도도 숨을 의미도 필요없다는 듯이 단번에 꽂히는 시들이었기 때문. 마치 "가슴이 벼락같이 꽂히는 한 줄의 시詩"처럼. 덕분에 어느 한 주제에 국한되지 않은 우리네 인생사를 두루두루 성찰하며 바라본 이야기들이 그만의 단단함과 꼿꼿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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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패했지만
너희가 원하는 방식으로는
실패하지 않았으니

나에게 기적이 있다면
죽지 않고 미치지 않고
아직 살아있다는 것

나에게 부끄러움이 있다면
죽지 않고 미치지 않고
아직 살아간다는 것

-p198, 「고문 후유증이 기습한 밤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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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건 인성의 문제도
가치관 문제도 아니다
질문 자체가 틀려먹었다
10억 주면, 나도 감옥 1년 살겠다
그들이 묻지 않은 건
무슨 악행의 대가냐는 것이다

감옥은 아무나 가나
감옥 선배인 내가 좀 알지
세상과 타인에 해악질 않고
약자와 생명을 망치지 않고
그냥 감옥살이하는 게
어디 가능이나 한가

-p47, 「10억 줄게 감옥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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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시에서 고단함을 씻겨낼 위로를 받는다지만 유독 이 시집에서 나는 '배움'이란 걸 얻은 기분이다. 어떻게 살면 덜 부끄러울 수도 있겠구나, 싶은... 특히 아이들이 나오는 시에서 오래 머물렀다. 내게 덜 부끄럽고 싶다는 건 좋은 어른이고 싶다는 말과 동의어이므로...:) 자주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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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slow_walk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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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하늘을보아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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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서울 지망생입니다 - ‘나만의 온탕’ 같은 안락한 소도시를 선택한 새내기 지방러 14명의 조언
김미향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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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서울 지망생입니다』
-'나만의 온탕'같은 안락한 소도시를 선택한
새내기 지방러 14명의 조언
김미향 지음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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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기회와 양질의 일자리는 물론 문화적 다양성을 살펴보더라도 그랬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 구조였다. 서울이나 경기도 같은 수도권에서 어떻게든 벗어나지 않으려 애쓰는 게 요즘의 사회 분위기인데, 경쟁에서 이기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상 이런 분위기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었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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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에 달린 "새내기 지방러 14명의 조언"보다 실제로 탈서울 지망생인 저자의 "숨통 트이는 집과 인프라가 있는 나만의 공간을 찾아나선 여정"이 주를 이루고 현실적이다. '탈조선'에서 더 축소된 범위인 '탈서울'이라니. 탈서울 지망생들의 첫번째 이유는 누가 뭐래도 천정부지로 솟은 집값. 언감생심 자가는 커녕 전월세에도 내 '방'하나 지키기 어려운 현실과 그외에 뒤따르는 소음과 공해등이 있겠다. 하지만 쉽게 거주지를 옮기는 데 어려움이라 하면 바로 '일자리' 창업이나 자영업자가 아닌 이상 또 귀농을 선택하지 않는 이상 그마저도 벽에 부딪히고 만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자연을 끼고 지옥철에서 보내는 시간을 좀더 여유롭게 여가생활에 더할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서울이 주는 인프라까지 놓을 수 있을까. 책속에서도 경우에 따라 탈서울 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만족하며 지역에 정착하는 사람도 있지만 중요한 건 개인차인 거 같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까닭은 경기도에서 태어난 나도 서울에서 살기 위해(?) 반지하 월세로 시작했다. 그러면 매주 문화생활을 즐기며 새벽쇼핑을 할 줄 알았지^^^ 현실은 사람에 치이고 2호선을 타고 집-회사를 오가는 것만 해도 반시체꼴. 그러다 서울 토박이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신혼집을 차리고 드디어 완전한 서울시민이 되려는 찰나, 한달만에 전북 N으로.. 그리고 2년만에 전북 J로. 시와 군의 차이가 이렇게 클 줄도 몰랐지만 2014년 당시엔 J가 어디야? 소리가 막 튀어나왔다. 그렇게 2015년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제일 먼저 서울 상경했던 내가 최초로(?) 군민이 된 해였다.

덕분에 운전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공무원 점심장사 후 일제히 문닫는 식당과 배달앱을 깔 수고조차 시키지 않는 이곳은 매일 저녁 요리하게 만들었다. 시골인심같은 건 기대도 않는다. 나는 언제까지나 외지인 취급될 뿐이고 익명성을 보장받기도 힘드니까. 공기? 공기만 맑을 뿐이랴, 새소리로 시작하는 아침, 사방이 초록한 풍경, 굴을 잘못 파고나온 두더지, 고라니의 울음소리, 심지어 산에서 멧돼지 나온다며 조심하라는 어르신들 말씀까지. 그래서 아이 둘이 소리지르고 방방 뛰어놀아도 민원없는 우리집. 그래도 코로나 시국에는 큰 애가 주5일 등교한 것, 큰 타격없이 버텨내고 있다는 것 등... 이게 디스인지 자랑인지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대놓고 불만을 말하자면 병원. 출산도 소아과도 산 하나 넘어 족히 50분은 가야한다. 대학병원 응급실도 항상 초만원.

말을 하자면 끝도 없이 할 수 있을 거 같다. 서울과 지방을 다 겪어본 바, 그 장당점을 일일이 나열해 정답을 찾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시간낭비일지도 모르겠다. 내 대답은 언제나 '어느곳에서든 아쉬움은 남는다'니까.. 특히 내 의지에 따른 선택인지 아닌지에 따라 더욱 그렇다. 서울에서의 로망을 꿈꾸든, 시골에서의 낭만이든 오롯이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지만 아니, 개인만의 문제는 또 아니지 않나ㅠㅠ 두 지역 모두 사랑하는 나로서는 격차를 줄이고 수도권에 치중된 사회 인프라가 고르게 퍼졌음 하는 바람이 큰데... 그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내 상황에 타이밍 적절하게 읽은 책이었다. 다시금 생각이 많이지지만 그때마다 결정은 한방향인게 스스로도 놀랍지만 말이다.

탈서울과 탈지방 혹은 동시에 고민을 하고 있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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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지방에 산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문화적으로 여러 기회에서 사실상 한 발짝 뒤에 있을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중략)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지리적 패자'가 되고 마는 이 승자독식 도시의 나라에서 나는 '2등 시민'이 되는 것을 무릅쓰고 기꺼기 지방으로 가서 살 자신이 있는가.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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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탈서울지망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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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가능성 - 나에게로 돌아오는 그림 독서 여정
조민진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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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가능성』
-나에게로 돌아오는 그림 독서 여정
조민진 지음 / #아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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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금의 내가 미처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과거에 읽었던 많은 책들이 어떤 식으로든 내 안에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책들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도 나의 생각과 행동을 인도할 것이다. 나는 책이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읽힌 뒤에 결국 잊힌다 해도 자신을 읽어준 이에게 언제나 조용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존재 말이다. 한 권을 여러 번 읽든, 여러 권을 한 번씩 읽든, 처음부터 끝까지 읽든, 내키는 대로 부분만을 읽든, 그저 제목과 표지만 감상하든, 사놓고도 잊어버리든, 책을 그저 곁에 두고 지낼 수 있다면 우리는 ‘가능성’을 품은 존재가 된다. p7_프롤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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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를 갖춘 독서 에세이. 저자의 사적인 이야기(추억)와 단상, 연관되는 서른두 권의 책과 서른 일곱 점의 그림이 짝을 이룬다.

이를테면 이런식.
아일랜드 화가 존 레이버리가 그린 「캐슬로스 자작부인, 팜스프링스」를 보고 「슬픔이여 안녕」에 등장하는 세실과 안을 떠올리는 것.

작가의 여동생과의 유년시절을 추억하다가 「작은 아씨들」의 누구와 비슷한지 짝지어보고 오거스터스 레오폴드 에그가 그린 「여행 친구」를 보며 조와 에이미를 떠올린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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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부터 현대까지의 문학이, 그림, 만화까지. 종종 영화와 드라마도 등장하므로 매우 취향저격 당하고 싶다면 자진해서 먼저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듯:) 다만 나는 다소 건조하게 읽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주제라도 어쩐지 궁합이 안맞는 느낌. 언제나 책에 감정이 폭 빠져야 되는데 한발자국 물러서 읽게 되는 마음. 굳이 이 독서여정에 무조건 공감해햐 할 필요는 없으므로 감상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달까. 내 사적인 느낌과 별개로 책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다시 찾아볼만큼 흥미로운 리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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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스 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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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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