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경험해본일 있는가?


8월도 중순을 넘기는 오늘이다.

8월이면 난 8월의 크리스마스란 영화가 생각난다.

영화도 좋았지만 영화만큼이나 제목이 무척이나 마음에든 영화다


약 2년동안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에서 생활했더랬다.

더운 나라였기에 덕분에 한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었다.

빨간 산타 의상이 오히려 거북스러운...

그래도 각 상점에선 약간 촌스런 트리가 걸리고

머라이어케리의 캐롤이 시원하게 울린다.

성당에 성탄 장식도 한 달 동안 정성스럽게 만들고...

(아기 예수님이 태어난 말구유를 장식하는 눈을 흰 솜이 아닌

굵은 왕소금을 뿌렸던 기억...흐흐...좋은 아이디어였음...)


좀 괜찮은 성가대들은 여름부터 성탄 미사곡을 연습한다.

그때 더위에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성가단원들과 연습했던 곡이


이종철 신부님의 노엘미사곡이었다.


부부로 이루어진 성가대 팀에서 유일한 아니 뜬금없는 미혼이자 솔로였던..나는

8월부터 시작된 성가 연습에 그래도 매주 빠지지 않고 참석했더랬다.


Kyrie 

약간은 애절한 오르간 전주가 시작되는 kyrie

바로 베이스 솔로가 Kyrie eleison을 노래한다..

(라틴어 문법은 잘 몰라서 띄어쓰기는 못하겠다..누가 알면 고쳐주셈..)

그리고 이어지는 합창.....

그리고 처음 전주의 주제부만 오르간이 다시 연주 한 소절...베이스 솔로...합창............

내가 지금까지 접했던 곡들은 베이스 솔로가 Agnus dai 를 주로 불렀던 것 같은데...

Kyrie부터 무게를 잡아주는 곡이었다..

보통 Agnus dai  베이스 솔로가 주선율인 곡이 많다..


Gloria..

보통보다 조금 빠른 정도의 속도라서 글로리아치고는 좀 느린편인 곡이란 생각이 든다.

그때 연습 때엔 꽤 화려하고 재밌는 곡이라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소프라노 솔로부분도 좀 단조롭고....

테너 솔로부분은 좋다. 사실 테너이기 보단 바리톤에 어울리는 솔로다.

미성보다는 약간 힘이 있는 느낌으로 노래해야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참 노래 잘하시던 지수 아버님 생각난다.

아무리 프로가 부른 곡을 다시 들어도 내 기억 속엔 지수아버님 솔로가 가장 멋지다.)


 Sanctus와 Benedictus 

 조가 바뀌는데. 6/8박자의 곡이라서 포인트를 한마디에 2박씩 놓치지 말고 불러야 한다.

보통 지휘자들이 이 박자세기를 잘 못해서..늘어지는 6/8박자곡으로 부르기 마련이다.

우리도 약간 늘어지게 불렀다. 반주를 잘 들으면 분명이 포인트가 한마디에 둘로 나눠져 있지만 학교에서 배웠던 6/8박자 젓기로 지휘를 하면 어느 장단에 노래해야 할지 모른다..

(아마츄어 대부분 성가대가.그렇단 사실....하하...)

조가 다르지만.절묘하게 곡의 처음 주제부가 중간 중간 오르간으로 연주된다.

곡 분위기도 다른데 Kyrie의 주제부와 비슷한 느낌의 주제선율을 테너가 솔로로 부르고

합창이 받고 하는 형식이다


Agnus dai

역쉬나 중후한 베이스 솔로로 시작된다. 그리고 별로 강조되는 부분 없이 단순하고 간결하게 곡이 마무리된다.


어느 정도 역사가 있는 성가대라면 아주 기본적인 크리스마스 레파토리이고..

어느덧 성탄 미사곡의 classic이 된듯하다.

헨델의 메시아 같은 화려함은 없다.

처음 Kyrie의 오르간 전주가 곡 전체의 느낌이란 생각이 든다.


화려한 성탄이라기 보단 말구유에서 태어난 작은 마굿간의 소박한 성탄....

그래서 어떤 성탄 미사곡보다 이곡이 좋다..

 

그리고 개인적으론 한여름에 맞이했던 성탄이란 소중한 추억이 있는 곡이라 더 좋은것 같다.

한여름 크리스마스 색다른 경험이긴 하지만...때늦은 타향살이에 가족 생각이 무지 나서...그날 밤 맥주 캔을 부여잡고 엉엉 ㅠ.ㅠ 울었던 기억이 남는....


뒷풀이 때 반주도 없이 고기집에서 아줌마 아저씨들이랑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 노엘 성가 전곡을 안주 삼아 노래불렀던 기억..하하...

성가대 단원들은 연주회가 끝나면 술집에서 반주도 없이 Kyrie부터 4부 혼성 합창으로 노래한다. 난 이때 부르는 노래를 무지 좋아한다.


술취 해 부르는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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