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겨울 에디션) - 300만 살 도시공룡 브라키오의 일상 탐험
조구만 스튜디오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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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만 스튜디오 글.그림 / #더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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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이 죽고 폭발하면서 흩뿌려진 별가루로 만들어진 존재였다. 내 몸은 하나의 우주다. 우리 모두 각각의 우주다. 내가 있기 위해서 거대한 별이 폭발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어쩐지 온 우주와 내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아 용기와 힘이 생긴다. 무기력해지고, 두려워질 때마다 이 사실을 떠올리고 싶다. 나는 엄청난 우주먼지... 아니 별가루였어!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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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 죽겠어!'가 아닌 '배고파서 멸종할 것 같아ㅇㅏㅏㅏㅏㅏ'라고 말하는 300만 살 도시공룡 브라키오의 일상 탐험. 일상의 조각들을 그림과 글로 엮어 만든 책이다. 일단 귀여워, 귀엽고, 또 귀여워🙈

내면의 이야기, 관계에 관한 이야기, 스쳐 지나간 소소한 장면이나 추억들을 살뜰히 모아 들려주고, 보여준다. 소박한 이야기들은 심금을 울리다가도 한번씩 웃음을 팡! 터트리는데, 예를 들면 "빨래를 하찮은 일이라 생각해왔던 건가...(오만한 나 새끼)" 이런 한방 포인트가 있는 부분🤭 (이런거 매우 좋아하는 나님)

그리고 브라키오가 독자에게 던지는 QUESTION. '관계에 있어 나이가 들었다고 느낀 적은 언제인가요?', '왜 살아요?'같은 질문들은 한방향으로 치우친 책-독자와의 관계가 아닌 감정을 교류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저 귀엽고 가볍게 읽히지만은 않고 곰곰히 생각해볼 타이밍을 던져주는 책이라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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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단 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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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thequest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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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조구만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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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아파트에 삽니다
김도요.이광식 지음 / 사회복지법인 동행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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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아파트에 삽니다』
김도요, 이광식 지음 / 사회복지법인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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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세상은 절대 저절로 장애인에게 친절해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싸워여 한다. 불편하면 불편하다고 목소리를 내야 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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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전국등록장애인 수는 263만명, 20명 중에 1명 꼴이다. 인구밀도가 촘촘한 서울에서 여러해를 거주하면서도 장애인을 지나치는 일이 몇번이나 있었을까. 까마득한 기억속을 헤집어봐도 손에 꼽을 정도다. 시골에 살면서도 마찬가지다. 아니, 성장하는 내내 이들을 마주친 경험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겨우 아홉 살이 된 내 딸도 마찬가지. 나는 딸에게 이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다. 대신 우리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표시나 장애인 이용 시설물에 붙어있는 휠체어 탄 사람 모양은 자주 봤다.

이들은 어디 살고 있을까. 막연히 시설과 보호자와 함께 거주하는 집. 두가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거주 형태와 상관없이 먼저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 것이 보호자의 존재, 돌봄의 필요성, 사회복지사의 손이 어디까지 닿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것들을 한세트처럼 묶어놓는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이런 좁은 생각들을 어느정도 해제시킨다.

이 책은 "동백원을 소규모화 하는 과정에서 아파트형 거주시설 동행빌리지"가 탄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30명의 중증 장애인이 한집에 4~5명씩 살고 있으며 19명의 사회복지사가 24시간 교대 근무를 한다. 지적장애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이들이 익숙한 시설을 나와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이 설렘이기도 했고 누군가에겐 두려움과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반대로 비장애인의 입장의 일부는 이들이 지역 어딘가 구석진 시설에 있어야 하는 장애인이었지만 또 다른 일부는 지역사회에 스밀고 있는 사람으로 본다.

아파트에 살면서 이들이 찾은 커다란 행복과 일상은 비장애인이라면 너무 사소해서 행복 근처에 놓아도 되나 싶을 정도다. 배달어플로 음식 주문하기, 미용실에서 원하는 스타일로 컷트하기, 집 앞 마트에서 간식거리 사기, 룸메들과 안주 삼아 한잔하기, 내 방 꾸미기. 그리고 이렇게 살기 위해선 엘레베이터 숫자 누르는 연습을 수십번, 집안 일을 하나씩 해내고, 돈 계산은 물론 아파트 특성상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휠체어와 목발로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타인의 말을 온몸으로 부딪치는 상황까지도. 글로 읽어서 이렇게 쉽게 나열할 수 있다만 옆에서 함께 하는 사회복지사와 당사자들의 노력은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그동안 곁에 누군가 있어야만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일들을 스스로 해낼 때의 성취감, 또는 취업 면접에서 떨어져 낙담하는 순간에도, 사위를 맞이하고 아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없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있었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말하고 표현하는 것들. 장애 인식 개선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느낀 건 이들에겐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말하고 경험하고 선택할 수 있는 일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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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의 시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p82

🔖욕구는 경험에서 나오는 법이었다. 더 많은 것을 해보고, 먹어보고, 다양한 장소를 가보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렇게 직원들은 한편으로는 경험을 돕고, 한편으로는 선택을 도왔다.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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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더 많은 이야기는 @together.1963 에서 보실 수 있어요🙋‍♀️

✔함께 보면 좋을 책 『그냥, 사람』 _홍은전 _봄날의책

#우리도아파트에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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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종말 - 삶의 정처 없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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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종말』

-삶의 정처 없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병철 지음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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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독철학자 한병철의 신간, 여전히 어렵다:(

그런데도 매번 기회가 있다면 읽으려는 시도라도

하는 것은 스스로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것 같달까;



먼저 '리추얼'이 뭔지 알고 시작해야겠다.

'의례', '의전', '예전', '의식', '잔치',

'예식', '축제' 등의 의미를 두루 포괄하는 말로서

공동체적 성격을 지닌다.

'반복적으로 행해짐으로써 마음을 안정시키고

생활에 리듬감을 주는, 개인의 일상적 습관'



그리고 저자가 설명하는 이 에세이에서의

리추얼Ritual은



"나는 리추얼이 소멸해간 역사를 향수 없이 간략히 서술할 것이며 그 소멸의 역사를

해방의 역사로 해석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병적 현상들,

무엇보다도 공동체의 침식을 뚜렷이

드러낼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를 집단적 나르시시즘에서

해방시킬 수 있을 법한 다른 삶꼴 Lebensform들을

숙고할 것이다."



부제와 연결되는 듯한 설명이다.



이렇게 '리추얼'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시작하면 훨씬 수월하게 읽힐 듯 하다.

하지만 재독은 불가피할 거 같고, 적은 페이지 수에 비해 생각을 곱씹느냐

시간도 걸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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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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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2022-04-04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만 받고 안 읽으신 것 아닙니까 읽고 쓴 리뷰가 맞습니까
 
박물관 수업 - 컬렉션으로 보는, 황윤의 세계 박물관 여행 일상이뮤지엄 1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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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으로 보는 박물관 수업』
황윤의 세계 박물관 여행 / #책읽는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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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미술이나 예술은 생존이 중시되는 시대에는 어찌 보면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생존이란 단순히 의식주만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깊게 사고하고 문화를 즐기며 그런 문화를 통해 삶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또한 예술 작품 감상을 통해 그 시대를 읽으며 상상력을 자극받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인간이다.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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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것은 이 책의 초반 돈계산부터 나온다. 저자의 엉뚱한 상상력으로 시작하는 이 계산은 도시의 균형 발전을 위하여 안양시청을 옮길 시 부지 매각할 9,000억원이 만들어진다 치고 새 부지 매입비 1,293억원 빼고 시청 건축비 빼고 해서 남는 돈 5,707억원으로 제대로 된 박물관이나 미술관 건립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여정을 따라 세계 박물관 여행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작품 위주의 전시이고 특별전시를 한다고 해도 A급 전시를 보기 힘들어 실망했던 저자는 나름 차근차근 방법과 예시를 설명한다. 1937년 필라델피아미술관이 11만 달러에 구입한 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을 예를 들며 당시 냉소적인 사회 분위기와 달리 이 그림을 보기 위해 문전성시를 이루고 미술품 하나가 도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한다. 필라델피아미술관을 시작으로 최상의 목표인 인상파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5,707억원으로 몇 점이나 구매할 수 있는지, 오르세미술관과 가까운 일본의 폴라/오하라 미술관을 대상으로 비교해보지만... 이 예산으로 인상파 작품들로 미술관을 채우기엔 매우 부족함을 깨닫는다ㅋㅋㅋ 인상파 작품으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후발주자기도 하고... 이런 저런 방법을 강구해보지만 어디까지나 저자의 상상이란 것을 염두해야 한다.

그래서 두 번째로 흥행에 실패하지 않는 이집트로 주제로 옮겨보는데 컬렉션이 빈약한 일본과 비교해서도 꽤나 승산이 있어보인다. 대신 약탈이나 불법문화재가 아닌 투명성을 강조하다. 그외에도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토리노 이집트박물관, 루브르아부다비 등, 또 다른 대안으로 유명 박물관의 분점의 장단점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여러곳을 둘러본다라는 개념이 아닌 도시가 예술작품으로 인해 어떻게 발전하는지,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그 지역의 역사와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컬렉션의 수준과 경매금액의 TIP까지. 말 그대로 세계 박물관 여행도 시켜주고 수업도 가능한 책이랄까.

비록 상상이라 해도 꽤나 즐거웠다. 무엇보다 이 컬렉션이 A급인지, 그 이하인지 구분할 줄 아는 그의 안목이 부럽기도 하고. 진심과 열정이 엿보이기도 했다. 역시나 <일상이 고고학>시리즈처럼 편하게 대화하는 글들이라 가독성은 높였지만 "그런 것 같은데?", "~가능하려나? 모르겠네.", "뭐, 하여튼." 이 같은 표현들은 즐겁게 읽다가 좀 맥이 풀리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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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지원하여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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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뮤지엄
#컬렉션으로보는박물관수업
#황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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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껏 무용하게 - 뜨개질하는 남자의 오롯이 나답게 살기
이성진 지음 / 샘터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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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한껏 무용하게』
-뜨개질하는 남자의 오롯이 나답게 살기
이성진 에세이 / #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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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엉켜버린 실을 풀고 있자면 나와 얽혔던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오른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실의 또 다른 이름이 된다면, 인간관계가 엉킨다는 건 어쩌면 괴로운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애당초 깊어질 건더기 하나 없는 관계라면 꼬일 일도 없었을 테니, 엉킨 관계는 끈끈한 사이로 가는 길에 거치는 통과 의례쯤 될까. 관계에 뒤틀림이 생기는 걸 병적으로 경계할 바에는, 엉킨 관계를 어떤 식으로 부드럽게 풀지를 고민하는 게 낫다.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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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이란 이미지는 여성의 전유물로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럼에도 못하는 여성 1人=나) 하지만 여기 뜨개질에 새로운 이미지와 감각을 첨가해준 책이 있다. 무려 군대생활 2년 동안 대바늘과 털실로 버틴 사람, 국내외, 장소불문 항상 손에서 놓지 않았던 뜨개질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를 일으킨다.

남자다움, 여자다움이라는 판에 박힌 이미지를 탈피하고 나다움을 위해 선택한 뜨개질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은 그만의 것일 수도 있겠으나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한다. 인간관계, 타인의 시선, 삶의 의미 그리고 '나'에 대해서. 뜨개질을 하는 그의 손끝만큼이나 조곤조곤 말하는 듯한 글에서는 따스함이 묻어난다. 그의 말대로 뜨개질은 여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지만 그의 글은 아무래도 사계절 유용하게 독자의 곁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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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지 않은 모습을 그 사람의 독특한 개성으로 바라볼지, 어느 미친놈의 일탈로 바라볼지는 끝끝내 당신 몫으로 남는다.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 없는 세상이라지만 다름과 틀림을 구분 짓는 경계선 하나만큼은 제 분별력으로 확실하게 두자. 시대 흐름에 편승해서 한 명의 인간을 틀렸다고 규정하기에는 그 말의 무게가 절대 가볍지 않으니.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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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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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한껏무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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