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의 이유
보니 추이 지음, 문희경 옮김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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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의 이유》
-누구나 수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수영에 얽힌 사연이 하나쯤은 있다.
보니 추이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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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안'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있다.
못해서 안한다는 게 맞는 말이지만...
결론은 물이 무섭기 때문이다.
어릴적 발을 헛디뎌 깊은 계곡물에 빠져
한참 허우적 거리던 기억은 여전히
물 앞에서 두려움을 먼저 앞세우게 한다.
그래서 수영의 이유 자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누구든 휴양지에서의 즐길거리정도?

이 책에서는 수영의 이유를 5부에 나눠서 다룬다.
1부 생존
"일단 살아남는 법을 익히면
물은 더 큰 무언가를 선사한다."

2부 건강
"킴은 수영 원정을 시작하면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리고 자기를 넘어선
세계를 받아들이는 데 집중했다."

3부 공동체
"수영할 때는 최소한의 복장만 갖춰요.
저마다의 다른 정체성은 보이지 않아요."

4부 경쟁
"평영에서는 조급해할 수 없다.
서두를수록 느려진다. 평영의 역설이다."

5부 몰입
"수영을 마칠 즈음이면 모든 고민이 물에 씻겨
사라진다. 물에서 나올 때는 적어도
48퍼센트는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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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론적인 내용을 담은 게 아니었다.
수영하는 이유를 직접 듣기 위해 여러 국가의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공감대를 높였고
역사적으로 흥미를 끌만한 주제로
수영에 관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수영에 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도
좋을 책 같다.

지식과 재미만으로도 수알못은
조금 신났는데 유동적인 물속에서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상상을 한다거나
때론 긴장을 풀고 수면 위로 가볍게 떠있는
심리적 체험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원서에는 없는 각 부마다 실린
물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사진이
시원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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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서포터즈 활동 지원 도서입니다🙋‍♀️
#수영의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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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 - 삶에 허기진 당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
서지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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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
-삶에 허기진 당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
서지현 지음 / #허들링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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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지금에애 그 소리의 분명한 정체와 의미를 안다. 주방에 서서 칼도마를 두드릴 수 있다는 건 최소한의 살아갈 힘과 용기가 있다는 뜻이다. 몸과 마음이 심하게 지친 날, 고민이 무척 깊은 날엔 칼도마를 두드릴 작은 기운조차 나지 않는다.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 시절 엄마가 진 삶의 무게가 어린 나의 염려보다는 작고 가벼운 것이었거나, 인생의 큰 짐을 지고도 의연하게 칼도마를 두드릴 수 있을 만큼 엄마가 강인한 사람이었거나. 아마도 후자에 가까우리라.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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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던 시절,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 뚜껑을 열 때의 설렘을 잊을 수 없다. 단골메뉴는 역시 계란말이였는데 우리 엄마의 계란말이는 투박하기 그지없었다. 굵게 다진 양파를 잔뜩 넣고 얇고 긴 직사각형 모양. 친구들 엄마의 계란말이는 김을 넣고 네모반듯한 모양이라거나 색색깔을 띤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운게 대부분이었다. 한두번 투정을 부리면 엄마는 들은 대로 비스무리하게 만들어 주곤 했는데 오히려 이도저도 아니게 더 요상스러워졌다. 급식실이 생기고 그런 투정조차 필요없게 되었을 땐 몰랐는데 혼자 자취를 시작하면서 다른 것도 아닌 구박덩어리 계란말이가 간절히 먹고 싶은 날이 많았다. 아무리 기를 쓰고 흉내를 내봐도 엄마의 맛에 근처도 못간 건 결혼 후에도 여전하다. 그래서 친정 가기 전, 엄마가 뭐 해줄까, 물으시면 내 대답은 한결같다. "양파 잔뜩 넣은 엄마 계란말이"

지금이야 매일 차려내는 게 집밥이라지만 엄마 만큼의 정성과 맛이 있는지는 스스로도 모르겠다. 한끼라도 편하게 먹으려고 부리는 꼼수만 나날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집밥'이 생각 났다. 누가 차려주면 넙죽 감사히 먹을 신세가 되자 '엄마의 집밥'이 그리우면서도 먹먹했다. 해보니까 알게 되는 거지, 밥상이 뚝딱 떨어지는 게 아니란 걸... 따져보면 지금뿐만도 아니다. 서럽고 허기진 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엄마였고 엄마가 떠오르면 당연히 '집밥'이었는데...

📖'갓 지어 낸 밥의 온기' 같은 이 책에 빠져 있을 때 생각보다 다양한 식재료의 등장이 반가웠고 집밥 레시피에서 팁이라도 얻으면 눈이 반짝였다. 덩달아 이런 저런 음식의 추억소환까지 절로 되자 이 책은 정말 잘 차려진, 날 위한 한상차림 같았다. 꼭 입으로 씹어 넘겨야 허기가 가시는 게 아니란 걸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허기'를 레시피로 지어진 이 이야기들로 배도 든든히, 마음도 뭉글뭉글 덥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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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삶이란 케이크를 한 조각씩 덜어 내는 일과 같을지 모른다. 언젠가 결국 케이크 조각이 남지 않는 순간이 올 것이다. 삶은 어느 날 갑자기 멎지 않고, 다만 서서히 스러져 갈 것이다. 케이크를 함께 나누던 이와의 정담과 추억만이 남을런가. 때론 고소하고, 때론 달콤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이야기들.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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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huddling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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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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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법이 될 때 - 법이 되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변론
정혜진 지음 / 동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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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법이 될 때》
-법이 되어 곁에 남은 사람들을 위한 변론
정혜진 / #동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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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름을 딴 법에는 장단점이 있다. 특정 사건에 느끼는 안타까움이 커서 공감대가 빨리 형성되므로 상대적으로 쉽게 법개정이 될 수 있고, 딱딱하고 긴 정식 법률명 대신 누군가의 이름으로 부르면 간명하기도 하다. 하지만 단시간에 형성된 여론의 압박으로 국회가 심사에 소홀할 수 있고, 법 개정의 계기가 된 이들의 사생활이 과하게 파헤쳐지거나 이용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p127

📖사건 당시엔 같이 분노했으나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잊혀진 이름들을 보며 스스로에게 허탈함을 느꼈다. 태완이가 누구였더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임세원은 누구지, 이런 식이었다. 법이 탄생하기까지의 사건 개요를 읽으며 아. 하고 짧게 터지는 탄식엔 미안함이 가장 크게 묻어났다. 맞다, 그런 일이 있었지. 먼 옛날의 일도 아닌데 어쩜 이렇게 잊고 살 수 있었을까. 읽는 내내 '타인의 이름'에 '빚'을 하나 더하는 심정이었달까.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김용균법
▪️영원의 시간 속에 살다, 태완이법
▪️부모의 자격, 상속의 자격, 구하라법
▪️어린이가 어른이 되려면, 민식이법
▪️'아픈 사람'이 '나쁜 사람'이 되지 않게, 임세원법
▪️태어났기에 당연한 것, 사랑이법
▪️의로움의 대하여, 김관홍법

📖법 테두리 안에서 안전하게 살고 있다고, 그런 일이 내게는 벌어지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너무 안일했다고 느꼈던 것은 생각보다 내가 법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몇 번씩 곱씹으며 낯선 용어들을 소화시키느냐 애먹었고 한편으론 나같은 일반인=유족들이 법을 개정하고 보완하느냐 발로 뛰고 눈물로 호소한 지난 날들이 이렇게 단단하게 기록될 수 있었던 점에 감사함을 느꼈다. 사건 당사자에겐 개정(보완)된 법이 효력을 미치진 못했지만 혹시라도 그 뒤에 설 이름들에게 어제보단 더 나은 법으로 마주할 수 있기까지, '법이 되어 우리 곁에 남은 사람들'의 이름을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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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이름이 가진 무게를 감각하면서 어제보다 조금 더 '잘 살아가야'한다.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더 발견하고 그들에게 더 다정해져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면, 그렇게 될 것이다.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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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신청하여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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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법이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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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1.9 2021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세르주 알리미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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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세계를 여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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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기사로 세계 정치나 이슈/인문/교양을 접했던 방식은 내용이 금방 휘발되어 버리거나 현재와의 시간차(=출간일 기준)를 느끼면서 뒤늦게 아쉬움을 토로하곤 했었다. 아무래도 좁은 식견 때문에 입체적으로 살펴볼 엄두를 못 낸 탓도 크지만 말이다. 그러다 우연히 알게 된 월간지, 르몽드코리아에서 발간하는 <디플로마티크>를 처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생소하기도 하지만 양질의 기사와 다양한 주제를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무엇보다 국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닌 현지인 또는 다국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글들은 낯섦과 동시에 새로운 감각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정보의 깊이와 생생함 같은 것들. 특히 9월호 같은 경우에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흘려 듣던 이야기가 국제 관계로 들여다보자 꽤나 복잡했던...😳 여태 곁가지 훑는 식이였나 싶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하지만... 어떤 잡지든 간에 제일 먼저 읽어보는 이달의 추천도서 코너가 제일 좋았다는 건 안 비밀..🙊

📖8월/9월호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기사는!

🔖8월호
▪️마틴 스코세이지의 헌사
"펠리니와 함께 시네마의 마법이 사라지다"

▪️르완다 학살에 대한 아프리카의 기이한 침묵 _부바카르 보리스 디오프

▪️세게여성운동사를 빛낸 '사회주의 할매들' _크리스틴 고드시

🔖9월호
▪️탈레반의 속전속결 아프간 장악, 그 비책은? _로맹 미엘카레크

▪️60년 만에 공개되는 체 게바라의 편지 "나의 모든 혁명적 열정으로 당신을 픔는다"_체 게바라

▪️소말리아 모가디슈의 남과 북, 그리고 아프간 _최재훈

▪️독립 200주년을 맞은 페루
첫 서민 출신 대통령에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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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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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몽드디플로마티크
#월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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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 차별 정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지음, 이나경 옮김, 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 블랙피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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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 차별정의》
#루스베이더긴즈버그 / 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 #블랙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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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리처드 모리스에 따르면, 우리 헌법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과거 무시되거나 배제된 사람들에게 권리와 보호를 부여한 과정이다. 버지니아 사관학교의 역사는 우리가 이해하는 '국민'이 확장되면서 지속되었다. 버지니아 사관학교 학생에게 요구되는 활동을 소화할 수 있는 여성의 입학을 허가하는 것이 '더욱 완벽한 조국'에 봉사할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여길 이유가 없다. P61 _<미국 대 버지니아주(1996) 판결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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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요약 (P46~P62)
엘리트 리더십 학교였던 '버지니아 사관학교' 하지만 남성만 입학할 수 있었고 1990년, 여자 고등학생이 입학 허가를 구하면서 법무부 장관에게 항의한다. 수정헌법 14조 평등 보호 조항을 어긴 것으로 본 미국 정부는 버지니아주와 버지니아 사관학교를 고소했지만... 지방법원은 학교의 손을 들어줬고 대법원은 성별 분류에 대해 '매우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에 대한 버지니아주의 해명
첫째, '남학교 교육에 중요한 교육적 혜택이 있으며' 단일 성별 교육은 법'에 공헌한다.

둘째, '버지니아 사관학교 고유의 인성 계발 방식과 리더십 훈련,' 본 학교의 군대식 접근법은 여학생을 입학시키면 수정해야 한다.

▪️긴즈버그
공립 교육기관에서 다양성이 공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데도 이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버지니아주는 버지니아 사관학교가 여성을 제외함으로써 교육 기회를 다양화하기 위해 설립 혹은 유지되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관련된 일반화는 대부분의 여성에게 적합한 내용을 추산한 것이며 평균을 넘어서는 재능과 능력을 지닌 여성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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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두 번째 연방대법관이자 최초의 여성 유대인계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그리고 '악명 높은 RBG'

1부 성평등과 여성의 권리
2부 임신 출산의 자유
3부 선거권과 시민권

차례만 봐도 그녀의 행적을 알아볼 수 있다. 헌법이든 독립선언문에도 대명사가 모두 남성형이었던 시절은 차별이 차별인지도 모르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순탄치 않은 상황과 여건을 헤치고 꿋꿋히 발걸음을 뗀 신념이 있었기 때문에 차별이 차별인지 알게 된 현재에 다다를수 있었다. 특히 평등과 소수권리를 위해서는 투쟁을 마다하지 않았다.

분명 가독성이 좋고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그녀가 재판에 참여하면서 직접 작성했던 문서를 읽는 것은 괜히 숙연한 마음까지 들었다. 누군가의 일생이자 세상을 바꾼 힘이 깃든 말들이라서. 게다가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낯익던지;

곧 타계 1주기가 다가온다. 의미를 되새기며 이 책과 함께 천천히 그녀의 행적을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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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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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차별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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