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서럽다 창비시선 311
이대흠 지음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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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여물 먹은 소처럼 순해진다.(p.11) -‘고매(古梅)에 취하다‘ 중

당신의 발길이 끊어지고부터 달의 빛나지 않는 부분을 오래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무른 마음은 초름한 꽃만 보아도 시려옵니다. 마음 그림자 같은 달의 표면에는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발자국이 있을까요. (p.14) -‘애월(涯月)에서‘ 중

아름다운 위반

기사 양반! 저짝으로 조깐 돌아서 갑시다
어칳게 그란다요 뻐스가 머 택신지 아요?
아따 늙은이가 물팍이 애링께 그라제
쓰잘데기 읎는 소리 하지 마시오
저번챀에 기사는 돌아가듬마는......
그 기사가 미쳤능갑소

노인네가 갈수록 눈이 어둡당께
저번챀에도
내가 모셔다드렸는디.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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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지음 / 비채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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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운다고 남은 밥만 먹지 말고, 피곤하다고 새우잠 자지 말아요. 어였하게 먹고, 팔다리 쭉 펴고 자요. 우리 마누라 보니까 그렇더라구. 그렇게 살아놓으니 아픈 데가 얼마나 많은지...... 한 번 사는 인생이잖아요.˝(p.98)

서울의 겨울.12

어느 날 어느 날이 와서
그 어느 날에 네가 온다면
그날에 네가 사랑으로 온다면
내 가슴 온통 물빛이겠네. 네 사랑
내 가슴에 잠겨
차마 숨 못 쉬겠네
내가 네 호흡이 되어주지, 네 먹장 입술에
벅찬 숨결이 되어주지, 네가 온다면 사랑아,
올 수만 있다면
살얼음 흐른 네 뺨에 너 좋아하던
강물 소리,
들려주겠네

˝오늘도 어디에선가 걷지 못하거나 보지 못하는 자식을 업고 눈물 같은 땀을 흘리며 끝없이 층계를 올라가는 어머니, ‘나 죽으면 어떡하지‘하며 깊이 한숨짓는 어머니, 이 용감하고 인내심 많고 씩씩하고 하느님 같은 어머니들의......(p.145)

알 만한 나이가 됐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리운 것임을. 수많은 형태의 사랑의 허구를, 환멸의 배면을 알고 있다. 그러나 또한 알고 있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사랑한다는 것을 그토록 쓸모없고, 연약한, 부서지기 쉬운 찰나의 진실. 찰나의 아름다움만이 때로 우리가 가진 전부라는 것을. 심지어 치유의 힘이 되기도 하는 것을.(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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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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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수록 아는 게 많아질 줄 알았는데 쥐게 된 답보다 늘어난 질문이 많다.(p.124)

나는 우리 삶에 생존만 있는 게 아니라 사치와 허영과 아름다움이 깃드는 게 좋았다.(p.12)

희망 목록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자긍심과 부담감이 섞여 먹구름을 예감한 곤충처럼 심란해졌다.(p.61)

헌책방을 모두 둘러본 나는 낙담했다. 그곳은 보물창고라기 보다 눈으로 열심히 호미질을 해야하는 자갈밭에 가까웠다.(p.63)

우리는 늘 우리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라지만 동시에 그것이 노련하게 전달되길 원한다(p.88)

나의 기원 그의 연애

˝그땐 느이 아부지 안됐단 생각만 했지, 지금도 이렇게 술을 마셔대면 나중에 얼마나 더 처먹을까 하는 생각은 미처 못 했다. 내가.˝(p.94)

바람이 불면, 내 속 낱말카드가 조그맣게 회오리친다. 해풍에 오래 마른 생선처럼, 제 몸의 부피를 줄여가며 바깥의 둘레를 넓힌 말들이다.(p.109)

겨울의 옛말은 겨슬(겻+을), ‘집에 있다‘란 말뿌리를 가졌다. 그러니까 겨울은 ‘집에 있는‘ 시간이다.(p.115)

그 뒤 긴 시간이 흘러 그 동기는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고, 담배를 디스플러스로 바꿨고 저 역시 다행히 몇 권의 책을 낼 수 있었습니다.(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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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 - 장준하 의문사 사건 조사관의 대국민 보고서
고상만 지음 / 돌베개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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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정통성이 부족하고 그릇된 길을 걸은 박정희 정권은 비판자들을 두려워했고, 두려워했기에 그들을 없애려고 했다.(p.12) -명진스님 추천사 중

우리 사회는 껄끄러운 과거사 문제만 나오면 역사에 맡기자고 한다. 역사는 그런 문제들을 맡아주는 전당포가 아니다.(p.13) - 명진스님

우리가 원하는 진실은 쉽게 얻어지지 않지만 그것을 얻은 사회는 역사 앞에 언제나 떳떳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p.35) -문성근

˝전 국민에게 구걸하듯 표를 달라고 하기 싫었던˝ 박정희가 이 형식적인 민주주의조차 귀찮아 유신독재를 공포한 것뿐이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영원한 권력을 세우겠다는 ‘더러원 욕심‘외에 아무것도 아니었다.(p.75)

1. 일 하시는 대통령
2. 이 나라의 지도자
3. 삼일정신 받들어
4. 사랑하는 겨레 위해
5. 오일육 일으키니
6. 육대주에 빛나고
7. 칠십 년대 번영은
8. 팔도강산 뻗쳤네
9. 구구한 새 역사는
10. 시월 유신정신으로 꽃피웠네!
(p.77)

- 캬 취한다! 박뽕에 취한다! ㅋㅋㅋㅋㅋ

장준하는 8.17. 08:30 호림산악회(서울운동장 앞 소재) 운악산으로 출발 등반 도중, 동일 14:40분경 동 운악산 약사봉 계곡에서 실족으로 추락, 뇌진탕으로 사망하였음. 시체는 검사 지휘를 받기 위해 사고 현장에 보존 중이며 현지 경찰 3명이 현장을 경비 중에 있는데, 동 일행인 김용환(동대문구 이문동 거주)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장준하 부인 및 가족 등이 20:30분경 현장에 도착하였음.(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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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책들 - '빨간책방'에서 함께 읽고 나눈 이야기_인문 교양 지식 편
이동진.김중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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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에 인디언이 2,000만명이 살았다는 거죠. 그런데 콜롬버스가 오고 나서 100년 사이에 그 수가 100만 명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정확히 95퍼센트가 죽어버린 거죠.

잉여농산물로 인해 문명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 때문에 불평등도 기원했다는 얘기죠.

결국 제네럴리스트가 되어야 스페셜리스트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제가 자주 인용하는 스피노자의 말이 있습니다. ˝깊게 파기 위해서는 일단 넓게 파야 한다.˝(p.69)

저는 글쓰기 자체가 놀이인 것 같아요. 늦은 밤이나 새벽에 혼자 노트북을 앞에 두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 내 생각을 쓰는 것, 그게 놀이 같아요.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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