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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심연 - 어느 청년 연구자의 빈곤의 도시 표류기
탁장한 지음 / 필요한책 / 2024년 5월
평점 :
서울의 심연 _탁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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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빈민, 쪽방촌, 빈곤밀집지역
등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쓴 책이다. 그가 2024년 쓴 논문 <빈곤 감소 개입과 쪽방촌의 만성적 빈곤>을 다듬어서 대중서를
쓴 듯하다. 내지의 여백이 적고 글자가 빽빽했다. 틈틈히
읽기도 했지만 책의 판형이나 두께에 비해 분량이 많아서 예상보다는 읽는데 오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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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르포르타주라는 형식으로 작성되었다. 쪽방촌 문제를 크게 4개의 주체로 나누어 분석했는데 4개의 주체는 사회복지시설인 쪽방상담소, 사회운동단체인 사랑방, 종교기관인 교회, 그리고 쪽방 거주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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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민을 제외한 3개의 주체는 방법은 다를지언정 모두 어떤 형식으로든
쪽방 거주민들을 지원하려는 목적을 띄고 있다. 개선되지 아니하고 계속 지속/반복되는 가난에 각 기관의 구성원들은 소진되어 가지만 구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 그들을 저자는 존경과 애정을 담아 바라본다. 하지만 노력의
결과가 비적정 주거인 쪽방을 유지시키고 쪽방 생태계가 ‘쪽방이코노미’로
귀결되는 현상을 날카롭게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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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위의 4개 주체에 대한 저자의 애정어린 시선이 느껴졌다. 연구자로서 분석과는 별개로 본인의 연구 결과가 그들의 가난을 정당화하고 강화하는데 쓰이지 않기를 바라는 문구에서도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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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문법>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디테일과 구성에 있어 더 분석적이다. 폐지수입 노인은 수입이 미약하나마 소득활동을
하는 것에 비해 이들은 노동인구가 적다는 점에서 상황은 달랐다. 그리고 일상의 일부를 짚었던 것과 달리
이 책은 일상의 전부를 취재했다 보니 좀 더 현장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비가시화되어 가는 가난을 드러냄에
있어 더 효과적인 수단이라 생각되고, 이는 상대적으로 강점이라 생각된다. 다만 이런 현장감이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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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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