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의 한구석에서 과학을 이야기하다 -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이 세계의 작은 경이
전탁수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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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의 한구석에서 과학을 이야기하다』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이 세계의 작은 경이
전탁수 지음 / #다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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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있기 위해서는, 세계가 있다고 확정하기 위해서는, 세계의 진행을 지켜보며 인지하는 주체가 필요하다. 아마도 영원이란 바다에 일렁이는 파도의 움직임 그 자체는 아닐 것이다. 그 파도에서 무한한 회귀를 느끼는 우리의 의식 속에서만 우리는 영원을 발견할 수 있다. 탄생, 성장, 생식, 죽음의 끝없는 순환이 벌어지는 한 순간 한 순간, 생명의 의식의 모든 순간에야말로 영원이 깃들 것이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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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천공
▪️2부 원자
▪️3부 수리사회
▪️4부 윤리
▪️5부 생명

📖"주제에 얽매이지 않고 과학이 지닌 재미의 핵심"을 전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말을 믿지 못하고 과학은 일단 어렵다고 괜한 생트집을 부리려던 찰나, 이거 재밌네? 푹 빠져 읽었던 책이다.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22편의 과학이야기"는 우주에서부터 작은 개미까지 넘나들며 과학의 경이로움을 이야기한다. 과학에 에세이라는 장르를 접목했을 때 가장 이상적이라고 느끼기도 했고.

하루는 1년에 0.000017초씩 길어지고 있다는 사실, 태양의 반려별 '네메시스 가설'같이 우주의 신비로움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4부 윤리는 생각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내 이해의 영역을 넘어선지 오래라 감히 쫒아갈 엄두도 못 내지만 '윤리'에 맞닿으면 개인이 아닌 인간이라는 하나의 세계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 지구와 달을 잇는 직선에서 달까지 85퍼센트 간 지점인 '제1라그랑주점' 달의 부동산 소유권도 거래되는 마당에 지구-달 노선의 휴게소 같은 이 장소는 달 개발에 있어 현실적인 문제에 불을 지핀다. 이런 문제의 점유소유권은 차치하더라도 인간은 소유권을 가질 권리가 있을까, 그전에 개발 자체는?

그리고 가장 아찔한 주제는 "광차 문제의 사정거리"였다.

▪️탄광의 채굴 현장에서 브레이크가 고장 난 광차가 선로 앞쪽에 있는 다섯 명의 광부를 향해 폭주하고 있다. 선로 전환기로 연결된 다른 선로 위에서는 한 명이 작업 중이다. 우연히 선로 전환기 옆에 있는 당신은 이대로 다섯광부가 광차에 치여 죽는 것을 두고 보든지, 아니면 선로가 바뀌도록 레버를 당겨서 애꿎은 한 명은 죽게 만들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여기서 레버를 당기는 '당신'이 인공지능(AI)라면 어떤 판단을 하도록 가르쳐야 될까? 자동차 자율주행 AI프로그래밍은 변주할 수 있는 문제적 상황에 맞춰 시시때때로 변해야 할까, 일관적이어야 할까. 실제로 사람들이 어떤 윤리적 판단을 하는지 조사가 이뤄졌고 지구상 지역별로 윤리적 성향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특히 한국이 속한 '동부 클러스터'는 인명의 수는 중시하지 않고 합법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우선이라 한다. '남부 클러스터'는 사회적 지위가 높고 어린 사람, 여성이 우선. '서부 클러스터'는 전부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4부 윤리는 특히 세세하게 더 들어갈수록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근접한 문제가 된다고 느꼈다.

5부 생명편은 찐감동🙊

📖술술 읽히면서도 생각의 실타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탓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한편으론 저자가 은하의 한구석에서 과학을 이야기 할 때 나는 방구석에서 그 경이로움을 느끼는 상황이 우주에 떨어진 것처럼 아득함을 더한 재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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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세상에 운명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비로소 인간이 제맷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변덕, 제멋대로. 이런 말들이 인간의 자유라는 개념에 기초를 이룬다. P92

🔖신체성의 구속에서 벗어난 뇌는 무엇일까. 신체를 조작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덜어낸 뇌는 어떤 사고를 시작할까. 언젠가 꿈과 기억해내지 못하는 꿈, 의식과 무의식을 통합한 고차원적인 의식에 도달할까. 뇌과학으로 고차원적인 의식을 손에 넣으면, 우리는 이윽고 자신의 지능을 초지능으로 개조하는 준엄한 길로 나아갈까. P145

🔖자유로운 사고야말로 과학 발전의 원동력이니까.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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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dada_lib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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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의한구석에서과학을이야기하다
#과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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