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킬조이 - 쉽게 웃어넘기지 않는 이들을 위한 서바이벌 가이드 Philos Feminism 9
사라 아메드 지음, 김다봄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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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할 대 우리의 투쟁이 같은 투쟁이라거나, 우리의 고통이 같은 고통이라거나, 우리의 희망이 같은 미래를 향한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연대에는 다짐과 노력, 그리고 같은 감정과 같은 삶, 같은 몸을 가지지 않았더라도 공통의 터전에서 살아간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p120

-사라 아매드, 『페미니스트 킬조이』

❝쉽게 웃어넘기지 않는 이들을 위한 서바이벌 가이드❞

📖페미니스트 킬조이란 무엇일까? 아래 물음에 대답해보자.
불쾌한 농담에 웃기를 거부하는가? 분열을 조장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좀 웃어 봐, 자기, 최악은 아니잖아'라든가 '기운 내, 자기, 그런 일이 안 일어날 수도 있잖아' 같은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입을 열기만 하면 사람들이 눈을 홉뜨기 시작하는가? 당신이 나타나면, 혹은 당신이 꺼낸 주제 때문에 분위기가 긴장되는가?

이 책은 페미니스트 철학자이자, 실천적 활동가인 사라 아메드가 위 물음에 답한 이들에게 보내는 핸드북이다. 페미니스트 킬조이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팁을 전수하며 킬조이 진실/킬조이 격언/킬조이 다짐/ 킬조이 등식 등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간다. 저자의 경험이 나의 경험일 수도, 그리고 당신의 경험일 수도 있는 이야기들 속에서 그야말로 "불공정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기술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출판사에서 건네는 Q.
저자는 페미니스트 킬조이가 되는 경험이 자원이라고 묘사합니다. 여러분은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 과정 속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도 궁금합니다.

A. "나는 기꺼이 불행을 초래하겠다" "나는 기꺼이 성가신 존재가 되겠다" 같은 마음을 먹어본 적도, 그렇게 실천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저에게 이 책은 꽤나 불편하게 다가왔는데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상황에서 제때 말하기가 중요하겠더라고요. 그러기 위해선 킬조이 등식 중 "알아차림=페미니스트 킬조이 망치"가 저에게 필요한 기술이라고 느꼈고요.

🔖억압은 대부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일상적인 일이 되어 작동한다. 우리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차림으로써 세상에 열심히 망치질한다. 그리고 배경으로 물러나 있던 것을 끌어내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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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으면 좋을 필로스 페미니즘 시리즈
▪️이 책은 「백래시」 "대항의 실천편"이자, 「여성, 인종, 계급」을 교차하는 "행동주의(활동가)이므로 두권을 추천합니다!, 라고 편집자님의 이유였습니다:)

▪️
🎈TMI
▪️페미니스트 킬조이를 위한 읽을거리, 독서 모임을 하면서 논의해 볼 질문들까지 야무지게 챙길(?) 수 있다.

▪️표지가 반짝반짝이는 홀로그램 양장본이다. 쨍한 레드에 강렬한 폰트까지 정말 힙하고 핫하게 잘 빠진 책.

▪️꼭 페미니스트 킬조이가 아니더라도 읽어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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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북서퍼1기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21_arte

#페미니스트킬조이
#사라아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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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스 #페미니즘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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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 스펙트럼
신시아 오직 지음, 오숙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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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삶이 없다고?”
“도둑들이 빼앗아갔어요." p45

-신시아 오직, 『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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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아 오직의 대표작 「숄」 그리고 3년 후 발표된 속편 「로사」. 두 단편이 함께 실려 있다. 총 1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짧은 이야기들은 홀로코스트 문학에서 필독서로 다뤄지는 중요한 작품들이다.

젊은 로사는 소리가 없는 마그다를 숄로 두루고 수용소에서 목숨을 부지하며 살았다. 마그다에게 숄이 갖는 의미란, 엄마의 젖이었고 추위를 막아주며 잠을 청할 수 있는 그야말로 생존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로사의 조카, 스텔라가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숄을 가져간 사이 마그다는 막사 밖으로 나가 발각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읽는 내내 뼈마디가 시렸던 「숄」과 달리 「로사」는 이글이글 타는 듯한 플로리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다. 모든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로사와 그 모든게 부질없다는 듯이 잊고 사는 스텔라. 둘의 사이에서 튀는 스파크만큼 로사는 매사 감정적으로 날이 서있다. 마그다가 살아있다는 환상을 품고 과거에 머물면서. 보는 이가 불편한 정도였던 「로사」편은 로사의 말에서 홀로코스트의 공포와 무게를 감히 짐작하게 만들곤 한다.

🔖"다 지난 일이다. 그 이후가 중요하다. 스텔라가 신경 쓰는 건 그것뿐이에요. 하지만 나한테는 오직 하나의 시간뿐이에요. 그 이후 같은 건 없어요." p92
(중략)
"그 이전은 꿈이에요. 그 이후는 농담이고. 오직 진행 중인 것만 있을 뿐이죠. 그리고 그걸 삶이라 부르는 건 거짓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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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작가가 홀로코스트를 직접 겪지 않았다는 점이다. 너무 강렬하고 생생한 나머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멋대로 해석했다가 옮긴이의 말에서 아니란 사실을 알고 멈칫했다. "창작이 기록 못지않은 진실성과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것"(p113)이라는 말이 바로 납득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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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moonji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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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코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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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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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서한집 상응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수윤 옮김 / 읻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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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국내 첫 번역 서한집:)

편지 쓰기를 좋아하면서도 빈 종이 앞에서
머뭇거리게 되는 것은 넉넉치 못한
마음때문이다.
이 말을 써도 될까부터 온전히 전달될 수 있는
말인지에 대한 우려가 앞서는데
이렇게 재고 저렇게 따지다 보면 어느새
옹졸한 마음들이 꾸린 글자들로 채워진다.
당연히 그게 퍽 마음에 들리는 없다.

다자이의 서한집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동안 내가 해왔던 머뭇거림의 해방이었다.
당사자의 고민이 없진 않았겠으나
상대에게 전할 말 앞에서는 거리낌없이
진솔하게 나아가는 목소리가 들린다.
때때로 꺼내기 어려운 말도,
축하와 기쁨이 넘치는 말도,
절망과 고뇌가 가득한 말들도.

당시의 수신인들의 감정을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이 서한집을 읽으면 다자이가 수신인들에게
갖는 신뢰의 마음은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말도 꺼내놓을 수 있었을 것이다.
몹시 부러우면서도 애틋함이 동시에 일렁였다.

한가지 더,
꼭 소설처럼 요조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분명 읽었으나 들렸다는 것은 꽤나
흠뻑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자꾸 다자이와 요조의 경계가 희미해지는데
그만큼 두사람 모두에게 동일한 질과 양으로
좋아한다고ㅜㅜ 말해주고 싶다.

🎈다자이 오사무를 좋아한다면 가까이 두고
종종 꺼내보길 추천🥹

🎈연도별로 정리가 잘 되어있다:)

🎈이미지 수록으로 더욱 풍성하게 즐기는 서한집!

🎈읻다출판사의 서한집 시리즈 '상응'
모조리 소장하고픔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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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읻다 출판사 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itta_publishing

#다자이오사무서한집
#다자이오사무
#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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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간식집 - 겨울 간식 테마소설집
박연준 외 지음 / 읻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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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간식 테마소설"
이쯤되면 테마소설집 맛집으로 인정하는 읻다 출판사. MBTI 테마 소설집에 이어 계절에 딱맞는 옷을 입은 겨울 간식 테마 소설집이 출간됐다. 박연준, 김성중, 정용준, 은모든, 예소연, 김지연 작가와 함께.

작가들이 소재로 쓴 겨울 간식으로는 뱅쇼/귤/타코야키/만두/호떡/유자차 가 있다. 간식들은 단지 일회성 소품처럼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곱씹을 만큼 비중이는 역할을 해낸다. 특히 좋았던 것은 뱅쇼가 나오는 박연준 작가의 「한두 벌의 다른 옷」

🔖혼자 돌아오는 기차에서 나는 그때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들, 가벼운 한숨과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생각했다. 그런 건 아무 때고 이유도 없이 휘발된다. 가까이에서 서로의 삶을 보살피는 사이, 관계가 붉게 엉키는 순간부터 사라진다. 저녁이 되어 빛이 사라지듯이. p35

여름과 영혜의 관계의 시작부터, 엉키다가 어느 한쪽이 달아나는 지점까지 붉은 빛을 띤 이야기 자체가 마치 뱅쇼를 만드는 과정처럼 진행되는 것 같았다. 달큰하고 깔끔한 맛이 좋아 뱅쇼를 매료되었던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씁쓸한 맛도 알게 되었다까. 가장 오래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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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시간 -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
최평순 지음 / 해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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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길을 찾아야 한다지만 여전히 먼나라 남의 이야기처럼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당장 나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생존이 달린 문제가 아니더라도 저자 최평순이 묻는 질문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대답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우리는 왜 지구의 위기를 외면할까?❞
❝인간에게 희망은 있는 것일까?❞

다소 비관적으로 들리는 이 말에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수 있지만 정말 기후위기는 언제나 일상보다 빠른 속도로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므로 "지구적 재난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어 있고, 심리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재난 현실을 외면하며 살기 쉬운 조건이"더라도 계속 고민하고 공유하고 외면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저자 최평순은 환경·생태 전문 PD로 「하나뿐인 지구」,「이것이 야생이다」시리즈, 다큐 프라임 「긴팔 인간」,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을 연출했다. 그의 글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낸 결과라기 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감각을 옮긴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가독성은 물론 다각도로 현재의 상황을 되짚어 보는 계기와 지속적인 고민을 유도하며 경각심을 가지게 한다. 좀더 욕심을 내보자면 고민을 넘어 함께 이야기하고 알리고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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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henamu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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