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 마그나카르타의 해
존 길링엄.대니 댄지거 지음, 황정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역사서, 사실 선뜻 손이 잘 안가는 종류이긴 하다.
깔깔 웃을 개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싹할 스릴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이 책은 의외로 읽는 내내 재미가 쏠쏠했다.
내겐 역사서라는 장르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많이 알려져 있는 역사적 사건들은 짤막하게 기술하는 대신
다른 책이라면 그저 한두줄로 처리했을 에피소드들이 상세하게 다루어지고
당시의 생활상, 사람들의 생각, 종교, 교육, 의술, 의복, 주택 등...
정치 뿐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 사회적 환경도 격변기였던
당시의 미시적이고도 일상적인 세계가 어찌나 리얼하게 펼쳐지는지...
무슨 은밀한 야사라도 읽는 기분이었다.

하나의 역사적 이정표였던 1215년 당시의 민주주의라는게 무엇인지,
거창한 사상적 구호 아래에 있는 민중의 삶은 어떤 것인지,
다분히 고위층이 아닌 [민중]의 관점에서 본 1215년의 삶이
어쩌면 또한 정치적 변혁기에 있는지 모를 우리나라의 현 상황과 오버랩되어
은근히 많은 생각을 일으키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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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hyosae 2005-10-19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지나가다 들렸습니다. 번역하신 마그나 카르타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번역해 주십시오.

황정하 2005-09-16 1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사합니다!
 
인체의 신비 - 경이로운 몸속 여행
윈저 철튼 글, 수전 그린필드 서문, 예병일 옮김 / 넥서스BOOKS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샀습니다!!

얼마 전 서점에서 한번 들춰본 이후...
그 멋진 사진에 충격받아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또 내용 설명 양이 적은 것 같으면서도
꽤 전문적인 내용까지 들어가더라고요.
이런거 진짜 넘 좋아하거든요...

단지.. 가격... ㅠㅠ
속으로만 꿍꿍 앓다가

드디어 어제! 서점에 달려가 샀습니다.
보물 얻은 기분입니다.
어제 밤에 열심히 읽었지만 다 못보았어요.

참, 어려운 내용을 잘 번역했구나, 싶어
옮긴이를 들춰보았다가...
학교 선배시네요 ^_^ 아는 분도 아닌데도
내 선배가 이런 멋진 책 번역했다,
괜히 누구에게 자랑하고 싶어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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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빔보가 내친구 작은거인 8
마르틴 아우어 지음, 이유림 옮김 / 국민서관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사실 내 큰애에겐 동화책을 사주기가 아깝다.
대부분 앉은 자리에서 휙 보고 다봤다고 던져놓기 때문이다.
좀 더 정성스럽게 책을 보면 정말 좋을텐데.... 속상하다.

그런데 이 책은 뭔가 특별하다. 제목이 특별하고 그림이 특별하고...
그래서 참 오랜만에 동화책을 한권 사주었더니...

쇼파에 앉아 책을 보는 큰애의 표정이 가관이다.
꼭 친구와 함께 몰래 벽장 속 사탕을 도둑질하는 표정이랄까?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호호호 웃으며... 은밀한 음모의 표정.

그러더니 깔깔깔 배꼽을 잡고 웃는다.
그리고는 일어선다. [엄마 나 책 다봤어!]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저런 재미있는 표정을?
책을 집어들어 읽어보니 하하, 나도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이거 이 녀석이, 맨날 이건 안돼 저건 안돼하는 날 앞에 놓고
빔보와 함께 독재자 엄마에게 신나게 큰소리 치는 상상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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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서가 출간되어 출판사에서 보내는 증정본이 도착하는 날,
가슴두근대며 책을 열어 각 페이지들을 펼쳐보면서 공상에 빠진다.
많은 분들이 책을 읽었으면, 번역에 잘못된 부분이 가능한한 적었으면...

오늘 새로 출간된 번역서가 택배로 도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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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제국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의 세계를 탐험하다
칼 짐머 지음, 이석인 옮김 / 궁리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다니는 카페에 어떤 분이 올려주시는, 한겨레 신문의
[아깝다 이 책!] 소개글들을 지켜보다가 끌리는 책을 사두는데,
드디어 그 중 한권, [기생충 제국]을 다 읽었네요.

읽은 소감, 아아아아......
충격, 공포, 허탈, 그리고 깨달음.

기생충이 스스로 생활할 능력도 없는 하등 생물에 불과하다는건 오해일 뿐,
생물계의 먹이사슬에서 가장 꼭대기를 차지하는 이 너무나 작고 작은 요물은
숙주를 자신의 먹이기계로 만들어버리는 고도의 정신적, 화학적 조작도 우습게 합니다.
수많은 생명체를 멸종시키는 인간도 지금껏 단 한종류의 진핵생물의 백신도 만들지 못했고
적혈구를 먹어치우는 말라리아 열원충이든 18 미터까지 자라는 촌충이든 괴물이빨 구충이든
인간의 몸속에서 암수가 껴안은 채 30년도 넘게 살며 수백만개의 알을 낳는 흡충이든,
왠만한 기생충들은 퇴치방법은 커녕 그 기본적인 생태조차 이제 겨우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저요? 갈수록 흥미진진한 내용에 너무나 감동(?)을 받은 나머지,
바쁜 와중에도 일부러 약국가서 구충제 사와 애들 먹였습니다 -.-

하지만 전세계 인구의 1/3, 서유럽 특정지역은 90% 가 가지고 사는 톡소포자충이나
특정 지역에서는 전체 달팽이의 40% 몸속에 가득 찬 흡충의 미사일 유충들도,
이것을 박멸하여 없애버리려고 나서는 것이 꼭 옳은 방법인지는 의문이라네요.

기생충은 아득한 옛날부터 숙주와 기생, 공생하며 숙주의 진화에 적극 관여해왔고
궁극적으로 전체 생태계를 감시하고 조절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합니다.
인간도 각종 기생충들과 면역체계가 싸우며 이기고 지면서 진화과정을 밟아왔기에,
기생충이 거의 박멸된 선진국은 자신의 면역체계라는 새로운 적에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면역체계가 자신의 소화기관을 공격해서 초토화시키는 장염이나 크론병, 천식, 아토피...
고삐풀린 면역체계가 날뛰어 생기는 각종 희귀병이 만연하는게 꼭 우연일지 되묻습니다.

생태계에서의 기생충의 역할과 위치, 그 생태를 추적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노력...
책을 덮자 정말 끔찍하면서도 눈을 감을 수 없는 파노라마 한편이 지나간 듯 합니다.

책을 번역하신 분은 저명한 의사이십니다.
너무나 전문적인 내용을 참 잘 번역하셨다는 느낌입니다. (고생 무진장 하셨겠다는..)
옥의 티라면, 교정과정이 급했던 모양인지 오타나 비문이 꽤 눈에 띄어 아쉬워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제가 전체적인 오타(!)만이라도 싹 검수해서 재판 찍고 싶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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