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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어를 고발한다
최용식 지음 / 넥서스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이렇게까지 열과 성을 다해 사례를 수집하여 고발하다니, 정말 부지런한 사람이다. 저자의 나라 사랑이 기특하다. 그런데 저자의 '절대절명'이라는 잘못 쓴 한국어 역시 고발까지는 아니라도 신고 정도는 당해야 할 듯 하다. :) 난 한국어도 영어도 별 볼 일 없기 때문에 너나 잘하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쩝.
휴먼이니 디지털이니 웰빙까지 한 번 꽂혔다 하면 파먹으려 드는 한국 기업과 정부, 작게는 동네 구멍가게까지... 굳이 영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며칠 못 갈 유행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괜찮은 생각을 좀 해보려 노력했으면 좋겠다.
예전에 케이블에서 '못 말리는 번디 가족(원제 : Married...with Children)'이라는 것을 방송했었는데, 주인공 번디가 오래된 에어콘을 두고 새 것을 사지 않겠다고 버티는 장면이 나온다. 부인이 값싼 한국산 에어콘이라도 사자고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왜... 그거 있잖아. 한국산 '찬바람'에어콘이나 '시원해'에어콘~ 하하하~" 이 대사를 듣고, 처음으로 우리나라 가전제품의 이름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음... 그랬다. 그런 것이었다. 결국 번디 가족은 지하실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구식 에어콘을 돌렸다가 마을 전체가 정전이 되는 바람에 torch-carrying villagers가 몰려오는 사태를 맞는 결말이다. ㅋ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가 번디의 딸로 나온다. 나와 내 동생은 꽤 재밌게 봤는데, '심슨 가족'에 나오는 독실한 크리스찬 '네드 플랜더스'가 이 쇼를 보았기 때문에 벌을 받아서 자기 아이가 아픈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것으로 보아, 수준 낮은 저질 코미디라는 점은 미국에서도 인정하는 모양이다. ㅋ 딱 내 수준.
책 얘기로 돌아가서,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끝. (-.-이걸 리뷰라고)