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 #느린걸음
.
.
🔖별은 너에게로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슬퍼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
.
📖박노해, 군부독재 정권 하에서 사형을 구형받고도 환히 웃던 사람. 1984년 27살에 쓴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이 금서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의 시집을 보는 건 처음이다. 12년만의 신작시집, 처음엔 방대한 양에 놀랐고 생각보다 술술 읽혀서 안도했다. 숨길 의도도 숨을 의미도 필요없다는 듯이 단번에 꽂히는 시들이었기 때문. 마치 "가슴이 벼락같이 꽂히는 한 줄의 시詩"처럼. 덕분에 어느 한 주제에 국한되지 않은 우리네 인생사를 두루두루 성찰하며 바라본 이야기들이 그만의 단단함과 꼿꼿함이 묻어난다.
.
.
나는 실패했지만
너희가 원하는 방식으로는
실패하지 않았으니

나에게 기적이 있다면
죽지 않고 미치지 않고
아직 살아있다는 것

나에게 부끄러움이 있다면
죽지 않고 미치지 않고
아직 살아간다는 것

-p198, 「고문 후유증이 기습한 밤에」 中

.
.
아니, 이건 인성의 문제도
가치관 문제도 아니다
질문 자체가 틀려먹었다
10억 주면, 나도 감옥 1년 살겠다
그들이 묻지 않은 건
무슨 악행의 대가냐는 것이다

감옥은 아무나 가나
감옥 선배인 내가 좀 알지
세상과 타인에 해악질 않고
약자와 생명을 망치지 않고
그냥 감옥살이하는 게
어디 가능이나 한가

-p47, 「10억 줄게 감옥 갈래」
.
.
📖누군가는 시에서 고단함을 씻겨낼 위로를 받는다지만 유독 이 시집에서 나는 '배움'이란 걸 얻은 기분이다. 어떻게 살면 덜 부끄러울 수도 있겠구나, 싶은... 특히 아이들이 나오는 시에서 오래 머물렀다. 내게 덜 부끄럽고 싶다는 건 좋은 어른이고 싶다는 말과 동의어이므로...:) 자주 펼쳐봐야겠다.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slow_walk_book
.
.
#너의하늘을보아
#시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