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의 삶이 없다고?”“도둑들이 빼앗아갔어요." p45-신시아 오직, 『숄』..📖신시아 오직의 대표작 「숄」 그리고 3년 후 발표된 속편 「로사」. 두 단편이 함께 실려 있다. 총 1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짧은 이야기들은 홀로코스트 문학에서 필독서로 다뤄지는 중요한 작품들이다.젊은 로사는 소리가 없는 마그다를 숄로 두루고 수용소에서 목숨을 부지하며 살았다. 마그다에게 숄이 갖는 의미란, 엄마의 젖이었고 추위를 막아주며 잠을 청할 수 있는 그야말로 생존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로사의 조카, 스텔라가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숄을 가져간 사이 마그다는 막사 밖으로 나가 발각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읽는 내내 뼈마디가 시렸던 「숄」과 달리 「로사」는 이글이글 타는 듯한 플로리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다. 모든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로사와 그 모든게 부질없다는 듯이 잊고 사는 스텔라. 둘의 사이에서 튀는 스파크만큼 로사는 매사 감정적으로 날이 서있다. 마그다가 살아있다는 환상을 품고 과거에 머물면서. 보는 이가 불편한 정도였던 「로사」편은 로사의 말에서 홀로코스트의 공포와 무게를 감히 짐작하게 만들곤 한다. 🔖"다 지난 일이다. 그 이후가 중요하다. 스텔라가 신경 쓰는 건 그것뿐이에요. 하지만 나한테는 오직 하나의 시간뿐이에요. 그 이후 같은 건 없어요." p92(중략)"그 이전은 꿈이에요. 그 이후는 농담이고. 오직 진행 중인 것만 있을 뿐이죠. 그리고 그걸 삶이라 부르는 건 거짓말이에요."..놀라운 것은 작가가 홀로코스트를 직접 겪지 않았다는 점이다. 너무 강렬하고 생생한 나머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 멋대로 해석했다가 옮긴이의 말에서 아니란 사실을 알고 멈칫했다. "창작이 기록 못지않은 진실성과 힘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일 것"(p113)이라는 말이 바로 납득이 갔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moonji_books #숄#신시아오직#문학과지성사#홀로코스트#국내초역#문지스펙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