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 엄마 한국대표시인 49인의 테마시집
고은.강은교 외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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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대



도종환

시외버스터미널 나무 의자에
군복을 입은 파르스름한 아들과
중년의 어머니가 나란히 앉아
이어폰을 한쪽씩 나눠 꽂고
함께 음악을 듣고 있다
버스가 오고
귀에 꽂았던 이어폰을 빼고 차에 오르고 나면
혼자 서 있는 어머니를 지켜보던 아들도
어서 들어가라고 말할 사람이
저거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도
오래오래 스산할 것이다
중간에 끊긴 음악처럼 정처 없을 것이다
버스가 강원도 깊숙이 들어가는 동안
그 노래 내내 가슴에 사무칠 것이다
곧 눈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흐릿한 하늘 아래
말없이 노래를 듣고 있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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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7-13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어제 조카가 그 더위를 뚫고 입대를 해서인지 이 시가 너무 사무치게 와닿습니다 ㅠㅠ

2021-07-13 1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