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쉬운 스마트 그리드 - 스마트그리드의 기본 개념에서 최근 동향까지
최동배 지음 / 인포더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상당히 전문적인 서적입니다만 관련 서적들 중에서는 가장 최근 현황까지 반영하고 있고 알기 쉬운 책입니다. 에너지 문제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 - 과학과 역사를 통해 파헤친 1,500년 기후 변동주기론
프레드 싱거.데니스 에이버리 지음, 김민정 옮김 / 동아시아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책 제목만 봐도 완전 전쟁하자는 식의 카피다.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는데, 서평을 보니 난리도 아니다. 원제는 Unstoppable Global Warming. 멈출 수 없는 지구 온난화 정도 되겠다. 인간이 뭔 짓을 하더라도 막을 수 없다는 의미다.

포스팅을 하기 전에 혹시나 해서 알라딘 서평들을 훑어봤는데.. 아마 이처럼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슈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과학자들 열심히 연구하면 뭐하나. 다들 그게 객관적이긴 하냐고 반문하는데. 자료 짜깁기라는 비평을 하는 사람들은 그 칭송해 마지않는 사이언스나 네이쳐의 논문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보통 10여년 이상 그 바닥에서 연구해야 굵직한 논문 하나를 실을 수 있는 잡지다. 과거의 누적된 데이터를 설명하지 못하는 모델이 예측하는 미래는 믿으면서, 그것에 대한 비평과 과거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는 모델은 부정하는 것은 합리적인가? 믿는 것은 자유지만, 과학자들이 준비한 대답이 IPCC 보고서보다 더 확실하고 동의할 수 있는 대답이라는 쪽에 한 표 던지겠다. (정말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IPCC가 발간한 정책결정자용 요약본이 아니라 Workgroup별 보고서를 보아야 한다. 각 모델들이 지닌 단점들과 예측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자인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누구보다도 의심이 많으며, 확실히 이해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끝없이 질문하고 검증하고 확인하려 드는 족속들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지구 온난화를 주장하는 측의 과거 데이터는 기껏 100년을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 그런데 예측하는 기간도 100년이다. 지난 100년 간의 주식 시장 동향을 전부 갖고 있다고해서 앞으로 100년간의 예측을 할 수 있을까? 지구가 주식시장보다 더 간단하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과학에서는 절대 옳은 이론은 없다. 보다 데이터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살아남는 이론일 뿐이다. 이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과학자들이 찾아낸 데이터와 모델은 과거 1만년의 기후를 설명할 방법을 찾아냈는데도 믿을 수 없다고 하니, 그 뒤는 각자 알아서 믿을 일이다. 하키 스틱 그래프와 온난화의 이산화탄소 원인설을 뒷받침한다던 수많은 실험의 오류를 이만큼 자세하게 밝혀 놓은 책은 아마 앞으로도 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뢰할 수 없다면 어떤 설명이나 설득도 필요없을 것이라고 본다.

정치논리에 입각해서 신자유주의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저자들이 전문적인 외교/정치가가 아닌 이상, 정치적인 발언에 대해서는 저자들 개인의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과학적인 연구결과에만 주목해도 괜찮지 않은가? 그 다음의 논의는 과학적인 주장에 대해서 충분히 동의한 다음에 시작해도 될 문제라고 본다. (동의와 반대는 그 주장과 근거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 다음에 할 수 있는 것이다. "뭔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틀린 거 같애"수준의 이야기는 하지말자. 그것은 토론이 아니다.)

내 생각엔 미국은 이미 이런 과학적인 사실들을 상세히 알고 있었고 저울질과 각종 계산을 끝마쳤을 것 같다. 무제한의 자원을 투입해서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을 하느니 그 돈을 차라리 다른 데 쓰겠다는 계산이 나온거다. 우리나라도 그런 식의 저울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정부기관에서 그런 계산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녹색 산업으로 돈을 버는 나라 중에 우리나라가 들어가는지 안들어가는지는 정부가 판단할 문제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야 못이기는 척 묻어가줘도 된다고 본다. 정부는 그러라고 있는거니까.

불쌍하고 힘없는 제 3국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이 책에서 그들에게 해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는 부분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비외른 롬보르가 석학들을 모아놓고 자원을 어디에 배분하면 좋을지를 토론하게 했다는 것을 보라. 그는 무작정 지구온난화 대책을 비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한 사람이다.) 환경론자들이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을 근거로 그들의 발전을 막고 있다는 것 (발전소도 못 세우게하고 공장도 못 세우게 하는데)은 어떤가? 그들은 언제까지나 선진국의 도움만 받으며 자립할 수 없는 '불쌍한 사람들'로 남아야 하는가? 내가 보기엔 환경론자들 & 지구온난화 위기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물 잠겨서 집을 잃을 사람들이나, 가뭄에 굶어죽을 사람들에게는 도움을 주는 게 맞지만, 자생의 노력을 막는다는 것은 우습지 않은가? 먹을 거 주고, 약 주고 하는 것 다 좋은데, 공장부터 세워서 발전 좀 해보겠다는 것을 환경을 내세워서 막고 있다. 환경도 중요하니까 그렇다고 치자. 그래서 환경오염이 적은 최신기술을 기술이전 해주겠다고 약속해놓고는 잘 지키고 있는가? 아프리카와 그 외 빈곤국가를 걱정하시는 분들이 선진국에 분노해야 할 것은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당위적인 논의는 끝났으며,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할 차례다.

북극의 얼음이 녹아서 에스키모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에서 좀 웃어야겠다. 에스키모(이누이트라고 해야겠지)들은 좋아서 얼음 위에서 낚시하고 사냥만해서 먹고 사는걸까? 밭 일구고 농사지을 수 있으면 농사짓고 산다. 거기에 목축을 할 수 있으면 먹거리가 얼마나 더 늘겠는가. 이누이트는 사람 아닌가? 추운데서 살아야 하니까 사는거지 좋아서 그렇게 사는게 아니다. 어업만으로 먹고 살던 그린란드의 환경이 변해서 농업, 목축업이 늘어나는 것도 주목했으면 좋겠다.

저자가 하는 이야기 중 흥미로운 것은 '더워서 죽는 것보다 얼어죽기가 더 쉽다'라는거다. 몇 세기의 따뜻한 시기가 지난 후에는 다시 빙하기가 돌아올텐데 그 때가 더 힘들거라는 얘기다. 자연의 순환 주기를 밝혀내고 싶어하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는 때론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과학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결과를 거부하기 보다는 궁금한 부분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해답은 대부분 그들의 연구결과와 함께 공개되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지호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0년전만해도 알기 쉽게 쓰여지고, 번역이 잘 된 대중과학서적은 매우 찾아보기 힘들었다. 직역체에 부적합한 단어선택으로 가뜩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을 더욱 더 어렵게 만든 책이 많았다. (원판이 얼마나 좋았던지 간에) 그 와중에도 학위를 받고 전문적으로 과학서적 번역에 힘쓴 분들이 있어서 지금은 좋은 책들이 조금씩 늘어가는 추세다.

이 책은 94년경에 나온 소위 빨간책이라 불리는 『카오스』, 그리고 노벨상 수상자인 일리야 프리고진의 『혼돈 속의 질서』, 그리고 근래에 나왔던 화제작 『링크』의 계보를 잇는 비평형계, 즉 복잡한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에 관한 책이다.  (번역은 사이언스 북스 쪽에서 활약하고 계시는 김희봉님)

17세기 뉴턴 역학은 결정론적인 세계관을 정립했지만, 20세기에 등장한 양자역학은 미시세계는 결정론적이기 보다는 확률론을 따른 다는 것이 밝혀졌고, 20세기 후반에 다시 각광받기 시작한 카오스 이론은 그나마 남은 뉴턴역학의 자리마저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다시 결정론적이고 예측가능한 세계에서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막연한 혼돈으로 바뀌어 갈 무렵 나타난 것이 복잡계와 네트워크 과학이다.

 지구과학(지진), 고체물리(자석), 자연(산불), 경제(주식), 역사(도시) 등 다양한 분야의 예와 실험, 그리고 알기 쉬운 설명으로 이들이 공통적으로 변화들이 프랙탈 성질을 가진다는 것과 멱함수 법칙을 보인다는 것을 납득시켜준다. 이런 다양한 예와 실험이 이 책을 제목인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Ubiquity 에 어울리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단순함이란 우리가 보고 있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셀 수 없이 많지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상 자체의 몇가지 근본적인 규칙이라는 것이다. 내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로 조직화하는 세상이라는 관점 속에서는 인간의 자유의지 마저도 나름대로 설명가능한 규칙을 가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하지만 어찌보면 굉장히 암담한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다. 결론은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과 격변은 시스템 자체에 포함된 것이라 어쩔 수가 없고, 누구 탓도 아니다"라는 것이니까. 어떤 사건에서 원인을 찾는 일이 부질없는 일 일수도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복잡계 & 네트워크 과학은 아직 진보중이고 발전할 여지가 많으니 실망은 이르다. 과연 인간은 예측불가능성과 격변마저도 통제할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는 또 다른 질문이고 후대 과학자들의 일이 되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뉴턴시대에서 카오스의 등장으로 도래한 예측불가능성에서 조금 벗어나 약간의 빛을 본 것으로 위안을 삼아도 좋지 않을까.  패러다임의 변화는 '시각의 변화'로부터 오는 것이니까. 이로서 우리는 2004년에도 훌륭한 대중과학 서적 한 권을 얻게 된 셈이다.

이 책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링크』도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