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법 - 교양국사총서 10
박병호 지음 / 세종대왕기념사업회 / 198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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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한국의 법제도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교과서 같은 책이다. '교과서' 같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좀 아닐 수도 있다. 대신에 이규태식 '우리 조상은 이랬다고 하니 저렇게 살았을 것이다~ 아님 말고~ 그런데 요즘 애들 뭐냐~' 같은 짜증나는 수필보다는, 전문가가 연구한 객관적인 지식을 얻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1.혼인 - 우리나라는 대대로 처가에서 자식이 장성할 때까지 살다가 시가로 돌아오는 풍습이었는데, 중국의 유교사상이 무르익으면서 조정의 관리들끼리 어린 며느리가 남의 집에 살 수 없다며 중국과 우리는 사정이 다르니 풍습을 유지해야 되네, 마네 하며 논란이 되었다는 것.

2.상속 - 조선시대에도 아들 딸의 상속분은 동일했으며, 출가한 딸도 똑같이 받았다. 한 20년 전만 해도 상속분이 달랐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민법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물론 조선 후기로 갈 수록 제사를 지내는 장남에게 제사비용조로 상속분을 더 얹어준 것은 사실이나, 법이 정하는 상속분은 같았다. 남편과 아내의 재산도 철저히 구분되었다.

3.재판제도 - '원님재판'이라는 부정적인 말과는 달리 심급제도, 법관의 제척 제도 등이 있었고, 형사재판의 경우 대명률, 경국대전, 속대전 같은 법에 의했다.

이외에도 양자, 재산권 기타 여러가지 법제도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수업 같음-_-)가 나온다. 그럼에도 상당히 얇아서, 가볍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의견은 최대한 배제되어 있으나, 일제가 우리 역사를 왜곡시켜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 역사를 비하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어있다. 처음 이 책이 나온게 70년대이니, 진정 조선시대보다 전근대적이었던 시대에 이 책을 펴낸 저자의 마음에는 우리의 진짜 전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 이런 게 바로 내가 싫어하는 이규태식이다^^a)

예전에 리뷰를 쓴 적이 있는데 너무 허술해서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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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 2005-11-1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법제사 공부 좀 했구나.ㅋㅋ

수퍼겜보이 2005-11-11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