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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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accustomed earth

 

가족에 관한 고찰의 시간.

인도 이민세대에 대한 글들이었지만,
타국에 살고 있는 이방인으로서 공통적인 것들이 현실감있게 와닿는다. 염려도 되고.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과 묘사력에 감탄.
그녀의 시선이 흐른곳이면 어김없이 생각의 공간이 함께 생긴다.


그저 좋은사람.

가족들에게 그저 좋은 사람이 되어버리지는 않을까.

또는 누군가가 그리되어버리지 않을까 .

마음이 쓰인다.

 

이 책 ...

가슴 서늘하고, 답답하고 요상하게 후벼파는 아픔이 있다.

 

 

 
***********
 

 

41p.

 일흔 살 나이에 여자를 만나는 건, 아무리 비밀이라 해도 열정 때문이 아니었다. 그보단 오랜 결혼 생활에서 얻은, 곁에 누가 항상 있었던 습관 때문이었다.

 

48p.

"그래서 행복할 수 있겠냐?" 루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머니라면 이 결정을 이해해주고, 잘했다면서 자랑스러워했을 텐데. 루마는 그동안 일주일에 50시간을 일하면서 여섯 자리 이상 연봉을 벌어왔다. 로미가 겨우 연명하고 있을 때 말이다. 부모님은 언제나 자기에게 부당한 역할을 요구해왔다. 아버지는 장남으로, 어머니는 두 번째 남편으로.

 

69p.

 그럴 때마다 그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가 생각났다. 자신의 떨리는 품에 안겨있던 연약한, 생존을 위해 아버지를 필요로 하던, 부모밖에 모르던 존재였다. 하지만 결국 부모는 아이들에게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되었고, 때로는 관계가 끊어질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루마도 결국 그런 식으로 자식들을 잃어갈 터였다. 아이들은 점점 남처럼 멀어지고 제 엄마를 피할 것이다.

  딸이 여기서 함께 살자고 했지만 그건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제 자신을 위해서였다. 전에는 딸이 그를 필요로 한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딸은 평생 그가 해준 것에 더하여 그를 필요로 했다. 그래서 딸의 제안이 더 언짢았다. 자신의 일부는 언제나 아버지라는 사실 때문에 그 제안을 뿌리쳐선 안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건 달랐다. 그는 다시 가족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 복잡함과 불화, 서로에게 가하는 요구, 그 에너지 속에 있고 싶지 않았다. 딸 인생의 주변에서, 그 애 결혼 생활의 그늘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아이들이 커가면서 잡동사니로 가득 찰 커다란 집에서 사는 것도 싫었다. 그동안 소유했던 모든 것, 책과 서류와 옷가지와 물건을 최근에 정리하지 않았던가. 인생은 어느 시점까지 규모가 불어난다. 그는 이제 그 시점을 넘겼다.

 

102p.

 그이를 잘 아셨잖아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데보라가 엄마 에게 물었다. 그러고는 "이 일을 알고 계셨어요?"라고 묻기도 했다. 엄마는 몰랐다고 했고 그건 사실이었다. 그들은 한 남자에게 실연을 당한 셈이었다. 단지 엄마는 오래전에 다친 상처가 아물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엄마와 아빠는 나이가 들면서 애정이 생기는 것 같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아마 살다 보니 습관처럼 그렇게 된 것 같았다.

 

140p.

 아밋은 자기가 맞는 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모니카가 태어나고부터, 함께 시간을 보낼 궁리보다는 어떻게 하면 각자 혼자 시간을 보낼까 궁리하지 않았던가? 쉬는 날 아내가 아이들을 볼 동안 그는 공원에 가서 조깅을 했고, 또 거꾸로 아내가 서점에 가거나 네일 살롱에 갈 수 있도록 그가 아이들을 보았다.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혼자 있는 그 순간을 그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오죽하면 혼자 지하철을 타고 있을 때가 하루 중 최고의 시간이라 생각했었는지 말이다. 인생의 짝을 찾는다고 그렇게 헤매고서, 그 사람과 아이까지 낳고서, 아밋이 메건을 그리워한 것처럼 매일 밤 그 사람을 그리워하면서도, 그렇게 절실하게 호낮 있길 원한다는 건 끔찍하지 않은가. 아무리 짧은 시간이고, 그조차 점점 줄어든다 해도 사람을 제정신으로 지켜주는 건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라는 사실이.

 

149p.

 그는 이제 학교에서 벗어났고, 학교가 그의 삶에 행사하던 영향력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그래서 다행이란 생각보단, 왠지 그 혼란스럽던 시절을 다시 살고 싶은 기분이었다. 세상을 발견해가던 그 시절을 , 저 원탁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며 다시 경험하고 싶었다. 러시아의 역사와 로마 황제들, 그리스 철학 등 언제나 더 공부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매일 저녁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하라는 숙제를 하고 싶었다. 여태 읽지 못한 위대한 작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그런 책들을 읽을 기회는 없을 것이다. 딸들이 이 여정을 곧 시작할 거였고, 세상은 그들에게 그 신기하고도 온전한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지금 여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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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0-05-30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괜챦죠^^

sweetmagic 2010-06-0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 의외의 대박이었다는.
 
가장 보통의 날들 - 일상을 축제로 만드는 시간
김신회 지음 / 웅진윙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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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여섯 서른 둘 사이에 있는 아니면,

막 지나온...보통의, 여자들이라면 모두가 공감 할 만한 책.

 

호기심 많은 한 소녀가 제법 똘망한 눈으로
세상에 익어가는 모습도 보이고,
그 안에

어느날 한 때의 나의 모습과 
내 곁에 있던 친구들의 모습도 보인다.

 

필자는 우스개소리 처럼, 이야기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줄어드는 건

 '피부의 탄력',

 '언제든지 연락하면 만날 수 있는 친구',

 '이유없이 터지는 웃음'

  그리고

 '두근거리는 설레임' 이라고

 

나는 맹세하듯 생각한다.

  '두근거리는 설레임' 만은 무슨일이 있어도 꼭 지킬꺼라고.

 

 

 

************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여자들의 소박한 삶을 여행이라는 소재와 함께 써내려간 매력적인 여행기’라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 실은 그녀가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죄다 써버렸기 때문에 통쾌하면서도 어쩐지 분한 기분이 드는 거다.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적당한 규모의 동지들이 모이게 된다면 난 홍대 근처에서 ‘우리는 어쩐지 분하다!’라는 피켓을 들고 데모를 벌일 것이다. 단, 작가가 머리를 긁적이며 ‘아, 이것 참 죄송하게 됐습니다.’라며 맥주 한 잔씩 돌린다면 분노를 가라앉히고 화해의 악수를 청할 용의도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렇게 될 줄 알았다.                            

                                                          - 요조yozoh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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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11월
절판


아름다운 세상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우리 곁에 있다. 우리가 볼 줄 몰라서 가까이하지 않기 때문에, 이 아름다운 세상을 놓치고 있다. 자연은 이렇게 마음껏 꽃을 피우는데, 과연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지 거듭거듭 살필 줄 알아야 한다.-40쪽

나 자신만을 위해 수행한다면 그것은 반쪽인 수행이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타인에 대한 보살핌이 동시에 따라야 한다. 흔히 ‘수행’이라고 하면 모든 관계를 끊고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자기 자신이란 무엇인가? 독립된 내가 아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관계 속에 얽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개 하면 그것은 독립된 인격이 아니라, 가족과 친구들과 이웃 간에 얽히고설킨 관계를 이루고 있다. 안팎으로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늘 명심하라-89쪽

모든 성인의 가르침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남을 도우라는 것이다. 불교에서도 남에게 베푸는 것이 가장 으뜸가는 바라밀이라고 한다. 바라밀이란 ‘도달한다’는 뜻이다. 남이란 누구인가? 타인이 아니다. 크게 보면 또 다른 나이다. 남이란 내 분신이다. 나와 무연한 타인이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보면 모두가 하나이고, 겹겹으로 닫힌 마음으로 보면 모두가 타인이다. 사람은 마음을 활짝 열고 살아야 한다. 마음을 열고 사는 사람과 닫고 사는 사람은 그것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 짐스럽고 내가 괴로우므로, 훨훨 벗어 버려야 한다. 여기 이렇게 와 있지만 우리가 금생에만 지금처럼 모인 것이 아니다. 무수한 전생부터 이렇게 모였을 것이고, 어떤 계기로 인해 또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107쪽

살아 있는 참 스승은 결코 먼 데 있지 않다. 우리 가까이에 있다. 지하철 안에서도 만날 수 있고, 시끄러운 시장 바닥에서 만날 수도 있다. 또 우리가 다니는 직장에서, 혹은 가정에서 살아 있는 참 스승을 만날 수 있다. 이와 같은 스승들은 우연히 내 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그만큼 탐구하고 열망하면서 간절히 찾았기 때문에, 메아리로서 응답한 것이다. 스승은 우리 영혼이 늘 깨어 있도록 고무시켜 준다. 진정한 스승을 만나고 싶다면 밖에서 찾지 말라. 자신의 영적인 자아 속에 떠오르는 모습을 지켜보라.-222쪽

나 자신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남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독립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남과 관계된 존재이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불운이나 불행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다. 언젠가 내가 남을 불행하게 만든 과보라고 생각하라. 그러면 남을 원망하지 않는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다 까닭이 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이것이 업의 율동이고 그 메아리다.-240쪽

깨달음이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세월 속에서 끊임없이 가꾸고 뿌린 씨앗이, 시절인연을 만나 마침내 꽃 피어나는 것이다. 이 세상에 공것, 거저 되는 일, 우연한 일은 절대로 없다.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본래의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는 길이다-314쪽

삶은 빛나는 것은 죽음이 받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잘 산 사람만이 잘 죽을 수가 있다. 사람은 살 줄 알아야 한다. 살 줄 알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고, 살 줄 모르면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산다 하더라도 죽은 것과 다르지 않다. 언제 어디서 그때를 맞이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한 번뿐인 생을 후회 없이 살 수 있어야 한다.
-302쪽

사람은 언젠가는 홀로 빈방에 남게 된다. 살 만큼 살다가 몸이 굳어지면 그곳이 관 속이든 무덤 속이든 빈 공간에 홀로 남는다. 그때 우리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을 수가 없다. 무엇인가 부장품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내 것이 아니다. 미리부터 빈방에 홀로 있는 순수한 자기 존재의 시간을 가져 보라. 이런 훈련을 통해서 이다음에 홀로 있더라도 아무렇지도 않은 그런 경지에 이르게 된다.-317쪽

날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바로 이 마음, 미워했다가 좋아했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화하는 이 마음, 이것이 바로 도이다. 도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 일상생활의 이 마음, 이 중생심, 이 갈등, 온갖 얽히고설킨 이 마음이 도이다. 일상성을 벗어나서 우리가 기댈 것이 무엇인가? 너무 일상성에만 안주하기 때문에 자꾸 탈출하려는 마음이 생긴다고 했는데, 그 하루하루의 삶 자체가 도의 세계이다. 진리의 세계이다. 이 밖에 다른 것이 없다.

-335쪽

죽음은 삶의 또 다른 모습이다. 죽음을 기분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라. 모든 열매에 씨앗이 박혀 있듯이, 삶 속에는 죽음이 씨앗처럼 박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자각하라는 것이다. 자기 삶을 빛내기 위해서 죽음도 자각하라는 것이다. 그 뒷면인 그늘도 자각하라는 것이다. 그늘이 없는 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삶의 그늘은 죽음이다. 또 어떤 의미에서는 죽음이 삶을 떠받쳐 주고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삶에 대해서만 생각하지 죽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겁쟁이들이 죽음에 대해서만 생각한다. 순간순간을 알차게 살고 있기에 죽음에 대해서 생각할 여가가 없기 때문이다. 항상 맑은 정신으로, 자신을 고집하는 편견을 버리고 세상을 텅 빈 것으로 보라. 이처럼 세계를 보는 사람은 죽음의 왕도 볼 수 없다.-3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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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 一期一會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9년 5월
절판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을 이루는 것입니다.-17쪽

멀리 두고 그리워하는 사이가 좋을 수도 있고, 가끔씩은 마주 앉아 회포를 풀어야 정다워지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친구 사이라 할지라도 늘 함께 엉켜 있으면 이내 시들기 마련입니다. 때로는 그립고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 그 우정이 시들지 않습니다-19쪽

삶 그 자체가 되면 불행과 행복의 분별이 사라집니다. 삶 자체가 되어 살아가는 일. 그것이 불행과 행복을 피하는 길입니다.-34쪽

한번 지나가 버린것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감사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또 달은 기약할 수가 없습니다. 이다음 달에는 날이 흐리고 궂어서 보름달이 뜰지 말지 알 수가 없습니다.모든 것이 일기일회입니다.모든 순간은 생애 단 한번의 시간이며 ,모든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입니다.
-49쪽

잠들기 전에 자기 삶을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 하루, 나는 어떤 수행을 했는가 ?
오늘 하루, 타인에게 무엇을 베풀었는가 ?
내 인생의 금고에 어떤 것을 축적했는가?
-75쪽

결국 한 생애에서 무엇이 남습니까 ?
얼마만큼 사랑했는가, 얼마만큼 베풀고 나누었는가,
그것만이 재산으로 남습니다.
-228쪽

묵은 시간에 갇힌 채 새로운 시간을 등지지 말아야 합니다.-263쪽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살든 한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매순간 마음을 맑히는 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한숨 내쉬고 들이쉴 때마다 마음을 맑히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그 한순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 한순간이 바로 생과 사의 갈림길입니다.-317쪽

불교는 부처님을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자기 자신이 부처가 되는 길입니다. 깨달음에 이르는 길입니다. 자기실현의 길이고, 형성의 길입니다. 부처는 단지 먼저 이루어진 인격일 뿐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스스로 온전한 인간에 이르는 길입니다-321쪽

생각과 말과 행동은 우리 정신에 깊은 자국을 남깁니다.
그것은 마음 밭에 뿌리는 씨앗과 같아서 이 다음에 반드시 그 열매를 거두게 됩니다. 순간순간 우리들이 갖는 생각과 영원은 사라지지 않고 우주에서 진동을 한다고 명상가들은 말합니다.
남을 미워하면 그 자신이 미움의 진동이 되고, 남을 사랑하면 그 자신이 사랑으로 진동합니다. 우주의 진동과 파장은 같은 것끼리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340쪽

참으로 뜻잇는 만남과 모임은 켤코 좋은 말을 많이 늘어놓는 데 있지 않습니다. 침묵 속에서 마주 바라보고, 서로 귀 기울이고, 같이 느끼면서 존재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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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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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아들에게 설명해 주듯 쉽게 씌어진 책이라

이해하기 매우 쉬웠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혼란스러워 괴로웠던 책.

 

읽고나니 무력감에 마음이 무거워져 더 힘들다.

과연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까...

풀기힘든 지구만한 실타래 앞에 눈썹가위 하나 들고

서있는 느낌.

 

 

************

 

16p.
 미국이 생산할 수 있는 곡물 잠재량만으로도 전세계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고, 프랑스의 곡물생산으로 유럽 전체가 먹고 살 수 있는 전세계적 식량과잉의 시대에 수많은 어린이 무덤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연 제 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18p.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06년 10월 로마에서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2005년 기아로 인한 희생자 수를 집계했다. 2005년 기준으로 10세 미만의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어가고 있으며, 비타민 A 부족으로 시력을 상실하는 사람이 3분에 1명 꼴이다. 그리고 세계 인구의 1분의 1에 이르는 8억 5천만 명이 심각한 만성적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기아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2000년 이후 1,200만 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블랙 아프리카의 상황은 특히 열악하다. 아프리카에서는 현재 전 인구의 36퍼센트가 굶주림에 무방비 상태로 놓여 있다.

 

37p.
 그러니까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먹여 살릴 만한 식량은 충분히 있다는 건가요?

 그뿐 아니란다. 지구는 현재보다 두 배나 많은 인구도 먹여 살릴 수 있어. 오늘날 세계 인구는 60억 정도(세계 인구는 2006년 2월 26일 현재 65억 명을 넘어섰다.)되지. 하지만 1984년 FAO의 평가에 따르면, 당시 농업생산력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지구는 120억의 인구를 거뜬히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거였어

 

39p.
 많은 지식인이나 정치가, 국제기구 책임자들은 엉터리신화, 즉 기근이 지구의 과잉인구를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고 믿고 있단다.

 

80p.
 유럽은 식량을 폐기처분하고 있는거야. 남반구에서는 식량이 없어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 말이야. 유럽연합은 나름의 논리를 따르고 있어. 자국의 농민들을 살려야 하고, 그 때문에 농산물가격을 높게 유지해야 해. 배고픈 사람들을 돕는 것은 FAO나 WFP의 과제일 따름이지. (중략) 식량의 가격이나 생산량의 결정, 그리고 식량의 공평한 분배 등에 대해 FAO나 WFP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야. 세계시장만이 힘을 가지고 있지. 그리고 그 시장은 아주 잔인하단다.

 

100p.
 아옌데는 소아과 의사 출신의 정치인이라서 유아기의 비타민 및 단백질 부족, 소년소녀들의 건강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었지. 그래서 그가 가장 우선적으로 내건 공약이 분유의 무상 배급이었던 거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분유와 유아식을 판매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던 다국적기업 네슬레가 당시 이 지역의 분유시장을 독점하고 있었지. 네슬레는 우유공장을 경영하며 목축업자들과 독점계약을 맺고 판매망도 장악하고 있었어. 그래서 아이들에게 분유를 무상으로 배급하기 위해서는 네슬레와의 원활한 관계가 필요했지. 아옌데는 결코 네슬레에 분유를 공짜로 달라고 하지 않았어. 제값을 주고 사려했지. 그러나 1971년 스위스 베베이의 네슬레 본사는 칠레 민주정부와의 협력을 모두 거부했어.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그 보좌관 헨리 키신저가 아옌데 정권의 사회주의적 개혁정책을 꺼리고 있었기 때문이지.

 

153p.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해. 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 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 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거야.

 


62p.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세계 어디서나 그런 광경이 연출되고 있지. 기생충이 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음식 쓰레기로 연명해야 하다니...
카림, 그런데 더욱 비참한 것은 배고픔의 저주가 세대에서 세대로 대물림된다는 거야.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린 수백만의 엄마들이 매년 지구 곳곳에서 수백만의 건강하지 않은 아이들을 낳고 있어.

 

65p.
분에 250명의 아기가 이 지구상에 새로이 태어나는데, 그 중 197명이 이른바 제3세계라 불리는 122개 나라에서 태어난단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수가 곧 이런 '이름도 없는 작은 이들의 묘'에 묻히는 운명을 맞는 거야. 레지 드브레(프랑스의 철학자)는 이들을 가리켜 "나면서부터 십자가에 못 박힌 아이들"이라고 표현했어

 

75p.
 너 혹시 전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4분의 1이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 있단든 사실을 알고 있니? 선진국에서는 고기를 너무 많이 먹거나 해서 영양과잉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거꾸로 다른 쪽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영양실조로 굶어죽고 있어.

 

153p.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해. 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 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 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어. 그래서 결국은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나라를 바로 세우고, 자립적인 경제를 가꾸려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거야.

 

161p.
 1919년에 막스 베버는 "부란 일하는 사람들이 산출한 가치가 이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오늘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늘날 부, 즉 경제력은 다혈질적인 투기꾼들이 벌이는 카지노 게임의 산물이다.

 

162p.
 이런 숫자의 배후에는 고통과 절망으로 가득 찬 세계가 존재한다. 불평등이라는 부당한 역동성이 현재의 세계질서를 결정하고 있다. 한쪽에는 민족을 초월한 소수의 과두체제에 지배되는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 학문적, 군사적 힘의 집중이 있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는 미래가 불투명한 삶, 몇 억 인구의 절망과 기아가 있다.

 

163p.
 브레히트는 "분노하는 것은 고통이다"고 했다. 제네바의 은행가들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를 필요로 한다. 이 이데올로기가 바로 신자유주의(시장원리주의)라는 것이다. 이 이데올로기는 특히 위험하다. 중심에 자유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규범도 가라, 규제도 가라, 국민국가도 가라, 장애만 될 뿐이다. 선거도 가라, 일치도 가라, 정권교체도 가라, 민족주체성도 가라. 자유! 자본을 위한 자유, 서비스를 위한 자유, 특허를 위한 자유만 남아라. 그것은 관료제나 모든 종류의 제한에 반대하는 것이다. 오직 '완전하게 리버럴한 시장'을 추구하는 시장원리주의(신자유주의)일 따름이다.

 

168p.
 이 모든 조처가 실행되기 위해서는 세계 여론이 동원되어야 하며, 현재의 경제 지배자들의 각성과 연대의식이 있어야 한다.

 

169p.
 장 자크 루소는 <사회계약론>에서 "약자와 강자 사이에서는 자유가 억압이며 법이 해방이다"라고 썼다. 시장의 완전한 자유는 억압과 착취와 죽음을 의미한다. 법칙은 사회정의를 보장한다. 세계시장은 규범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것은 민중의 집단적인 의지를 통해 마련되어야 한다. 경제의 유일한 견인차는 이윤지상주의라는 입장, 신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겨두면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이라는 허구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이 이 시대의 급박한 과제다.

 

171p.
 소수가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대가로 다수가 절망하고 배고픈 세계는 존속할 희망과 의미가 없는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세계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와 정의를 누리고 배고픔을 달랠 수 있기 전에는 지상에 진정한 평화와 자유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서로 책임져 주지 않는 한 인간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176p.
 배고픔의 숙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나라라도 말이다. 부족한 것은 연대감이며, 국제 공동체로부터 도움을 받고자 하는 진짜 의지이다.

 

180p.
 인도적인 도움은 절대적인 중립, 보편성, 독립성을 요구한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고통 받는 인간의 필요를 겨냥한 것이어야지, 결코 한 국가의 필요에 따른 것이어서는 안 된다

 

195p.
 신자유주의의 이면에는 단점도 매우 많다. 세 가지 정도만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유'의 전제가 잘못되어 그 개념과 현실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모든 간섭을 없애고 자유를 줄 테니 알아서 마음껏 하라고 하지만 처음부터 가진 사람과 없는 사람의 할 수 있는 조건이 다른 데 알아서 하라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한 쪽은 무장을 단단히 하고 나서는데 다른 쪽은 맨 손으로 알아서 싸우라거나 헤비급 선수와 라이트급 선수를 구분 없이 섞어 놓고 알아서 싸우라고 한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괴롭힘이자 억압이 되어버린다.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기능을 통해 경쟁의 공정성을 관리하는 것이지 경쟁의 전제조건을 관리하지는 않는다.) 그런 뜻에서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자유는 개인과 국가의 편차나 특수한 조건을 무시하며 인권, 생존권, 주권 등을 초월하려는 개념이어서 진정한 의미의 인간적 또는 사회적 자유가 아니라는 개념적 비판을 받게 된다.


둘째, 지나친 경쟁주의로 치달으며 약육강식의 냉혹한 질서가 자리잡아서 다수의 약자들이 소외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모든 것을 시장으로 내몰며 자유롭게 벌어먹으라고 하므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데 경쟁의 조건이 처음부터 불공평하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낳으며 양극화의 심화를 초래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또는 세계화를 20:80의 질서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20%의 혜택 받는 사람들을 위해 80%의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희생시킨다는 이야기다. 결국, 신자유주의는 자본가들의 자유를 위한 이데올로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셋째, 자본의 욕망이 끝없이 확대되어 불필요한 영역들까지 시장으로 편입시킴으로써 인간의 모든 삶에서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긴다는 점이다. 시장논리가 만병통치약처럼 통하다보니 문화, 교육, 예술 등 고유한 가치를 지니는 영역들도 시장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며 정책으로 옮기기 때문에 삶의 체계를 건조하게 만들며 인류문화를 황폐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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